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건물 대관, 행정탄력성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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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건물 대관, 행정탄력성 필요해”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3.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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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우암어린이회관, 시민회관, 청주문화관 등
“시·도 행사에 밀려 대관날짜 잡기 어렵다”여론

도내 예술단체들이 자기만의 공연장을 갖고 있는 예는 극히 드물다. 이들은 상설공연장을 꿈꾸지만 경제적인 여건이 허락치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 관공서의 공연전시장을 활용하지만 대관일정, 대관비를 두고 적잖은 불만들이 쏟아져 나온다.

인형극단 대표인 Y씨는 “시·도 주간행사들이 이미 좋은 날짜에 다 짜맞춰져 있어, 빈 날짜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아예 관공서 대관은 기피하고 있다. 오히려 기업체나 학교 공연장을 활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한 미술인 P씨는 “전시장의 경우 하루전에 와서 디스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그 시간을 위해 하루를 더 빌려야 한다. 또한 냉난방 시설은 따로 내야 하므로 부담이 간다. 시 규정이기는 하지만 행정적인 탄력성이 필요한 것 아니냐”라고 지적한다.

반면 A씨는 “사설갤러리에 비해 대관비가 저렴하다. 홍보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지만 다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술의 전당은 4년전 대관료 그대로

시 담당자는 “예술의 전당의 입장료는 4년전 그대로다. 이전에는 유료입장객에 한해 15%를 징수했지만 그 규정또한 폐지됐다. 예술의 전당 대관료는 타 시도에 비해 많은 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일년에 두번 상·하반기 대관신청을 받고 있고, 공연 한달전에 수시로 신청을 받는다. 시조례상 시행사, 문화예술단체, 각급학교, 동호인 등 순의 우선순위가 있다. 또 이미 날짜가 정확히 짜여져 있지만 뒤늦게 와서 취소하거나, 공연일짜를 달라고 억지부리는 사람들 때문에 고충을 겪는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시 주관행사나 도지원 후원행사는 무료대관이나 냉방료 등 부대시설 사용료를 따로 받는다. 예술의 전당 대공연장은 1277석, 소공연장은 396석이다. 대관비는 오전·오후·야간으로 나뉘며 대공연장은 23만원에서 13만원까지, 소공연장은 12만원에서 5만원까지 한 회 비용이 차등이 있다. 토요일 오후와 야간, 공휴일은 기준사용료의 30% 가산돼 받고 있고, 냉난방비, 무대시설, 조명,영상기 등은 따로 값을 치러야 한다.

이렇게 걷은 대관비 총액은 일년에 2억정도. 대관시설유지에는 7억을 투자하고 있다. 시 담당자는 “시민을 위한 공공서비스의 영역이기 때문에 손익계산을 할 수 없다. 또한 대관외에 기획공연등을 일년에 3~4번 열어 적자폭을 메꾸고자 자구책 마련도 애쓰고 있다”고 답변했다.

문화예술체육회관은 시설관리과는 예술의전당외에 청주시민회관, 청주문화원을 관리한다. 청주시민회관도 대관료가 오전·오후·야간으로 세분화 돼있으며 영화, 공연, 행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회 사용료가 3만5천원에서 8만 5천원까지 구분된다. 또 청주문화관은 기타 시설에 비해 가장 저렴한 편으로, 전시장은 1일단위로 2만원에서 3만원까지, 행사장은 3시간 기준으로 2만원에서 4만원까지 받는다.

그러나 올해 초 청주문화관에서 전시를 마친 K씨는 “청주문화관이 가장 저렴한 장소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시규정상 못하나도 박지 못하고 낚시줄에 엮어 불안하게 작품을 걸어야 한다. 또 8시부터 6시까지 시간이 규정되어 있어, 전시 마지막 날에는 일찍부터 와서 철수준비를 해야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예술의 전당은 대관비율이 90%, 시민회관은 70%정도다. 예술의 전당이 생긴후 시민회관의 대관율이 대폭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한편 시민회관은 지금 개보수 중으로 좋은 공연장으로 거듭날 채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고 한다.

행정 탄력성 필요해

이외에 공연전시장들을 꼽아보자면 한국공예관, 공군사관학교 내 성무관, 충북과학교육연구원, 학생회관, 우암어린이회관, 개신문화관, 하이닉스 반도체 내 전시공연장 등이 공적인 성격을 띈다.

한국공예관은 공익미술관과 사설갤러리 두 타이틀을 갖고 있는 곳으로 ‘공예’를 중심으로 대관전과 기획전을 열고 있다. 대관비율은 전체 날짜에 50%정도다.

큐레이터 안승현씨는 “한국공예관은 시설도 깨끗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일반사설갤러리에 비해 약 10분의 1수준이다. 일주일단위로 계산해 보면 약 29만원 정도이고, 하루 사용료는 4만 6천 800원이다. 이렇게 좋은 공간이 지역작가들에게 널리 활용되기를 바란다. 대관비율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사설갤러리의 장점인 홍보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암어린이 회관은 강당시설을 대관하고 있지만 주말과 월요일은 제외다. 그야말로 황금시간대에는 대관이 안된다. 우암어린이회관 공연장은 하루 이용료가 3~4만원으로 비교적 싸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인형극단 대표 Y씨는 “우암어린이회관은 무대가 좁은 단점이 있지만 대관료가 저렴하고 또한 어린이 유동인구들이 많기 때문에 어린이 전용극장으로 만들면 충분한 장점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시행사에 밀려나기 일쑤고, 또 유료관객은 모집할 수 없어 일반인들이 시설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좋은 공간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개신문화관은 요즘 뜨고 있는 공연전시장중의 하나다. 최신시설이라는 장점때문에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다. 공연장(722석) 기본사용료는 1회에 한 해 7만 8천원이다. 4시간이 기본단위이고, 또 시간당 초과사용료가 붙는다.

예술인 Y씨는 “개신문화관은 주로 외부공연을 타킷으로 삼고 있다. 서울에서 내려오는 인형극단들이 개신문화관을 찾는 이유도 관공서 대관보다 일자조정이 수월하고, 무대와 좌석이 공연을 올리기에 적당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청주시내에서 큰 객석과 무대를 갖고 있는 곳은 충청대학교 컨벤션 센터(1800석), 성무관(1500석)이다. 충청대학교의 경우 대관료는 1회당 20만원 정도다. 충청대학교 관계자는 “컨벤션 센터가 만들어진 계기는 학교내 행사를 소화하기 위해서 였다. 매년 태권도축제, 공연제작 실습 등 학교 특성상 대형공연이 많이 펼쳐진다. 거의 50%이상이 학교행사로 채워지고, 대관은 약 10%정도에 머무른다. 주로 콘서트가 많이 열린다. 대관을 목적으로 만든 공간이 아니라서 절차가 그리 쉬운 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가격도 가장 비싼편이다.

이에 대해 “예술의 전당은 퇴근시간이후 문을 닫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와 사후작업을 위해 하루를 더 빌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는 그러한 편의를 봐주고 있기때문에 굳이 비싸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반문했다. 또 공군부대내에 있는 성무관 또한 군기관의 특성상 대관이 녹록치 않은편이다.

공공기관의 건물일수록 대관료는 저렴하지만, 자체행사에 밀리기 때문에 날짜 잡기가 쉽지않고, 또 공무원 퇴근시간 이후의 디스플레이, 세팅등의 사전·사후작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하루를 더 빌려야만 한다. 따라서 자체 조례수행에 급급한 것이 아닌 시민들을 위한 행정적인 탄력성이 요구되며, 이것이 또한 시스템으로 정착화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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