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사람도, 올 사람도 모두 ‘반신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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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사람도, 올 사람도 모두 ‘반신반의’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8.07.25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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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진천 혁신도시 중단.축소 우려 확산

 이명박 정부들어 떠날 사람도, 올 사람도 모두 ‘반신반의’하면서 추이를 지켜보는 곳이 있다. 토지보상이 전체의 80%에 이르렀지만 새 정부의 혁신도시 추진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제기되면서 정말 혁신도시가 건설될지에 대한 의문이 음성.진천 혁신도시 예정지에 퍼져 있다.

   
▲ 혁신도시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로드맵이 제시되시 않아 지역민들의 불안감이 가시되지 않고 있다. /육성준 기자

 지난 18일 기자가 찾은 음성군 맹동면 두성리와 진천군 덕산면 두촌리 일대의 혁신도시 예정지는 조용한 농촌의 모습 그대로였다. 동네에는 수박농사를 짓는 대단위 수박하우스가 크게 자리잡고 있었으며, 얕은 구릉지대로 연결된 혁신도시 예정지는 논과 밭 사이에 마을과 교회, 작은 식당등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이곳 어디에도 혁신도시 예정지라는 팻말이나 안내판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네비게이션을 단 취재차량도 맹동면 소재지까기 가서 자장면집 직원에게 위치를 물어 간신히 찾았다. 그래서인지 혁신도시가 제대로 건설될지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불거졌다.

올 사람도 갈사람도 ‘싱숭생숭’

그런데 이곳에 새로운 손님들이 있었다. 이곳 혁신도시에 입주하게 될 한국노동교육원 직원들이 이 마을 사람들과 ‘1사 1촌’을 맺고 하룻밤 머물기로 한 것이다.
 
김성환 한국노동교육원 노조위원장은 “처음부터 (공공기관)이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하지 않았지만 정부정책상 가는 부분에서 동의했는데, 지금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공공기관 구조조정과 믹스되서 불투명한 상황으로 가고 있어 직원들의 걱정이 많다”라면서 “여기 주민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이전을 한다면 기관업무를 온전하게 가져가는게 직원들의 입장이다”고 말했다. 혁신도시로 가기로 마음 먹은 직원들이 혼란을 겪는다는 얘기다.

   
▲ 김성환 한국노동교육원 노조위원장. /육성준 기자

김위원장은 또 “또한 이전기관인 12개 기관들이 구성돼 있는데 같이 이전되어야 한다는게 저의 생각이다”라면서 “(정부가 중간에 안한다고 하면) 거기는 난처하다. 우리도 혼란스럽다. 그 부분(혁신도시 건설)에 잇어서는 정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나서서 빨리해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당초부터 혁신도시로 가는것에 대해 반대했던 이들로서는 음성.진천으로 가든, 말든 빨리 정리되는게 좋겠다는 것으로 들렸다.
 
김 위원장은 또 “ 12개 기관이 모두 함께 내려가야 하고, (혁신도시를) 정부가 안한다고 해도 지금은 뭐라고 입장을 밝히기가 난처하다”면서 “지금은 정리가 되어야할 시기”라고 밝혔다.

 “오래갈 것 같다”

 떠날 사람인 마을사람들은 혁신도시가 제대로 추진될지 상당히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맹동면의 특산품인 수박을 화채로 만들어 내놓은 혁신도시 편입지역 주민대책위원회 임윤배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대운하도 하기 전에 (미국산쇠고기수입)소파동이 터지는 바람에 불끄느라 급급한데 자기가 낳은 자식도 아닌데 쉽게 돌보겠느냐”면서 “오래갈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또 “공기업이 합병되면서 축소되는 것을 보면서 타당성을 가지고 (혁신도시)를 해준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주민들은 이미 보상을 받기는 했지만 1년이라도 더 살다가 이사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난 4월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향을 떠나야 한다는 억울함을 감수하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사업추진에 협조했는데 이제 와서 사업 재검토 등을 거론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혁신도시 추진을 강력하게 요구했던 사람이다.                                           

   
▲ 임윤배 주민대책위원장. /육성준 기자

 
여기에 아직도 이 마을 사람들은 보상비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다. 영농비 보상을 행정복합도시보다 3.3㎡당 3,000원이나 적게 받는다는 것이다. 마을주민은 “행복도시는 9,700원 받고 우리는 6,700원 밖에 못받는다”라면서 “이것뿐만 아니라 계통출하를 하지 않는 농민들이 상당수인데 수박출하 영수증이 없다고 보상을 제대로 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회관에서 200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한국주택공사 혁신도시사업단에 들렀다. 2층에 위치한 사업단은 현재 막바지 토지보상작업을 하고 있다.
 
김동철 대리는 “주민들이 최근들어 혁신도시가 제대로 되는 거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뭐라고 할 말이 없으며 사업방침대로 보상을 집행하고 있다”고 매우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 대리는 “지난해 10월부터 보상에 들어가 사유지 619만2천㎡ 중 현재 80%에 대한 협의보상을 끝냈으며, 3200억원의 보상비 중 2520억원 정도가 지급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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