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석도예를 도민들의 문화공간으로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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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석도예를 도민들의 문화공간으로 키우자"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3.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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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난 견디지 못하고 경매처분…재단법인 만들자는 운동 일어 이용강 대표도 소유권 포기하고 도민위한 공간활용 계획 밝혀

“무석도예를 도민들의 문화공간으로 키우자"

‘무석도예를 살리자.’ 청원군 낭성면 관정리의 무석도예가 운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넘어갈 처지에 놓이자 뜻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재단법인 형태의 문화공간으로 만들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곳은 농협중앙회 충북지역본부를 비롯해 몇 군데 금융권에 진 빚을 갚지 못해 경매로 나왔다가 지난 2일 2차 경매에서 낙찰가 4억3500만원에 박모씨에게 넘어갔다.

이에 따라 무석도예 대표인 이용강(46세, 전화296-6464)씨는 경매건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그는 “강제가 아닌 임의경매이기 때문에 재원만 마련되면 경매처분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전체 자산이 10억원인데 갚아야 할 빚이 5억원이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5억원을 마련하는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지난 98년 3월 개관한 무석도예는 이씨가 농어촌특산단지 자금(무상 6000만원, 융자 1억1000만원)과 사비 7억여원을 투입해 완공했다. 1000평의 널찍한 대지에는 작업실, 전시실, 교육장, 찻집, 식당 등이 들어서 있다. 숙박을 하며 도자기 실습을 할 수 있도록 식당과 필요한 시설도 갖추어져 있다. 그리고 건물을 모두 나무와 돌로 운치있게 지은데다, 내부도 멋스럽게 꾸며놓아 이곳에 들어서면 모두 환호성을 지른다. 이씨는 이 집을 직접 설계하고 포크레인을 사서 2년 동안 지었다며 현재의 처지를 안타까워 했다.

“십시일반 모금해 살려내자”
그동안 이씨는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와 대학 및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도자기교실을 운영하고 충북대 평생교육원 도예수업을 위탁 교육해왔다. 이씨가 일본 오사카예술대를 졸업한 관계로 인연이 있는 외국인들도 도예교실 실습에 참가, 지난 5년 동안 1만5000명의 내·외국인들이 다녀갔다는 것. 그러나 IMF와 미국의 9·11테러 이후 이 곳을 찾는 교육생들이 급격히 줄어 운영난이 가중되게 된 것이다.

이씨의 말이다. “처음부터 도자기 생산 쪽으로는 치중하지 않고 개인전과 전시장 판매로만 만족해 왔다. 그런데 경기침체로 개인전도 오랫동안 못했다. 이번에 부채만 갚으면 도예교실 운영을 활성화 해 살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자본이 영입된다고 해도 무석도예의 방향이 흔들리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게 그의 뜻이다.

그동안 이씨는 지방자치단체와 모 기업체에 이런 사정을 전달했으나 별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무석도예가 위치해 있는 청원군에서 자금을 투자하고 이 곳을 도예학교나 지역민들의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오효진 군수에게 이야기 했으나 답변이 없다는 것. 현재 이씨는 몸이 달아 주변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내고 있으나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한편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는 십시일반으로 모금해 재단법인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다행히 이용강씨는 무석도예가 남의 손에 넘어가지만 않게 된다면 소유권도 포기하고 도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내놓을 뜻을 분명히 했다. 이씨와 뜻을 같이 하는 문화예술인들은 하루 빨리 무석도예가 빚을 털어내고 본연의 역할을 할 것을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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