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초기에는 직원들 밥 다 해먹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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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초기에는 직원들 밥 다 해먹였죠”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9.05.1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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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숙 충북도의회 의원
그는 정치인으로, 사업가로, 자연인 정윤숙으로 바쁘게 산다. (주)우정크리닝을 충북지역의 대표 세탁업체로 키웠는가하면 충북도의회 재선의원으로 활동하며 얼마전에는 둘째 딸까지 결혼시켜 자녀 혼인문제로부터도 벗어났다. 이 사람을 호칭할 때 가장 대표적인 것은 그래도 정윤숙 의원(53)이다. 오늘 정 의원을 만나 정치인, 사업가, 자연인으로서의 삶을 들었다. 버섯집으로 유명한 청주시 운천동 ‘자연산 버섯촌’(043-271-5611)에서.

지난 90년 운천동에 우정크리닝 공장을 지은 뒤 이 동네를 떠나지 않아 정 의원은 터줏대감 축에 든다. 공장안에 숙소까지 있는 관계로 운천동 일이라면 훤히 꿰뚫고 있다. 그는 지난 2002년 자민련 비례대표 1번으로 도의원이 된 뒤 2006년 한나라당 배지를 달고 지역구 선거에 나섰다가 당선됐다. 도내 기초·광역을 망라한 여성 지방의원 전체 20명 중 18명이 비례대표이고 2명이 지역구 의원인데, 그 중 한 명이 정 의원이다. 그 만큼 여성은 선거판에서 이기기가 어렵다. 어쨌든 그는 ‘맹수가 우글거리는 정글’에서 살아남아 재선의원이 됐다.

정 의원은 “신의를 지키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충북에서 자민련을 혼자 지키다 한나라당과 합당하면서 한나라당으로 갔다. 그 때 정치를 포기하려고 했으나 박근혜 전 대표께서 당대 당 통합을 이뤄냈다. 나는 이 인연으로 대선 경선 때 박 전 대표 충북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아 열심히 뛰었다. 자민련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이나 박 대표를 도운 것은 정치적 신의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는 당시 자민련에서 본인과 상의없이 비례대표 후보로 발표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으나 결국은 정치인의 길로 들어섰다. 제8대 도의회 때는 상반기 산업경제위원장을 맡아 활동했고, 최근에는 사회적기업육성지원에관한조례안을 대표입법 발의했다. 정치는 재미와 보람을 주지만, 할 일이 태산같다는 게 경험담. 정 의원은 또 본인 스스로 집행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원은 아니고 약간의 수정을 요구해 점진적으로 개혁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89년 창업한 (주)우정크리닝은 국내 세탁업계 최초로 벤처기업 인증을 받고 역시 최초로 고객관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세탁업이 벤처 제외업종으로 묶여 있었지만 정 의원은 중소기업청에 수차례 찾아가 부당성을 제기, 벤처기업 인증을 따냈다.

그리고 94년에는 Y셔츠를 세탁해서 다림질·포장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일본의 Y셔츠 프레스기계를 들여오기도 했다. 세탁소를 기업화·현대화시킨 공으로 그는 수상도 여러 차례 했다. (주)우정크리닝은 충북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지사가 여러군데 있다. 자신이 정치인의 길로 들어서지 않았다면 이 회사를 전국규모로 성장시켰을 것이라는 그는 의정활동으로 바빠 의정부·광주·대전 등지의 공장을 폐쇄했다고. 물론 남편과 같이 운영하지만, 활동적인 그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는 후문이다.

그럼 정 의원의 음식솜씨는 어느 정도일까. “내가 세탁소 시작했을 때는 직원들 밥을 일일이 해먹였다. 지금도 메뉴짜고 시장보는 일은 직접 한다····요리? 잘한다. 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직원들이 있어 주방일을 떠날 수는 없다. 남편이 한 때는 김밥장사하자고 한 적도 있다.”

‘자연산 버섯촌’의 버섯찌개를 맛있게 먹는 그는 채식을 즐긴다고 했다. 그러고보니 오늘 반찬이 모두 채소다. 버섯찌개에는 송이·싸리·밤·능이·먹버섯 등이 다양하게 들어있다. 주인 황건희 씨는 특별히 송이버섯을 소금과 함께 서비스로 내왔다. 경북 문경과 봉화에서 가져온다는 버섯은 향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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