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전용 주차장 많은 게 자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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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전용 주차장 많은 게 자랑이라고?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07.05 14: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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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장애인 배려차원 공동주택 내 4% 적용...모법 주차장법 보다 강화
텅텅 빈 곳 많아 3%로 환원 여론...장애인 주차장 적은 세상 추구 바람직

 

청주시의 장애인 전용 주차장 비율은 전국 어느 도시보다 높다. 그러나 텅 텅 빈 곳이 많아 주차장 확보비율을 4%에서 3%로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청주시의 장애인 전용 주차장 비율은 전국 어느 도시보다 높다. 그러나 텅 텅 빈 곳이 많아 주차장 확보비율을 4%에서 3%로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청주시의 공동주택 내 장애인 주차장 비율은 어느 도시보다도 높다.

청주시 조례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내 장애인 전용주차 구역을 부설주차장 주차 대수의 4% 확보하도록 했다. 주차장법에서 정한 2~4% 범주에서 가장 세게 적용했다.

500세대 규모 아파트는 20, 1000세대 아파트는 40대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보통 3%를 적용하는 다른 지역보다 5, 10대가 많다.

장애는 나에게도 불시에 찾아올 수 있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전체 장애 인구 중 선천적 장애인은 10%뿐이며 나머지 90%가 교통사고나 질환으로 인한 후천적 요인이라는 사실이 말해준다.

청주시가 장애인 주차장 비율을 대폭 강화한 것은 장애인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말하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 많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장애인이 적고, 장애인 전용 주차장도 적은 그런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아파트마다 주차 전쟁

 

청주시는 공동주택의 경우 세대 당 1.5대 이상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세대 구성원 각자가 차를 소유하는 바람에 사실상 이 규정은 유명무실해졌다.

궁여지책으로 아파트마다 주차료 부과에 나섰다. 세대별로 주차 대수를 제한해 이를 초과하면 일정 액을 징수하는 방법이다.

주차료 부과액은 아파트마다 천차만별이다.

청주시 가경동 H아파트는 세대별 두 대를 기본으로 하고 이를 초과하면 대당 월 10만 원을 받는다. 방문 차량에도 주차료를 징수한다. 방문 시간이 월 120시간 넘으면 시간당 3000원을 관리비에 포함해 부과한다.

내덕동 P아파트는 1대만 무료이고 2대는 월 5000, 3대는 4만 원, 4대는 8만 원의 주차료를 받고 있다. 동남지구 C아파트는 두 대까지 무료, 초과 시 대당 10만 원 원을 부과한다.

주차료 부과로 인한 마찰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방서동 한 아파트는 두 대 초과 시 대 당 20만 원을 부과했었다, 등록 차량이 3대이면 20만 원, 4대이면 40만 원을 징수했다.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한 고액 주차료 부담 주민들은 반발했다. 참다못한 한 주민은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자동차 키를 내던지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 아파트는 주차료 부과 방식을 바꿨다. 두 대를 기본으로 하고 밤 12~6시 주차 차량은 방문 차량으로 간주, 18000원을 부과한다. 무료 4일을 빼면 한 달에 468000원을 내야 한다

주차비 부담을 느낀 주민들이 차량 등록을 취소하고 초과 차량을 아파트 주변 도로나 공터, 상가 등에 주차하는 바람에 또 다른 민원을 유발하고 있다.

 

청주지역 아파트들이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한 차량들이 지하 연결 통로까지 들어서 차량 교행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청주지역 아파트들이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한 차량들이 지하 연결 통로까지 들어서 차량 교행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장애인 주차장 축소 여론

 

내덕동 P아파트는 단지 밖 공터를 임차해 입주민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포기했다.

이 아파트 관리소장은 “관련법상 아파트가 임대를 한다 해도 관련법 및 관리규약에 따라 장기수선충당금 및 수선충당금을 단지밖에는 쓸 수가 없어 접을 수밖에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이어 주차난 해소 차원에서 아파트단지 밖에 부지를 임차해 주차장을 무료 운영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현행법 아래서 뚜렷한 주차난 해소책은 없다. 있다면 주민 스스로 차량소유를 자제하는 수밖에 없다.

그나마 대안으로 거론되는 게 장애인 주차장 비율 완화다.

청주시 장애인 주차장 비율은 4%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3%로 해도 될 것을 장애인 배려차원에서 1% 더 강화한 것이다.

그런데 아파트단지 내에 텅 텅 빈 장애인 주차장을 쉽게 볼 수 있다.

한 아파트 관리소장은 장애인 주차장 비율을 4%에서 3%로 줄여 만약 10면을 일반 주차장으로 전환한다면 (장애인 주차장 폭이 커) 실질적으로 19(경차 기준)을 확보하는 셈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인 배려 및 보호 차원에서 강화한 주차장을 완화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그렇지만 건강한 사회를 지향한다면 장애인 주차장 많은 게 자랑은 아니지 않느냐. 주차장 한 면 한 면이 아쉬운 실정에 남아도는 장애인 주차구역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청주시 관계자도 장애인 주차장이 남아도는 현실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문제는 강화한 정책을 완화하는 게 쉽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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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2023-07-06 17:58:27
그동안 충청리뷰의 잘 보던 독자입니다. 이 기사를 보고 크게 실망했습니다.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는 기사라고 생각하십니까. 아파트 주차장 부족하니까, 장애인 주차 구역 줄여야 한다, 따지고 보면 장애인이 없는 게 가장 바람직한 사회 아니냐는 논리인데.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까. 그렇게 따지면 자동차 가 없어지는 게 지구 환경에 좋으니 아예 주차장 자체를 없애자고 하시죠? 장애인에 대한 시혜적 관점이 가득 담겨 있는 기사네요. 제발 정신 좀 차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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