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희망기업을 가다 (19)자화전자(주)
상태바
충북의 희망기업을 가다 (19)자화전자(주)
  • 김진오 기자
  • 승인 2008.12.17 14: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기업사랑농촌사랑운동본부·충청리뷰 공동기획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

자화전자, 자기 관련 원천기술 보유 ‘영원한 경쟁력’
디지털 시대, 카메라·사무기기 첨단 부품으로 승부수

기업도 사람처럼 나이를 먹고 병들고 늙는다고 한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며 성장하고 전성기를 구가하다 경쟁자를 만나 시장에서 밀리기도 하는 과정을 비유해 말하는 것이다. 한편으로 이는 시장의 요구를 외면하거나 현재에 만족한다면 머지않아 도태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 메시지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아 몰락한 기업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과거 나라 경제를 이끌었던 신발이나 섬유산업이 몰락한 것이 이를 반증하는 것이며 충북지역 최대 기업 대농도 이런 흐름을 이기지 못해 사라지는 운명을 맞았다. 전기나 전자, 반도체 등 첨단산업도 결코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 이미 브라운관을 PDP나 LCD가 대신하고 있으며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기업도 후발주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 자화전자가 디지털카메라와 첨단 사무기기 부품 개발에 성공,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 이어 개성공단(아래 사진)에도 진출하며 글로벌 기업으로도 자리를 굳히고 있다.
   

시장의 풍랑을 효과적으로 이겨내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해당 분야의 원천기술이다.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은 세계 시장이 파고가 높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헤쳐나갈 힘이 있.
청원군 북이면에 위치한 자화전자(주)가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 시장 흐름을 개척해 가는 대표적인 향토기업이다.

제품은 변해도 원천기술은 하나
1981년 탄생한 자화전자는 2003년 매출액이 1000억원을 돌파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맞는다.
이를 주도한 제품이 PCM과 PTC 서미스터, PCM(Purity Convergence Magnet)은 칼러브라운관의 화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자총에서 발생된 적·녹·청 3종의 전자빔을 중심이 일치되도록 집속시켜 색순도를 보정하는 플라스틱 자석의 일종이다.

PCM은 자화전자 창업과 함께 생산한 제품으로 한때 세계시장 점유률 60%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브라운관이 PDP와 LCD에 자리를 내주며 위축되기 시작했다.

PTC(Positive Temperature Coefficient) 서미스터는 일정 온도 이상 올라가면 급격히 저항값이 증가하는 세라믹 반도체의 일종으로 온도 제어 및 감지, 과열보호 등을 필요로 하는 부품에 무궁무진하게 쓰인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중국 등 후발 주자들의 도전으로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자화전자가 시장 흐름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디지털제품과 사무기기를 겨냥한 제품의 다변화다.

그 시작은 이미 1998년 코인 타입의 휴대폰용 진동모터를 개발하면서 부터였다. 휴대용 전화기 진동기능에 사용되는 진통모터를 초박형으로 개발, 소비전류 점감과 체감진동력을 강화시킨 것이다.

PCM과 PTC 서미스터가 세계시장에서 밀리기 시작할 무렵인 2003년 코인형 진동모터는 260억원의 매출을 올려 15%의 시장을 점유하게 됐다. 또한 카메라폰에 사용되는 AF(Auto Focus Actustor)와 사무용기기 레이저 프린터 부품인 매그롤(Magnet roller), PCR 롤러 등은 자화전자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핵심역량이다.
하지만 이 모든 제품의 공통점은 자기관련 기술을 원천으로 한다는 것이다.
자화전자가 보유한 원천기술을 시장의 새로운 흐름에 맞도록 제품화를 계속하고 있으며 PCM이나 PTC에 이어 다시한번 세계시장을 호령할 채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연구개발이 기업의 생명
기술 개발을 선점한 사람은 큰 돈을 번다고 한다. 두 번째 뛰어든 사람은 수지타산을 맞추는 정도지만 뒤늦게 뛰어든 사람은 적자를 면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기업은 남들보다 앞서가야 하며 최소한 10년 뒤의 미래를 바라보고 불황일때 투자하고 호황일때 벌어들일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바로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자화전자 또한 이런 대명제를 실천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매출이 적었던 초창기에 총매출액의 최대 절반까지 연구개발에 쏟아부었으며 매출액이 커진 후에도 5% 이상 투자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중소기업 평균 연구개발비 0.25%에 비하면 20배나 많은 것이다. 이는 AF나 사무기기용 메그롤, PCR롤러 등의 신세대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이 IMF 직후에 이뤄졌다는 것으로도 증명된다.

자화전자가 극심한 세계 시장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 주춤했을 뿐 곧바로 도약의 열쇠를 거머쥔 것도 철저한 준비자세에서 비롯됐다.
창업초기 PCM 하나에 지나지 않았던 제품이 20여개 까지 늘어났으며 모델수로 따지면 100개에 가깝도록 다양해진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수많은 수상과 특허로 이어졌다. 1985년 철탑산업훈장을 받았고 1992년엔 중소기업기술혁신상을 수상했다. 1998년 동탑산업훈장, 2002년 싱글PPM(제품 100만 개 가운데 불량품이 10개 미만인 기업에 주는 인증서) 인증을 획득했으며 2004년엔 7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또한 PCM, PTC서미스터, 진동모타는 산업자원부로부터 세계일류상품기업 인증을 받았다

특히 100종이 넘는 특허와 실용신안을 획득 또는 출원하는 등 자기 관련 기술에 있어서 만큼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청부(淸富)가 되고 싶다
김상면 대표 “떳떳이 돈 벌어 사회에 환원할 것”

   
김상면 자화전자 대표(62)는 70세 이후의 계획에 대해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기술상 제도를 만들어 후학을 가르치겠다고 밝혔다.
죽을 때 돈을 싸 짊어지고 갈 것도 아니고 떳떳하게 돈을 벌어 사회에 환원하는 청부(淸富)가 되고 싶다는 것.

김 대표의 기업관은 이런 자신의 계획에서도 드러나듯 ‘기업은 개인의 사유물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때문에 평소 생활도 매우 소박하다.

같은 아파트에 살며 알고 지내던 한 대학교수가 회사에 특강을 했는데 평범한 아파트 주민인줄 알았던 사람이 자화전자 사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매우 놀랐다는 일화는 직원들 사이에 유명한 이야기다.

김 대표는 “자화전자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작게는 300명에 가까운 회사식구들을 행복하게 해주고자 하는 것이며 나아가 지역사회의 일환으로 무언가 기여한다면 더 바랄게 없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