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천 물 값 12억원, 청계천은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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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천 물 값 12억원, 청계천은 공짜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1.03.0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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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유지용수 두고 충주시-수자원공 물밑 갈등
시 ‘하루 8만톤 필요’, 수공 ‘연간 12억원 내라’

제2의 청계천사업이라 불리는 충주재오개도수터널 사업이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물 값 및 하천유지용수(하천의 유수(流水)가 수질오염 방지 등 정상기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물)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충주시는 충주댐 물을 도심하천으로 끌어들여 제2의 청계천을 만들겠다며 지난해 5월 재오개 도수터널을 뚫었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 9월까지 하루 3만t(9시간 기준)의 충주댐 물을 끌어와 하천(시험통수)에 내려 보냈지만 현재는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 충주재오개도수터널 사업이 시행을 앞두고 시와 수자원공사가 물값 책정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충주호의 모습. / 충청리뷰DB
시와 수자원공사가 체결한 하천점용허가에 따라 관개기(작물재배에 필요한 물을 공급하는 기간)인 4~9월 사이 157일만 470만t의 충주댐 물을 농업용수로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수자원공사의 댐 용수공급규정에 따르면 농업용수가 아닌 충주천과 교현천 등에 하천유지용수로 충주댐 물을 사용하면 1t당 47.93원의 물 값을 부담해야 한다.
이럴 경우 시는 1년 내내 충주천과 교현천에 물을 흐르게 할 수 있지만 하루 8만t 기준 연간 12억 원 가량의 물 값을 내야 한다.

충주시는 하루 12만t의 한강 물을 하천유지용수로 사용하면서도 물 값을 한 푼도 내지 않는 서울 청계천의 사례를 들어 수자원공사의 물 값 요구에 다양한 대응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시는 농업용수를 제외한 충주천과 교현천에 필요한 하천유지용수로 하루 8만t을 추산하고 있지만, 이는 실제 필요량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전망된다.

충주천과 폭이 비슷한(20~30m 내외) 서울 청계천의 경우 평균하천수심이 40㎝를 유지하는데 하루 14만t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12만t은 자양취수장에서 퍼 올린 수자원공사의 한강 물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지하철에서 용출되는 지하수다.
청계천의 하루 물 사용량은 충주시가 물 값 산정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하루 8만t의 2배 가까이에 이르는 수치다.

따라서 충주시가 청계천 수준의 수심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부담해야 할 물 값은 연간 22억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또 충주천이 청계천보다 바닥이나 천변으로 스며들어 소실되는 물의 양이 많을 경우 수심유지를 위해 필요한 물의 양이 더 늘어나는 점도 비용 증가 요인이 될 수 있다.

시가 물 값 추산에 사용하고 있는 기준은 지난 2002년 수자원공사에 하천점용허가를 받을 당시의 것으로, 현재 생태하천복원사업이 추진 중인 충주천의 설계에 따라 폭이나 수심이 결정돼야 어느 정도 정확한 계산이 가능하다.
때문에 제2의 청계천을 표방하고 있는 충주천이 청계천 시설을 모델로 삼는다면 현재 시의 물 값 계산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는 내달로 예정된 수자원공사와의 실무협의에서 하천유지용수가 영리 목적이 아니라 공익사업인 환경 개선 등을 위해 사용되고, 수자원공사의 발전(發電)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논리로 전액 감면을 주장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농업용수로만 쓴다면 비용부담이 없지만 하천유지용수로 사용한다면 추가 금액이 더 들어갈 것”이라며 “물 값 감면 방안 등에 대해서는 정책적으로 풀 것”이라고 말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충주시에서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지 신청이 들어오지 않았다”며 “때문에 아직 검토할 단계가 아니고, 신청이 들어오면 타당한지 검토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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