LG路 속도 제한 60㎞, 이걸 지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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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路 속도 제한 60㎞, 이걸 지키라고?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06.2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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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수요 많은 곳이 적은 곳보다 단속 제한 속도 높아 여건 무시
운전자들, 현실성 떨어진 ‘안전속도 5030’ 제도 개선 요구 ‘봇물’

 

자동차전용도로 못지 않은 청주 LG로 제한 속도가 60㎞로 설정돼 주변 도로 70㎞와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자동차전용도로 못지 않은 청주 LG로 제한 속도가 60㎞로 설정돼 주변 도로 70㎞와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청주에 사는 A(58) 씨는 20214안전속도 5030’이 시행되자 크게 반겼다. 이 제도가 빨리빨리습성에 젖은 한국인 운전 습관을 바꿀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는 안전속도를 철저히 지키면서 운전했다. 이 때문에 출·퇴근 시간이 5분 정도 더 걸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시외 운전할 때는 여유를 만끽할 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는 5030을 포기해야 했다. 교통흐름을 방해하고, 뒤차 운전자들이 빨리 안 간다고 클랙슨을 울려댈 때 안전운전이 무의미하다는 걸 깨달았다.

모든 운전자가 이 제도를 지키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다른 운전자한테 욕먹어가면서 꼭 5030을 지켜야 하나 회의가 들었습니다.”

 

일률적 제한이 문제

 

안전속도 5030’은 일반도로에서 시속 50, 주택가와 이면도로에선 30로 최고속도를 제한하는 거다. 2021417일부터 시행됐으니 만 2년을 넘겼다.

그럼에도 5030은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5030을 위반해 딱지라도 날라오면 기분만 상하기 일쑤다.

제한 속도가 강화되면 교통사고 예방 효과는 분명 있다. 돌발상황을 알아차리고 자동차를 멈추는 데 필요한 정지거리가 짧아져 사고를 피할 수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시속 50, 30주행 시 인지능력이 각각 16.8%, 37.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안전속도 5030 시행으로 교통사고 위험이 줄어든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데 왜 운전자들은 불만일까.

도로 여건과 차량 성능이 향상돼 운전 환경은 좋아졌는데 5030은 이런 상황을 외면하고 천편일률적으로 속도를 규제하는 데 문제가 있다.

안전성은 누구나 인정하나 현실성이 떨어져 기대만큼의 효율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같은 도로라도 제한 속도가 제각각인 곳이 다수 있어 운전자들을 짜증 나게 만든다.

 

같은 도로인데 왜 달라

 

대표적인 곳이 청주시 흥덕구 LG(). LG로는 오창과학산업단지에서 청주테크노폴리스산단을 연결하는 3.5왕복 4~6차선 도로다. 그중 3순환로에서 오창산단까지 연결하는 2.74차로 구간엔 인도와 횡단보도가 없어 자동차 전용도로 못지않다.

그런데 제한 속도는 시속 60. 반면 LG로와 만나는 2순환로, SK()70.

심지어 LG800m 구간은 SK로와 차로 폭(6차선)이 같은 데도 진입부부터 60로 제한해 운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운전자 B(49) 씨는 “SK로를 70로 달리다 LG로로 진입하는 순간 60로 떨어져 당혹스럽다왜 이런 차등을 둬 혼란스럽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3순환로에서 오창산단까지는 자동차전용도로와 별반 차이가 없는데 60로 제한하고 있다면서 이 구간에서 60로 운전할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나. 60로 달리다간 다른 운전자들로부터 욕을 바가지로 먹고도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LG로와 연결되는 오창산단 도로(오송~증평)70여서 LG60제한은 더욱 설득력이 떨어진다.

경찰 관계자는 미호천 통과 교량이 곡선이어서 이를 고려해 60로 제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도로 아파트 주변 카메라 단속 제한 속도도 제각각이다. 70㎞인 가마힐데스하임(왼쪽)과 60㎞인 두진하트리움.
같은 도로 아파트 주변 카메라 단속 제한 속도도 제각각이다. 70㎞인 가마힐데스하임(왼쪽)과 60㎞인 두진하트리움.

 

비현실적 제도 개선 절실

 

같은 도로라도 차량 통행량 등 주변 여건을 감안해 구간별로 속도를 제한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런데 일부 구간의 경우 운전자들이 납득할 수 없는 주먹구구식 속도제한으로 불만을 사고 있다.

청원구 율량동 상리터널을 빠져나와 상리사거리에서 율량동 4거리까지는 60로 제한하면서 율량동 사거리를 지나 청주농고 뒤 도로는 50로 제한해 운전자들을 헷갈리게 한다.

그러나 흥덕구 비하동 롯데마트~시외버스 터미널 간은 60를 적용하고 있다.

운전자 C(55) 씨는 청주농고 뒤 도로는 비하동보다 차량 통행이 적은 데도 제한속도를 50로 정한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도로변에 있는 아파트를 두고도 단속 제한 속도를 달리 한 것도 그렇다. 70구간인 2순환로의 가마힐데스아파트 앞은 제한속도를 70로 하고 있지만 4떨어진 두진하트리움아파트 부근에는 60를 적용하고 있다.

주민들은 같은 6차선 순환로에 단속 제한속도를 달리한 것은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며 하트리움아파트보다는 힐데스하임아파트 부근이 도로 양쪽에 마을과 상가 등이 많아 교통수요가 훨씬 많은 데도 속도제한을 거꾸로 한 것은 여건을 무시한 사례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힐데스하임 도로의 제한 속도는 지난 2월 교통안전심의회에서 60로 결정돼 현재 청주시에서 변경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현실과 맞지 않은 부분은 점차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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