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 '불황속 돈되는 시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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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들 '불황속 돈되는 시장 있다'
  • 경철수
  • 승인 2009.02.0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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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단지내 신축열풍… "노후화·국제기준 품질관리 위해"

   
▲ 신풍제약이 16일 충북 청원 오송생명과학단지내에 세파계 항생제 전용공장 신축 기공식을 가진데 이어 제약사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사진=육성준기자
제약사들이 경기 불황 속에서도 의약품 제조공장을 신축하는 기이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더욱이 돈되는 시장 찾기에 골몰하면서 불황을 타지 않는 만성질환제 약물과 다소비 필수 의약품에 대한 투자가 도드라지고 있다.

신풍제약이 지난달 16일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 내에 세파계 항생제 전용공장 신축 기공식을 가진데 이어 LG생명과학도 올해 5월쯤 오송공장 착공을 준비중에 있다. LG생명과학은 지난해 6월 오송생명과학단지 내에 5만평 부지를 분양받고 태스크포스팀(T/F)을 가동중이다.

CJ제일제당은 이미 지난해 7월 오송생명과학단지내에서 의약품 제조공장 건설 기공식을 갖고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녹십자는 앞서 2005년 12월 충북 오창공장을 착공해 2007년 12월 완공한뒤 지난 1년 동안 시범 가동했다.

이처럼 경기불황 속에서도 제약사들이 잇따라 공장 신축에 들어간 것은 국제 기준의 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가 필요해졌고 기존 생산공장의 노후화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충북도의 적극적인 기업유치와 보조금 지원혜택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제약사, 불황속 오송단지 잇단 입점
실제 충북도에 따르면 2009년 착공예정인 제약회사가 15개에 이르며 이들까지 합쳐 모두 55개 업체가 입주를 위해 부지 분양을 받은 상태다. 관절염 주사제 하이알주와 진통소염제 록소펜으로 유명한 신풍제약은 330억원을 들여 올해 9월말 오송공장을 완공해 시범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신풍제약은 차후 항암제 및 순환기계 의약품 제조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LG생명과학은 오송공장을 건립하기 위해 지난해 6월 1만 5152㎡(5만평)를 분양받아 놓고 있다. 공장 신축을 위해 태스크포스팀까지 가동중인 LG생명과학은 오송공장이 완공되면 화학의약품 생산라인을 우선 가동한뒤 점차 바이오의약품 생산라인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7월 착공후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CJ제일제당 오송공장은 14만 5841㎡(4만 4117평)의 부지에 국제수준의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 제약공장을 올해 연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 사업에 1482억을 투입해 내용고형제동과 항암주사제동, 자동창고 등 총 13개 동을 신축할 예정이다.

또 현재 경기도 이천과 수원, 익산 등의 공장과 대전의 연구소 등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는 제약부문 생산시설을 순차적으로 통합해 오송공장으로 이전하고 오송을 CJ제일제당 제약사업의 본거지로 키워 나간다는 계획이다. 녹십자는 이미 2007년말 1만 1515㎡(3만 8000평) 규모의 오창공장을 완공하고 경기도 신갈공장 시대를 마감하고 본격적인 오창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녹십자 오창공장은 이미 최첨단 CGMP기준의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혈액제제, 유전자재조합제제 등 바이오의약품 생산라인과 각종 실험실 및 통합 물류센터도 갖추고 있다. 지난해 전남 화순에 독감백신 생산설비 구축을 완료한 녹십자는 10월부터 시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올해는 이 백신공장의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2012년 임상 및 허가를 완료하고 2013년 자체 생산 및 판매에 들어갈 방침이다.

다소비 필수 의약품 제조라인 증설
이 같은 제약사들의 대규모 투자는 불황을 타지 않는 다소비 필수의약품 생산라인에 치중하고 있다. 즉 제약업계가 돈이 되는 항생제, 항궤양제, 고혈압치료제, 고지혈증치료제, 항혈전제 등 소위 불황없는 만성질환제 약물이나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 의약품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약사들은 오송생명과학단지라는 특수성과 부지마련의 용이성, 국토의 중심으로 물류기지 및 유통과정의 편리성과 접근성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신풍제약 홍보실 최영선 실장은 "경기도 안산 공장의 생산라인이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면에서 전용라인을 갖추는 것이 대외적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최 실장은 "충북도의 기업유치를 위한 세제혜택과 보조금 지원, 국토의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의약품 보급에 대한 용이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오송생명과학단지가 바이오 전문클러스터로 제 2의 미래사업부지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CJ제일제당 이상재 팀장은 "국내 제약사가 미국 등 해외에 의약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CGMP기준에 맞는 의약품 제조공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런 의미에서 CJ제일제당은 글로벌제약사로 발돋움해 나갈 기반을 닦은 셈이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오종섭 지점장은 "공장과 연구소 본사를 하나로 묶는 원스톱 경영이 가능하게 하는 경영상의 이유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오 지점장은 "물론 필수 의약품인 항생제 등은 영양제처럼 굳이 먹지 않아도 사는데 크게 지장이 없는 의약품처럼 경기를 타지 않는다"며 "하지만 장기적 성장동력을 고려할 때에 생산성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라인을 증축하는 것으로 보는게 더 올바를 것이다"고 덧붙였다.

자동화 설비지만 물류기지 일자리 창출
CJ제일제당 오종섭 지점장은 "의약품 생산라인은 자동화 설비로 이뤄져 있지만 일정부문 사람의 손이 필요해 지역 일자리 창출이나 지역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신풍제약 최영선 실장은 "경기도 안산 공장의 경우 300여명 안팎의 직원이 일을 하고 있다"며 "충북 오송공장의 경우 이 같은 규모에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분명 물류기지의 특성상 사람이 해야 할 일들이 있고 지역 일자리 창출 등 기여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의약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원외처방 시장은 항생제가 평균 4000억원대를 넘겼다"며 "항혈전제의 경우 전년 3400억대에 비해 27% 이상 성장을 거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업체별 월처방 금액을 견인하는 주요 약물은 항응혈제, 고지혈증치료제, 위궤양치료제, 고혈압치료제, 위암·위궤양 치료제 등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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