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보다 아름다운 설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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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보다 아름다운 설계는 없다
  • 충북인뉴스
  • 승인 2008.06.2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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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열 공학박사·건축사

   
지난 주말 초여름 날씨처럼 따가운 햇살이 우암산 녹음을 더욱 진하게 하면서 숲사이로 새어나오는 그 햇살은 더욱 눈부시게 보였다. 이날 <녹색이 희망입니다> 라는 생방송을 보면서 함께 만드는 도시의 관심이 시민들의 성장된 의식과 함께 싱그러운 비젼을 보는 듯 했다.

이 자리에서 녹색도시, 자투리땅을 활용한 소공원, 담장 허물기, 도시숲, 녹색축, 녹색장터, 보행권 등 여러 가지 조성내용이 나왔는데 특히, 시의회의원 한분이 설명한 녹색의 중요성에 깜짝 놀란 것이 있었다.

느티나무 한 주는 이산화탄소 2.5톤을 흡수하며, 또한 1.8톤의 산소를 방출하는데 이는 성인 7명이 연간 필요한 산소량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인체와 비교를 하니 이해가 빠르면서도 녹색의 역할에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차가운 빌딩들과 시원하게 뚫린 광폭의 도로만이 도시라 할 수는 없다. 선진국일수록 과거의 흔적을 보존하고 도시숲을 가꾸는 노력은 더욱 강하며, 시민들의 참여의 폭 또한 더욱 넓다고 하겠다. 산업변화에 따른 고도성장도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진행되어진 불가피한 결과가 도심공동화로 돌아오고 있으며, 이 시점에서 도심속 갈증을 풀기위한 장기적이고 여유있는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

막힘이 있으면 뚫림이 있고, 꽉 찬 것이 있으면 빈자리도 있어야 편안한 쉼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이번 녹색 행사가 조급한 결과를 기대하기보다는 걸으면서 느끼고 체험하는 도시의 공간으로, 편안한 도시로 변모하는 시작으로 보여지기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이제는 전면적인 개발이 아닌 효율적인 운영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불가피한 경우야 어쩔 수 없겠지만 무조건적으로 도로를 확폭한다고 해서 그 근본이 해결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차량의 통행량이 많다고 해서 도로를 넓힌다면 아마도 그 도시는 거미줄 같을 것이며, 그 속의 도시민은 마치 거미줄에 걸린 하루살이로 보여질지도 모르겠다.

가령 2001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청주 가로수길도 진입하는 차량은 많지만 흥덕로와 서부도로 방향으로 안배하면서 일방도로와 함께 보행자전용 도로를 생각해 볼 수 있으며, 전국 3대 상권중 하나인 성안길은 상점가의 얼굴을 가리는 정도가 작은 소나무들로 하여금 시민, 상점주, 가족들로 구성되어진 기부문화의 발전으로 함께 가꾸는 자기들의 기념식수로 확대되어 보다 푸른 성안길을 조성하는 바램도 기대해 봄직하다.

관리가 어렵다고 해서 무관심으로 던져 버린다면 가꾸는 도시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브라질의 쿠리티바시는 지구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올바로 사는 도시로 선정되었으며,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도시로 극찬을 아끼지 않는 도시로 이미 많이 알려져 있고 많은 지자체에서 사례로 관심이 많은 곳 중 하나이다.

이곳은 당초부터 우수한 도시환경은 아니었지만 올바른 의식의 행정을 시작으로 함께하는 참여의 도시로 변모하였으며 특히, 당시 시장(자이머 레네)의 지지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의욕이 지금의 쿠리티바를 만들었으며, 이로 하여금 네 차례에 걸쳐 시장을 역임하였다. 그가 20여년간 신념을 가지고 실험적 추진을 하면서 표현했던 내용을 소개하고 싶다.

폴란드계 이민자의 아들로서 쿠리티바에서 태어난(1937) 그는 “어린시절 거리는 나의 모든 것이었다” “도로를 넓힐 돈 있으면 나무 한그루를 더 심어라” “도시의 건축에는 나무보다 더 아름답게 설계된 것은 없다”

"인생이 만남의 기술이라면, 도시는 만남을 위한 무대장치다” “도시란 한 사람의 시민으로부터 시작한다. 한 사람이 전체 도시를 이룬다. 시민의 입장에서, 시민의 이익을 생각하면 교통과 환경, 경제도 더불어 해결된다”. 그리고 그의 간단 명료한 의지는 저비용과 검소와 단순함, 그리고 속도였다. 즉 과도한 규모가 아닌 효율에서 방법을 찾았던 것이다.

또한 도심의 역사적 건물을 파괴하고 건설하려던 고가도로의 철폐를 시작으로 도심을 관통하는 4㎞의 왕복 6차선 주간선도로를 보행자 전용공간으로 건설하면서 완강히 저항한 상인들과 따가운 비난을 퍼부었던 언론조차도 1개월간 시범 운영 후 시민투표로 결정을 끌어내어 시민과 행정의 지혜를 함께 모은 예로 지목되면서 도심공동화 현상을 막고, 인상적인 거리로 변화, 도시문화의 중심은 물론 핵심 상권으로 부상되어 도시전체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도시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을 키울 수 있는 효율적 지혜와 참여가 함께 만드는 바람직한 도시일 것이며, 나무와 꽃을 가꿀 수 있는 그런 도시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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