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안길에서 잃어버린 지갑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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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안길에서 잃어버린 지갑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 이병관
  • 승인 2007.07.0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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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 사회자본에 관한 토론회 열려

만약 성안길에서 지갑을 떨어뜨렸을 경우 이것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다시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이 시민들에게 널리 퍼져 있고, 실제로 다시 찾는 비율이 높으면 충북의 사회자본은 풍부하다고 할 수 있다. 그 반대의 경우라면 충북의 사회자본은 부족한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청주경실련은 7월 4일(목) ‘충북지역의 사회자본 수준과 강화방안’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최영출 정책위원장(충북대 행정학과 교수)의 발제와 자유토론으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충북지역에서 사회자본 논의의 첫 물꼬를 텄다고 할 수 있다. 사회자본(social capital)이란, 규범, 신뢰, 협력, 네트워크와 같이 그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구성요소를 의미한다. 최근 지방자치제도의 활성화와 중앙정부의 분권화 과정에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최 교수는 119 허위·장난 신고율, 공동모금회 모금액, 음주단속 건수 등 객관적 지표와, 중앙정부·자치단체에 대한 신뢰도, 지역별 존경할만한 지도자 등 주관적 지표를 분석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객관적 지표는 각종 통계자료를 분석하였고, 주관적 지표는 청주, 충주, 진천·증평, 옥천·영동 4개 권역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한 후 비슷한 규모의 다른 지역과 비교하였다.

객관적 지표에 대한 비교 결과를 살펴보면, 16개 시도지역에서 충북은 중위권에 해당하는 사회자본 수준을 나타내고 있었다. 주민간 신뢰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무고와 범죄발생건수에서는 전국 평균보다 낮아 비교적 높은 사회자본 수준을 나타냈다. 2005년도 인구 천명당 전국평균 무고건수는 0.039이고, 충북평균은 0.031이다. 또한 집단적 협력부문의 공동모금회 모금액의 경우도 높은 수준이었다. 2005년도 인구 천명당 공동모금회 모금액은 전국평균 199만 5천원이고, 충북은 326만 3천원이다. 반면 제도적 규범 차원의 객관적 지표인 음주단속건수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임이 나타났다. 2005년도 인구 천명당 음주단속 건수는 전국평균 7.82명, 충북은 10.08명이다.

주관적 지표에 대한 비교에서, 충북은 중앙보다는 지방정부의 정책결정과정에 더 큰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었으며, 학력이 높을 수록 정책결정과정이 정당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중앙정부에 대해서는 16.2%가 긍정적이었지만, 시·군 자치단체에 대해선 21.4%가 긍정적이었다. 또한 지역사회 지도자에 대한 신뢰가 매우 낮게 나타나고 있어 현재의 지역 지도자들이 혁신적 리더십을 가지고 더욱 분발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56.5%의 응답자가 충북에서 존경할만한 지도자가 극히 드물다고 답변하였다. 친밀한 이웃의 범위가 대부분 1~4가구 정도로 주민들간 의사소통 및 친밀한 관계유지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토론 시간에 참석자들은 행정의 비효율성이 지역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런 비효율이 발생하는 원인이 공무원 자질에도 있지만, 지나치게 까다로운 행정처리 절차는 결국 상호불신하는 풍토때문이라며 신뢰를 높이는 것이 곧 지역경제를 발전시키는 길이라는 데 공감하였다. 최 교수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인감증명 역시 서로 신뢰하는 문화가 확산되면 없어질 수 있으며, 이는 엄청난 행정비용 절감을 가져올 수 있다”고 하였다.

토론회를 담당한 최영선 청주경실련 정책팀장은 ‘선진 경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선진 사회가 필요하다’는 앨빈 토플러의 말을 인용하며, “민선 4기 충북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경제특별도는 경제 그 자체에 의해서가 아니라 결국 충북이 사회자본을 얼마나 쌓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이번 토론회는 청주경실련이 앞으로 매월 1회씩 진행할 ‘정책 이어달리기’의 첫 번째 토론회였으며, 자료집 전문은 청주경실련 홈페이지 www.ok.or.kr 자료실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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