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대, 통합엔 찬성 내용엔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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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대, 통합엔 찬성 내용엔 불만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1.06.0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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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구조조정·입학정원 감축 등 내용에 교수·학생 ‘촉각’

충주대학교와 한국철도대학이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에 2011년도 국립대학 통합승인신청서를 제출한 가운데 충주대 학내 구성원 간 통합문제로 내부 갈등을 빚고 있다.

양 대학은 최근 학교 구성원을 대상으로 공청회 및 투표를 실시한 결과, 충주대는 교수 51.4%, 직원 61.2%, 조교 94.4%의 찬성률을, 철도대는 교수 93.8%, 직원 88.9%, 조교 66.7%가 찬성함으로써 이번 통합 승인 신청이 이뤄졌다.

이번 신청에 따라 두 대학은 이달 중 교과부의 심사를 거쳐 7월 경 최종 통합 승인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 충주대와 한국철도대학의 통합신청에 대해 정부의 승인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충주대가 통합신청서 내용을 둘러싸고 구성원간 내부 갈등을 빚고 있다.
교수 절반이 승인신청 내용 반대

이번 통합 승인 심사의 관건은 양 대학 학과구조조정 및 입학정원 감축, 대학 특성화 계획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철도대는 큰 무리가 없었지만, 충주대는 통합신청서 내용을 둘러싸고 교수들 간 상당한 이견을 보였다.

이런 이견은 찬반투표에서 찬성 127명, 반대 120명이란 결과가 나았으며, 가까스로 통합신청서를 제출하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충주대 교수는 “학과인원조정문제로 유사학과 교수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통합하면서 같이 상생하자는 것인데 철도대 위주(혜택)로 통합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충주대 인원이 줄어서 맞춰진 것이다. 증평캠퍼스의 경우 통합할 때 이렇지 못했다. 책임 맡고 있는 사람이 나중에 (지원)해주겠다고 하는데 그것은 그때 가봐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충주대 교수 중 상당수가 이렇게 반발하는 이유는 학과구조조정 및 입학정원 감축 때문이다.
양 대학은 통합대학명칭을 한국교통대학교로 하고, 내년 신학기부터 신입생을 모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의왕캠퍼스는 기존 철도대학과 충주대에서 통합해 이전하는 교통과학대학 등 2개 단과대학체제로 운영된다. 철도대 입학정원은 224명에서 210명으로 조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철도대 정원 210명 이외 학과와 정원은 충주대에서 자율 결정하기로 했다. 즉, 충주대에서 대부분의 입학정원 감축을 떠안은 것이다.

충주대 학생들의 반감도 나타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 측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 학교 학생 A씨는 “대학 통합에 학생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교명 변경만 놓고 봐도 교통 관련 학과를 제외한 나머지 학과들은 대부분 반대하고 있다. 즉, 충주대 이름으로 남기를 바라는 학우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학교측 “반대 수치 의미 없다”

이런 문제는 양 대학 통합논의가 있을 때부터 예견돼 왔으며, 학과구조조정 문제, 교수 재배치, 직원들의 신분상 문제, 재학생 내부 동의 등에서 얼마만큼의 상호 합의를 이뤄내는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대학 측은 이에 대해 “찬반투표에서 나타난 수치는 의미가 없다. 통합신청서를 제출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통합관련 세부사항은 발표하지 못하도록 해 알려주기 곤란하다”고 언급했다.

양 대학 통합은 2009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돼왔다. 순항을 타던 두 대학의 통합 추진은 지난해 정부 내 관련 부처 간 엇박자로 진통을 겪어왔으며, 철도대 내부에서 통합과 관련한 불협화음도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통합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정부의 방침이 결정돼 두 대학의 통합이 속도를 내고 있으며, 통합승인신청서가 제출됐다.

이제 큰 변수가 없는 한 충주대와 철도대의 통합은 목전에 다가왔다. 그러나 학교 측은 통합이란 대의명분아래 학내 구성원 간 표출되고 있는 목소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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