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든 박물관’ 내찬 충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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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든 박물관’ 내찬 충북도
  • 이재표 기자
  • 승인 2007.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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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응수 대목장의 전통건축박물관 결국 부천行
16년째 경복궁 복원을 총 지휘하고 있는 청원군 오창의 신응수 대목장(65)이 사재 200억원을 들여 건립하려는 ‘한국전통건축박물관’의 입지가 경기도 부천으로 최종 결정됐다. 부천시 원미구 춘의동과 원미동 일대의 개발제한구역 1만1000평에 전통건축박물관을 짓기로 한 것. 이에 따라 당초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였던 강원도 강릉시와 충청북도는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고 말았다.

신 대목장에 따르면 경기도 부천시와 신씨는 3월20일 부천시청에서 전통건축박물관 건립에 따른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해각서의 내용 신씨가 사재 200억원을 들여 한국전통건축박물관과 신씨가 복원한 고건축물 모형, 목조건축 관련 기록물 등을 전시할 전시관을 건립하고, 부천시는 전담팀을 구성해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부천시에 비해 유리한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충북도와 강원도가 유치에 실패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먼저 강원도는 경포대 주변에 위치한 천혜의 경관과 관광 연계성, 신 대목장의 사업장(제재소) 등의 주소지인 점 등이 고려돼 제일 먼저 입지로 유력하게 검토됐으나 지주들의 땅값 올리기 때문에 무산됐다.

충북도는 공무원들의 미온적인 태도가 결정적인 실패요인이 됐다. 입지로 검토됐던 청주밀레니엄 타운이 신 대목장의 고향 인근이고 청주공항, 경부·중부고속도로를 통한 접근성 등은 청주 유치의 당위성을 부각시키는 요소였다. 또 단지 내에 위치함에 따라 진입도로, 주차장, 화장실 등 부대시설 건립을 보너스로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토지매수 협의에 대해 ‘불가능하다’며 의견의 접근을 원초적으로 차단함에 따라 원점을 맴돌다 헛물만 켜고 만 것. 충북도는 “해당 부지를 50만원 선에 매입한 만큼 이 이하로는 거래할 수 없고 단지 내 일부 부지만 파는 것도 어렵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이에 반해 부천시는 부지 내 사유지에 대해서 부천시가 수용을 해서라도 평당 20만원대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어 신 대목장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홍건표 부천시장은 2007년에만 7명의 인간문화재를 유치하고 장기적으로 50명의 인간문화재를 부천으로 이주시켜 무형문화재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민관의 힘을 모으고 있다.

박물관 유치에 사활을 걸었던 청주지역 인사들은 “굴뚝 공장 유치에는 원칙을 무시하고 달려드는 충북도와 청주시가 정작 사재 200억원을 투자해 박물관을 짓겠다는 출향인사를 외면한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박물관 유치에 적극성을 보였던 나기정 전 청주시장의 경우 “청원군 초정에 있는 임야 4만평을 무상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으나 경사도가 심한데다 응달에 위치해 입지로 부적합하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 충청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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