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 해묵은 과제, 읍성 복원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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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의 해묵은 과제, 읍성 복원되나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3.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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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상당공원 맞은편 시유지에 성벽 쌓자” 여론 형성 인근 상인들 반대에 “명소되면 오히려 상가 활성화 될 것”


최근 청주시가 청주읍성 복원계획을 가지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기본계획 설계용역중인데 이 작업이 완료되면 구체적인 ‘성 쌓기’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청주시의 이미지를 대대적으로 변화시키는 동시에 과거 청주시 상당구 중심부 현 성안동 일대에 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증거물’이 될 것으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부 상인들이 영업에 지장받을 것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지만 읍성복원은 하나의 커다란 이벤트가 될 것이 분명하다. 충청리뷰가 읍성복원의 이모저모를 취재했다.

청주가 성곽도시였음을 아는가. 아쉽게도 청주에 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해주는 것은 현 성안동 일대 약 1700m 규모의 읍성터밖에 없다.
지금은 청주문화사랑모임이 다행히 읍성의 동·서·남·북 성문 터에 비석을 세워 알 수 있지만, 시민들에게는 읍성도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이 없다.

올해는 상징적으로 일부분만 복원

청주시는 현재 (주)현석종합건축사무소(대표 장현석)에 읍성복원 기본계획 설계용역을 의뢰, 작업중이다. 장대표는 지난 21일 이 설계를 시에 납품하고 앞으로 실시설계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대표 말이다. “올 예산 1억으로는 성을 10m 쌓기도 어렵다. 그래서 올해는 일단 시작해 놓고 연차적으로 하자는 의견이다. 다행히 일부에서는 시민 모금 이야기도 나오는 등 관심이 상당히 많다. 성을 쌓게 되면 시민 대다수가 옛날 전통식을 원하고 있어 전통방법으로 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도 “올해는 상징적으로 일부분만 복원할 것이다. 성을 1m 쌓는데 2000만원을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우선 5m 정도 밖에는 못할 것 같다. 폭은 4m, 높이는 3m 60㎝ 정도가 될 것이다. 읍성복원의 당위성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제기돼 왔는데 다만 상당공원 맞은편 주변 상인들의 반대가 문제다. 이들은 성을 쌓으면 가게가 가린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상가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4대 문을 모두 복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지만 예산과 토지매입 등을 감안하면 현재로서는 요원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상당공원 맞은편 상가주와 세입자들은 영업 손해를 보상해주고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나상사 우진재 대표는 “청주시가 문화에 신경쓰는 것은 좋은데 상인들의 손해는 어떻게 할 것인가. 높이가 3m 라면 이쪽 상가는 모두 가려 감옥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을 것이다. 길을 내거나 건물이 들어설 때 보상을 해주듯이 이 것 역시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밖에서는 좋을 지 모르지만 안쪽에 있는 사람들은 답답할 것이 뻔하다”고 분개했다. 따라서 앞으로 읍성복원 작업이 시작되면 인근 상인들의 집단 반대운동이 일어날 것이 명약관화해 작업 전에 청주시와 상인들간에 협의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읍성복원 하려니 고민도 많아
읍성복원의 현실적인 고민은 바로 이런 있다. 청주대박물관이 펴낸 보고서에서도 읍성이 시내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성벽 자리가 대로변의 인도로 변화됐거나 직접 도로로 이용되고, 안쪽으로는 읍성의 내벽을 따라 상가 또는 고층빌딩이 건축돼 있다고 나와 있다. 다만 남문이 있던 중앙공원 서쪽 담장 부분은 시유지인데다 주변에 이해관계가 얽힌 상가가 없어 민원 발생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래서 중앙공원 외벽을 성벽의 외벽 선으로 해서 석축성벽을 축조한다면 원래의 성벽 모습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리고 북문쪽은 인도로 되어 있고 성벽의 내벽 선을 따라 상가가 형성돼 있으며, 그 바깥쪽으로는 노변공원이 조성돼 있다. 인도는 비교적 넓어 인근 상인들의 자동차가 거의 4∼5대씩 주차돼 있다. 읍성복원 학술조사 보고서에서도 “이 노변공원의 안쪽에 두께 2m 정도로 축소된 성벽을 쌓을 수 있다. 원형복원은 아니지만 이 곳은 사직로와 상당로가 만나는 지점이고 상당공원과 삼일공원, 그리고 우암산으로 연계해 문화와 휴식공간으로 조성하기 적합하며 성벽의 이미지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읍성의 북서쪽 모서리, 즉 지금의 대한투자신탁 건물 앞은 곡선을 이룬 좁은 도로가 이어져 있고 안쪽은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어 원형대로 복원하기는 어렵고 성벽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조형물을 설치, 읍성이 있었던 장소임을 알 수 있게 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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