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의 비장미 명대사 베스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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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의 비장미 명대사 베스트 5
  • 충청리뷰
  • 승인 2004.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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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데이신문기사제휴

역사 속에 감춰졌던 진실, 아니 아무도 섣불리 말하지 못했던 진실.
그 진실은 ‘이름 없이 사라져 간’ 이들의 아픔인 동시에 같은 시대의 역사를 살았거나 살고 있는 우리네 미세한 존재들의 고통이기도 하다.

개봉 첫 주만에 159만명의 기록적 관객을 동원한 ‘실미도’가 핵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AP통신은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실미도에 대해 강우석 감독 인터뷰, 실미도 북파부대 생존자로 청주출신의 김방일씨를 집중취재, 생생한 증언을 화면에 담아 방영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세계적 뉴스전문채널 CNN과 ABC도 실미도 이야기를 주요뉴스로 다룰 정도로 전세계인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24일 개봉한 영화 ‘실미도’(감독 강우석)가 한국은 물론 세계 영화계에서 화제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지난 70년대 세계 냉전이란 강고한 큰 틀 속에 치열하게 대결하던 남북간 구도 속에서 인간병기로 길러진 비밀북파 공작원들-아니 그 시대 한국인들의 아픔과 고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사내들의 것이기에 페이소스가 더욱 진하고 굵은, 감동의 눈물을 자아내는 ‘실미도’의 비장미 넘치는 ‘명대사 베스트5’를 꼽았다.

#프롤로그. “이 칼! 나라를 위해 다시 한번 잡을 수 있겠나?”
연좌제에 절망한 채 조직에 몸담았다 법의 사형선고를 받은 인찬(설경구 분). 비밀북파공작부대 ‘684부대’의 교육대장 최재현 준위(안성기 분)가 그를 향해 던진 ‘제안’이다. 최 준위의 손에 이끌려 생사를 걸어야 하는 실미도에 닿은 인찬 등 부대원들은 이후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처절한 인간병기 훈련을 받는다. 실미도 부대원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존재이지만 결국 이들의 희망을 짓밟을 수밖에 없는 인간적 고뇌에 이르기까지 최 준위의 비장한 모습을 상징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2 연병장. “우리의 임무는 김일성의 목을 따오는 것이다.”
치를 떨게 할 만큼 경악스러운 단 하나의 임무. 실미도 부대원들의 목표는 오로지 하나, ‘김일성의 목을 따오는 것’이다. 68년 ‘박정희의 모가지를 따러 왔다’며 청와대를 기습하려던 북한의 기도에 맞서 박정희 정권이 비밀리에 만든 실미도 부대의 임무이기도 하다. 최 준위가 인찬 등 부대원들을 처음 집합시켜 놓은 채 내뱉는 대사는 모든 부대원들을 경악시키며 향후 영화 속 험난한 여정을 예고한다.

#21 연병장. “새끼들아! 살아와야 돼!”
마침내 작전은 시작되고 전야에 부대원들은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씻어내듯 한바탕 신명나는 춤을 춘다. 그러나 훈련 도중 부상한 부대원 찬석(강성진 분)은 동료들을 떠나보내는 아픔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소리친다. “살아오라고! 죽지 말라고!” 이미 목숨을 내던진 31명 부대원들의 평양 침투 전야에 실미도를 울린 이 한마디 속의 뜨거운 동료애, 그리고 이어지는 부대원들의 애국가는 울컥 치미는 역사의 아픔을 되새기게 한다.

#42 언덕. “위대한 수령 아바이 모가지 따서 그 새끼 얼굴에 들이대려면 나 평양 가야 돼. 알아?”

공산주의자로 월북한 아버지의 족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던 인찬. 그가 연좌제의 끊을 수 없는 사슬에서 풀려나는 길도 오로지 ‘김일성의 모가지를 따오는 것’이다. 혹독한 훈련 과정에 자신을 관리·감시하는 기간병과 충돌하며 절규하는 인찬의 대사는 연좌제의 사슬이 무고한 사람들을 얼마나 옥죄게 했는지 실감하게 한다. 이 장면 이후 기간병과 나누는 대사는 단 하나의 임무로 엮인 기간병과 부대원들의 뜨거운 우정이 실재했음을 짐작케 한다.


  #75 대장실. “내 임무는 이제 널 죽이는 것이다”(최 준위) “비겁한 변명입니다!”(인찬)
비밀북파공작 작전이 취소된 뒤, 무려 2년 동안의 세월 동안 실미도에 갇혀 지내야 했던 부대원들. 결국 부대를 해체하고 부대원들을 제거하라는 상부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는 최준위는 역사의 비극 앞에 무력한 군인으로서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려 하고, 인찬 등 부대원들은 국가의 버려짐에 절망하며 결단을 내린다. 두 사람의 대사는 부대원들이 실미도 탈출을 기도하며 무참한 살육의 나락으로 빠져들게 한 원죄가 어디에 있는지를 되묻는다. 임무에 최선을 다하려 하고, 인찬 등 부대원들은 국가의 버려짐에 절망하며 결단을 내린다. 두 사람의 대사는 부대원들이 실미도 탈출을 기도하며 무참한 살육의 나락으로 빠져들게 한 원죄가 어디에 있는지를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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