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밝혀진 ‘인면수심’의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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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밝혀진 ‘인면수심’의 살인사건
  • 이승동 기자
  • 승인 2009.05.08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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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폭력 아버지 참다못해 목졸라 살해
친구 두명과 살해 후, 집 근처에 암매장

 

   
▲ 지난 4일 오후 진천군 초평면 사건현장에서 박모 일병이 4년 전 자신의 부친을 살해하는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자칫하면 영원히 묻혀 버릴 수 있었던 ‘인면수심’의 살인사건이 밝혀져 주위를 놀라게 하고있다. 아버지를 목졸라 살해한 뒤 집 마당에 암매장한 아들과 친구 2명이 4년만에 경찰에 검거된 것이다.

진천경찰서는 지난 2005년 9월 가출했던 아버지가 집에 찾아와 주정을 부린다는 이유로 친구 2명과 함께 아버지를 목 졸라 살해한 뒤 군에 입대한 아들 박모(21)군 등 친구 2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 씨의 집에 유골이 있다는 주민의 신고에 따라 시신 발굴 작업을 벌인 끝에 사건의 전모를 밝혀냈다. 이에 진천경찰서는 지난1일 친아버지를 목졸라 살해한 뒤 암매장한 육군 모 부대 소속 박모(21)일병을 존속살인 혐의로 군 헌병대에 인계했다.

또, 박 일병의 아버지를 함께 살해한 친구 최모 일병(21)등 2명도 살인 혐의로 군 헌병대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박일병, 범행사실 순순히 ‘자백’
경찰에 따르면 박일병과 중학교 동창2명은 추석 다음날인 2005년 9월 19일 오후 5시쯤, 진천군 초평면 자택에서 아버지(당시 53세)가 술에 취해 ‘어머니를 찾아오라’며 살림살이를 부수는 등 행패를 부리자 고무호스로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집 근처 창고 옆 공터에 구덩이를 판 뒤 박씨를 암매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2003년 8월, 가출 신고된 박씨는 2년여만에 집에 찾아와 행패를 부리다 이같은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고교 2년생이던 박 일병은 경찰조사에서 “평소에 술만 마시면 행패를 부리던 아버지가 가출한지 2년여만에 집에 돌아와 어머니를 폭행하고 다 죽이겠다고 위협해 순간적으로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이날 박 일병의 집에 놀러온 친구들도 아버지가 행패를 부리자 함께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4년만에 사건의 전모가 밝혀진 것은 박일병이 군 입대전 유골을 수습해 창고내 살포대에 담아 암매장한 사체가 세월이 흘러 밖으로 드러나자 이웃 주민A(38)씨가 신고해 범죄사실이 드러났다. A씨는“지난달 27일 오전 10시쯤 창고 내 쌀포대에 사람의 뼈로 보이는 것이 보여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신고 즉시 수사에 착수, 치아 등이 박씨와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한 뒤 박 일병에게 범행일체를 자백
받았다. 검거당시 그는 범행을 순순히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일병은 그 동안 아버지의 상습적인 폭력에 시달려 왔으며, 어머니도 수년 동안 아버지의 폭행으로 몸이 많이 안 좋은 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이날도 2년 만에 집에 들른 아버지가 어머니를 찾아 다시 폭력을 휘두를 것이라고 판단하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 진천군 초평면 사건현장에서 군복무 중인 박일병과 친구2명을 상대로 현장검증이 실시 됐다. 박일병은 2시간 가량 당시의 범행장면을 재연했다.

이날 현장검증에서 범행동기를 묻는 군 수사관의 질문에 박일병은 “술에 취한 아버지가 ‘술에서 깨면 친구가족까지 모두 죽이겠다’고 계속 위협해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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