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청주시로부터 용역을 받아 ‘청주읍성·남석교 복원 학술조사’를 진행했던 박상일 청주대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최근 청주시의 읍성복원 계획을 듣고 누구보다 기뻐했다. “청주시의 잊혀진 문화유산 중 복원해야 할 1순위가 읍성과 남석교인데, 읍성복원이 추진돼 정말 보람을 느낀다. 시민들이 이러한 것들을 수년전부터 주장했으나 그동안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했다. 그래서 일단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는 그는 “우선 북문을 복원하고 장기적으로는 남문도 했으면 좋겠다. 남문이 있던 중앙공원 서쪽 담장과 북문이 있던 상당공원 맞은편 녹지지역은 다행히 시유지라서 토지매입 걱정도 없다. 대개 복원비의 90% 이상을 토지매입이 차지하는데 여기는 그럴 필요도 없지 않은갚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실장은 상당공원 근처가 청주의 중심지이며 시각적으로 눈에 잘 띈다고 말했다. 4대 문 가운데 복원하기가 가장 쉬우며 양쪽 인도와 지하도를 이용할 수 있고 사유지 13평 정도를 포함하면 상당산성 남문과 같은 크기와 구조로 성안길 입구에 북문도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렇게 되면 시민들은 북문을 통해 성안길을 들어갈 수 있다는 게 박실장의 의견이다. 그리고 남문 쪽은 현 중앙공원 서쪽 철책 담장 대신 성벽을 쌓으면 된다는 것.

“물론 적은 예산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집을 사면 조경도 하고 그림도 걸고 하는 데 돈을 쓰는 것 처럼 이것도 필요한 작업이다. 이를 연차적으로 추진하면 가능하다. 상가건물주와 세입자들이 반대하는 것은 영업에 지장을 받을까봐 그러는 것인데, 오히려 이곳이 명소가 되면 사람들이 더 많이 올 것이다. 우범지역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기우다. 성벽을 쌓으면 거기에 담쟁이도 올리고 조명등을 설치해 아름답게 꾸밀 수 있다.”
읍성을 복원하기만 한다면 청주의 모습이 대폭 바뀔 것이라는 그는 지난 80년 3월부터 청주대박물관에 재직해 왔다. 앞으로 전문가와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추진위를 구성한다면 훨씬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박 실장은 자신과 여러 사람들이 애써 만든 읍성복원 학술조사 보고서가 빛을 보게 돼서 그런지 상당히 기분이 좋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