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66년 향토건설기업 손자 코인사기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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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66년 향토건설기업 손자 코인사기 구속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07.2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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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자호 피카코인 공동대표 특가법상 사기‧자본시장법 위반
미국 유학파 잘나가던 ‘연예인 연인’ 큐레이터 내세워 홍보
2022년 3월, 서울 서초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무소속 출마 당시의 송자호.
2022년 3월, 서울 서초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무소속 출마 당시의 송자호.

1957년 설립된 충북 청주의 향토 기업 D건설 회장 송 모(82) 씨의 친손자 송자호(23) 씨가 721일 밤 자정쯤, 미술품 NFT(Non Fungible Tokens, 대체할 없는 토큰) 코인과 관련해 특가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등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유환우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영장 심사에서 송 씨와 공동대표 성해중(44) 씨가 유명 미술품을 공동으로 소유할 수 있다며 투자자를 모집하고 암호화폐 피카(PICA)’를 만들어 시세를 조작한 혐의를 인정했으며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송 씨는 열두 살 연상의 유명 걸그룹 멤버 박규리(35) 씨와 연인 관계였으며, 박 씨가 과거 피카프로젝트 미술품 갤러리에서 큐레이터를 맡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 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피카코인은 20211월 업비트에 상장됐으나 같은해 6월에 거래지원이 종료됐다. 애초 공지한 계획 이상의 물량을 투자자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발행해 유통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거래소 코인원도 올해 3이상 거래등을 이유로 상장 폐지됐다.

이와 관련해 전직 코인원 임직원 두 명과 상장 브로커 두 명이 업무방해와 배임수재 또는 배임증재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송자호 씨는 미국 보스톤의 월넛힐 예술학교에서 파인아트 전공 과정을 밟으며 큐레이터로 미술업계에 발을 들였으며, 2015년부터 D건설에 입사해 다양한 전시 후원 및 기획 등을 담당했다. 특히 프랑스 카스텔바작 에이전시 어시스턴트, 한불수교 130주년 광화문 킹 오브 사인 프로젝트의 총괄 기획을 담당하며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송 씨는 20223, 서울 서초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하는 등 정계 입문을 선언하기도 했다하지만 송 씨는 이 선거에서 410표로 0.35% 득표에 그쳐 체면을 구겼다.

송 씨를 잘 안다는 지인 Q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 유학파인 송 씨가 정재계는 물론이고 연예계와 미술계의 인맥을 발판 삼아 코인 사기를 벌여 지역사회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렇지 않다전문직 배우자 등이 수억대 손해를 당하고도 쉬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Q씨는 또 송 씨에 관해 수천억대 축재설이 돌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환기 132억 그림 NFT도 조작?

2019년 홍콩 경매 뒤 송 씨 낙찰설언론 보도

인정 뉘앙스 인터뷰알고 보니 주인 따로

 

‘우주’는 김환기 화백의 전성기 작품으로 1971년 작으로 원제는 ‘05-Ⅳ-71 #200’이다. 세로 254㎝, 가로 127㎝의 푸른색 전면 캔버스에 동심원을 그리며 밝은 점을 찍은 그림이 한 세트를 이룬다.
한국 미술품 중 경매 최고가인 ‘우주’는 김환기 화백의 전성기 작품으로 1971년 작으로 원제는 ‘05-Ⅳ-71 #200’이다. 세로 254㎝, 가로 127㎝의 푸른색 전면 캔버스에 동심원을 그리며 밝은 점을 찍은 그림이 한 세트를 이룬다.

송자호 씨는 2019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132억 원에 낙찰돼 한국 미술품 최고가 작품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환기(1913~1974) 화백의 대작 우주를 소장한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20227, 실소유주가 등장하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201911,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8800만 홍콩달러(한화 약 1325000만 원, 수수료 포함 1535000만 원)에 낙찰된 이 작품은 한국 미술품이 100억 원 이상에 거래된 첫 사례여서, 낙찰자가 누구인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우주는 김환기 화백의 전성기인 1971년 작으로 원제는 ‘05--71 #200’이다. 세로 254, 가로 127의 푸른색 전면 캔버스에 동심원을 그리며 밝은 점을 찍은 그림이 한 세트를 이룬다. 김환기 작품 가운데 가장 큰 추상화이자 유일한 두 폭 그림이다.

경매가 끝난 뒤 언론사 기자들에게 긴급 속보라는 제목이 붙은 한 통의 제보 메일이 왔는데 그 안에는 한국인이 최종 구매자. 이름은 송자호 큐레이터. 구매 목적은 송씨 개인의 수집용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튿날 일부 언론들은 제보 메일 내용을 그대로 보도했고, 그가 D건설 창업주의 손자, 박규리의 연인으로 알려지면서 큰 화제가 됐다. 더욱이 송자호 씨가 미술품 NFT 사업을 준비하고 있던 터라 김환기의 그림으로 NFT에 진출한다는 가설에도 힘이 실렸다.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톱5는 모두 김환기의 작품이다.

미술품은 대개 낙찰자 비공개가 관례다. 크리스티 홍콩 측도 언론 보도에 대해 오보라고만 발표했을 뿐 소장자를 밝히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송 씨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대답하기 애매하다며 확답을 피했고, 심지어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느냐는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하지만 20227,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S2A갤러리에서 김환기() <畵中抒歌(화중서가): 환기의 노래, 그림이 되다>를 열면서 우주 Universe 05--71 #200’의 소장자가 드러난 것이다. 소장자는 이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이었다.

김웅기 회장은 우주를 공개하면서 “2019년 당시 우주가 크리스티 경매에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고, 대한민국 국보 같은 작품이 외국으로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당시 우주의 경매가 대개 2~3분 정도면 끝나는 다른 사례와 달리 10여 분 동안 진행됐으며, 57억 원의 시작가의 2.3배에 낙찰되는 등 경합했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송 씨가 경매에 진짜로 참여했는지, 참여했더라도 낙찰 의사가 있었는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반해 그간의 언론 보도가 송 씨의 코인 사업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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