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교육연구소 ‘터’ 자연안내자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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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교육연구소 ‘터’ 자연안내자모임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3.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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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흥이방죽 두꺼비 맨 처음 발견한 ‘공로자’

회원 12명, 어린이생태교육 꾸준히 진행

원흥이방죽의 두꺼비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일깨워주었다. 바로 자연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곳에 와본 사람이면 누구든지 자연의 숨결이 그대로 살아있는 모습에 환호성을 지르고, 이를 보존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가치보다 소중한 이 사실을 여론화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생태교육연구소 ‘터’ 자연안내자모임(회장 이상현·사진)이다.

원흥이방죽의 두꺼비를 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을 당시인 지난 5월에는 윤송현 ‘원흥이두꺼비마을 생태문화보전시민대책위’ 실행위원장이 처음 이 곳에서 두꺼비들의 집단 서식처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실제는 이들 자연안내자모임이 가장 먼저 이 사실을 안 것으로 밝혀졌다.

이상현 회장의 말이다. “작년에 옆집사는 사람으로부터 원흥이방죽에 올챙이가 많다는 소리를 들었다. 알고 보니 두꺼비 였는데, 산책길에 자주 들러 얼마나 컸는가 보고 가곤 했다. 이 곳에 건물이 들어서면 아름다운 자연이 모두 파괴될텐데 어떻게 하나 하고 혼자 걱정도 했다. 그러다가 아들이 다니는 수곡초 병설유치원에 이야기를 해 아이들이 현장학습도 했다. 아이들의 반응이 좋아 여기저기 이야기를 하다보니 널리 알려지게 됐다.”

여론 형성에 크게 ‘한 몫’
이후 원흥이마을은 거의 모든 신문과 방송에 소개돼 한마디로 ‘떴다’. 청주시내 초등학교와 유치원 아이들의 현장방문이 이어지고 환경단체들도 다녀갔다. 그리고 두 번에 걸쳐 열린 ‘원흥이 작은음악회’는 숱한 화제를 낳으며 많은 사람들을 원흥이방죽으로 불러 들였다. 나뭇잎이 부딪치는 소리를 들으며 ‘여기서 음악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이회장은 “떡, 앰프시설, 포스터 붙이기 등 각종 심부름을 자청하고 나서는 사람들이 있어 힘 안들이고 음악회를 했다”며 매우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현재 산남3지구 원흥이마을은 두꺼비들의 서식처라는 것 외에 1305년 금강경을 목판 인쇄한 원흥사가 있었던 곳일 가능성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따라서 원흥사터를 보존하고 각종 나무와 꽃, 곤충, 새 등이 살고 있는 이곳을 생태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연안내자모임 관계자들 역시 아이들에게 자연공부를 시키고 시민들의 쉼터 역할을 할 수 있는 원흥이마을을 보존하고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생태교육연구소 ‘터’ 자연안내자 모임은 지난 2000년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 12명으로 구성됐다. 주로 주부들이다. 이상현 회장은 “꽃과 나무, 새 등에 관심이 많았는데 ‘생태교육연구소 터’를 알게 됐다. 여기서 2000년에 자연안내자 양성교육을 받았다. 모임 회원이 되려면 이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현재 2기까지 진행됐다”며 “매주 금요일마다 모여 공부를 하고 그동안 ‘산성 생태지도’와 책 ‘상당산성 들꽃들의 보물창고’도 발간했다”고 말했다.

생태운동은 즐겁게”
그리고 이들은 어린이들과 자연생태에 대해 연구하고 놀이도 함께 하는 ‘터사랑 자연학교’도 운영한다. 6개월을 한 학기로 생태탐사 길잡이를 하는데 회원이 45명이나 된다. 또 이 모임에서는 학교나 단체에서 요청해오는 어린이 생태교육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아니 어쩌면 이것이 ‘본업’이다. 그동안 무심천·상당산성·원흥이방죽·중앙공원 등지에서 해온 역사와 자연교육은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회장도 자연안내자모임이 최우선적으로 할 일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흥이마을 보존 서명운동을 하면서도 어린이 생태교육만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원흥사가 있던 자리도 찾아야 할텐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하자 그는 “역사에 관한 부분은 그쪽 전문가가 하고 우리 모임의 관심사는 생태분야다. 생태운동도 피킷들고 외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을 감동시키며 하고 싶다. 생태운동은 즐겁게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흥이마을 주변에는 현재 원흥이마을을 보존하자는 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플래카드 50개가 걸려 있어 오고 가는 이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시민들이 3만원씩 내고 원하는 문구를 넣은 이 플래카드가 관심을 끌어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리고 오는 20일 원흥이방죽 주변에서 ‘원흥이한마당잔캄가 열린다. ‘원흥이두꺼비마을 생태문화보전시민대책위’는 대책위 기금을 마련하고 관심을 이어가기 위해 음식과 영화, 토론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어쨌든 자연안내자모임의 ‘자연사랑’ 덕에 원흥이마을은 다시 태어났다. 이들이 아니었다면 이 곳은 계획대로 대규모 아파트와 검찰·법원청사가 들어섰을 것이다. 이들의 노력으로 전시민들에게 자연을 살려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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