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투기열기가 고개 숙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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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투기열기가 고개 숙였다고?
  • 임철의 기자
  • 승인 2003.06.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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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여전히 강보합세속 실수요자만 거래
서민의 내집마련 꿈 멀어져…가격 인하책 강구돼야

청주·청원지역이 6월 7일부터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5·23조치)된 이후 신규 분양 아파트의 청약률이 급전직하 하는 등 외견상 부동산 투기열기가 빠르게 냉각하고 있다. 올 연초 청주지역은 현대산업개발이 봉명동 I 파크를 분양할 때만 해도 청약률이 15대 1을 기록하는 이상열기를 보였다.

당시 현대 I 파크는 청주지역에서 아파트 시세가 형성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평당 분양가가 평균 500만원선에 육박했지만 몰려드는 청약인파의 발길을 떼어놓지 못했다. 청주의 ‘평당 분양가 500만원’ 시대 돌입은 서울과 불과 5∼6년의 시차 밖에 나지 않는 것으로 일대 사건이었다.

“여전히 투기적 요소 잠재”
그러나 광풍에 가까웠던 청약바람이 지나간 뒤 I 파크의 실제 계약률은 80%정도 안팎에 머물렀다. 더구나 투기세력들에겐 서운한 일이겠지만 I 파크의 분양권 시세가 최근 500만원 가량이나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의 부동산 업계는 “I 파크 사례에서 보듯 청주는 아직도 실수요자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이 이뤄진다”며 “더구나 번거로운 절차와 시간을 소비하며 수천만원의 청약증거금을 준비한 끝에 분양권을 받은 사람들이 프리미엄(웃돈)으로 500만∼1000만원 밖에 보지 못한 것은 투기세력에게 큰 교훈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정도의 웃돈은 서울에 비하면 장난하는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이제는 무분별한 과열 청약열기에 휩싸이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론을 폈다.

‘리트머스 시험지’ 푸르지오
실제 5·23조치후 청주에서 처음으로 분양에 나선 때문에 청주 부동산 시장의 동향을 점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일컬어졌던 대우 푸르지오(가경동) 경우가 그랬다.

5월 30일 견본주택 개장에 이어 지난 6월 3, 4, 5일 사흘간 분양 청약에 들어간 청주 가경 4지구의 대우 푸르지오 아파트는 떳다방과 일반 투기세력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면서 썰렁함마저 감돌았다. 청약 결과만해도 평균 3대 1의 경쟁률을 보여 I 파크 때에 비교도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아파트 가격은 요지부동이어서 서민들의 내집마련 꿈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39평형 312세대, 47평형 150세대, 48평형 36세대, 52평형 77세대 등 총 575세대를 분양하는 대우 측은 평당 465만∼500만원 선으로 분양가를 책정한 상태로 청주도 평당 가격 500만원 시대에 완전히 돌입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놀라운 평당 500만원 시대
더구나 부동산 투기세력이 고개를 숙일 것이라는 견해에 대한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청주지역의 W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청주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청약때마다 불었던 열기가 냉각되고 거래도 실수요자 중심으로 더욱 더 제한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부동자금이 청주에도 넘쳐나고 있어 투기적 요소는 늘 잠복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U부동산 관계자는 “신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 재료로 인해 가격추가 상승 기대감이 여전해 거래는 주춤한 가운데 가격은 강세를 유지하는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도 예상 못한 청약 경쟁률”
대우 푸르지오 분양사무소 측은 “청약마감 결과 3대1의 경쟁률을 보인 것은 우리로서도 예상못한 대단한 선전이 아닐 수 없다”며 “정부의 부동산 조치 이후 엄청난 영향을 받을 줄 알았는데 청주에 중대형 평수를 선호하는 실수요자들의 구매욕구가 이처럼 강력한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대우 관계자는 “청주가 아파트에 있어서 만큼은 ‘대우’라는 브랜드가 높은 성가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한동안 이 지역에 중대형 평수의 아파트 공급이 많지 않았던 것이 이와같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재건축 기대 사직 주공도 고공행진
이에대해 시민들은 “청주는 수도권에서 불기 시작한 부동산 투기 과열의 여파로 불똥 세례를 받은 꼴로 가격상승에 따라 서민들의 내집 마련 꿈만 더 멀어졌다”며 “아파트 분양가의 인하 등 근본적인 처방이 정부로부터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청주지역의 기존 아파트중 소위 프리미엄급은 분양한지 1∼2년 심지어 3∼4년이 지났어도 최근에 일기 시작한 신규 분양 아파트 가격의 상승에 편승, 평당 500만원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청주지역 아파트 시세 도표 참조) 특히 재건축 기대감으로 인해 사직동 주공 아파트의 경우 불과 1∼2년새 한 채당 평균 2000만∼3000만원 오른 가격대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건축된 지 20년이상 지난 사직 주공아파트 13평형은 5300만∼5500만원, 15평형은 6100만∼6400만원선이나 된다. 이 역시 평당 가격이 근 500만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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