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어 ‘MT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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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어 ‘MT 가자’
  • 이승동 기자
  • 승인 2009.05.0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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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 목욕,술마시며 ‘실속데이트’ 한자리서 해결
“어차피 성인인데 눈치 볼 것 없다” 당당한 학생들

“어차피 성인인데 눈치 볼 것 없다” 당당한 학생들
쌀과 갖가지 음식재료를 챙겨 기차에 몸을 싣고 떠났던 낭만이 깃든MT(Membership Training)가 대학생 연인들에게 모텔을 지칭해, 일명 ‘MT’라는 신종어로 등장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 모텔은 더 이상 몰래 들어갔다 몰래 나오는 남사스런 공간이 아니다.

젊은이들의 성의식이 날로 대담해지고 있는 가운데 모텔은 알뜰 데이트 필수코스가 돼버린것이다.

사랑만 하던 곳에서 사랑도 할 수 있는 전천후(?)공간이 된 것. 단돈 2만원에 저렴한 비용으로 4~5시간 동안 영화감상, 식당, 술집 등 다방면으로 활용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생 MT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는 모텔들이 젊은이들에게 데이트 필수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예약위해 모텔홈피 ‘북적북적’
최근 청주시내 모텔들은 최첨단 시스템의 도입으로 밤 낮 할 것 없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200여편의 영화를 직접 골라 즐길 수 있다’는 테마로 운영되고 있는 청주 모 대학 근처 모텔 종업원 김모(50)씨는 “대학생들이 낮에 영화도 볼 겸해 시도 때도 없이 몰리고 있어 낮에도 객실이 많이 나간다”고 전했다.

주말이나 기념일등을 제외하면 만실이 되는 경우는 드물었지만 요즘은 평일에도 이른 시간부터 젊은이들로 방이 꽉 차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모텔이 최근에는 확연한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또, 김씨는 “요즘은 평일에도 밤 11시면 객실이 다차서 손님을 돌려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예약을 하기위해 모텔 홈페이지 방문자수도 하루 200~300여건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요즘 모텔을 과거의 허름한 ‘여관’정도로 생각하면 오산. 새로운 최첨단 시스템을 도입하고 내부 리모델링을 하는 등 시설 면에서 호텔에 뒤질 바 없다. 특히 “입맛이 까다로우면서도 주머니가 얇은 젊은이들을 겨냥해야하기 때문에 낙후된 시설이나 유행에 뒤처지는 시스템으로는 도저히 영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김씨의 얘기다.

요즘 대학생 커플들은 도서관에 가듯 당당하게 모텔로 향한다. 컴퓨터가 비치되어 있는지 확인하며, 월풀 욕조나 TV 크기까지 따지며, 방에 미리 들어가 시설점검 후에 돈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

한달에 한번 여자친구와 모텔을 이용한다는 대학생 박모(26)씨는 “젊은 대학생들에게 모텔의 이미지는 단순히 성관계를 갖기 위한 비밀스런 장소가 아니라 편안하고 쾌적한 시설에서 경제적으로 모든 욕구를 해결 할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이라고 말했다.

‘님도보고 뽕도따고’ 일석 삼조
“심심할 때 여자친구가 먼저 MT가자고 해요” 청주C대생 박(26)모씨의 말이다.
여자친구와 학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A모텔을 애용하고 있는 박씨는 모텔에서 성관계만 갖는것이 아니라고 한다. 박씨뿐 아니라, 친구들은 모텔에 간단하게 햄버거를 사가거가나, 주문으로 식사를 시키면서 심지어 리포트까지 쓴다는 것이다.

실제로 객실에는 중국 음식뿐 아니라 한식, 분식, 인스턴트식품까지 주문할 수 있는 음식점들의 안내번호가 메뉴판에 나와 있거나 심지어 TV모니터에 리모컨을 이용해 알아 볼 수 있는 시스템까지 구축돼있다.  

이들은 모텔에서 원하는 메뉴로 식사를 하고 방안에 있는 컴퓨터를 이용해 과제나 게임을 하고, 대형 DVD를 통해 영화를 보면서 데이트를 즐긴다.

또, 월풀욕조에서 샤워를 하고 사랑을 나누기도 한다. “식당, 술집, PC방, 비디오방, 목욕탕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한곳에서 해결하는 셈이다. 둘만의 공간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그들만의 데이트를 즐기는 것이다.

실제, A모텔 바로 옆에 위치한 편의점 종업원은 “대학생으로 보이는 커플들이 낮이고 밤이고 때를 가리지 않고 드나들며 술이나 간식거리를 구입해 모텔로 들어가는 모습을 자주 본다”고 전했다.

또 커플들의 생일파티나 100일 기념파티 등 모텔방을 잡아 치르는 이들도 비일비재 한다는 것이 박씨의 말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모텔을 이용하는데 드는 비용은 얼마일까.

A급 모텔로 보면 하루 밤에 4만원정도. 4~5시간 대실은 2만원. 영화 한편을 보는 것과 가격이 비슷하면서 다양하게 데이트를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대학생 커플에게는 무척이나 구미가 당기는 가격인 셈이다.

원나잇은 밤에만 하나
하지만 남·여 사이 단 둘만의 공간이라는 점으로 모텔하면 ‘섹스’가 연상되는 것은 사실이다. 박씨는 “어차피 성인이고 좋아하는 사이인데 모텔에 드나드는 것을 숨길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놀라운 사실은 모텔 이용자들이 모두 연인은 아니라는 점이다. 아무 개념 없이 ‘원나잇’, ‘엔조이’를 목적으로 관계를 갖는 대학생들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청주 하복대 모나이트 옆에 위치한 B모텔은 최고의 시설로 원나잇을 즐기려는 부킹족들이 줄을 서서 드나들며,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주변 상인들은 전하고 있다.

대학생 김모(25)씨는 “요즘 소개팅의 마지막 코스가 모텔인 경우도 많은데 서로 마음에 들 경우 그날 바로 모텔로 향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모텔 종업원 김모(50)씨도 “어색한 존댓말을 하며 들어와 방을 달라는 손님도 많다”며 “일주일에 두세번씩 찾아와 한시간만에 나가는 ‘단골’들도 종종 있다”고 전했다.

모텔은 필수 데이트 코스
그동안 모텔은 ‘탈선의 온상’으로 여겨져 선뜻 드러내놓고 다닐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던 것이 사실이다. 모텔은 청주 외곽지역에 위치하면서 번호판을 가린 고급 자동차들이 주차돼있는 불륜남녀들의 러브호텔로 인식 돼왔다.

특히 미혼 여성이 모텔에 드나드는 모습이 발각이라도 될 경우, 사람들의 입방에 오르내리는 것이 일반이었다.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그렇지 않다.

크리스마스 때는 모텔을 하루 전에 예약하거나, 시설을 꼼꼼히 하나 하나 따지며 실속형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또 청주시내 시설 좋은 모텔을 공유하기도 하고, 좋은 모텔만 찾아다니는 커플들도 일반화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돼 버린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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