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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1.06.0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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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철수 사회문화부 기자

이달 들어 공교육을 걱정하는 각계의 목소리가 유달리 커지는 듯한 인상입니다. 지난 1일 충북도교육청 현관 앞에는 자리가 깔렸습니다. ‘일제고사 중단과 교원 차등성과급제 폐지’를 요구하며 권미령 전교조 충북지부장이 1인 연좌시위에 들어간 것입니다. 그는 일제고사가 성적지상주의와 파행교육으로 아이들을 불행하게 하는 원인 중에 하나라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교원 차등성과급제와 관련해서는 각기 전공이 다른 교원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없는 상황에서 학교장에게 줄 서기 하는 교사들에게 용돈을 더 주는 차등성과급제는 위화감만 조성하니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시행하는 교육정책을 두고 교원단체 수장이 1인 시위를 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에 권 지부장과의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민선 교육감 시대에 적어도 책임지는 자세를 보고 싶어 대화에 나섰다고 전했습니다.

역시나 충북교육감실 문턱은 여전히 높은가 봅니다. 지난달 청주교대에서는 ‘법인화 및 통폐합 반대를 위한 학생 총투표와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당시 취재 현장에서 만난 송도 학생회장은 학생에게 아무런 의견수렴 절차 없이 학교 본부 간의 밀회로 진행한 공주교대·공주대·충남대의 통합이 무산된 사실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법인화 이후 독선과 무한경쟁교육으로 일관하다가 학생과 교수의 잇단 자살로 퇴진 위기에까지 몰렸던 카이스트대 서남표 총장 얘기를 꺼내기도 했습니다.

하긴 당시에도 학내 구성원들은 대화를 요구했고 비상혁신위원회에 위원으로 함께 참여하게 된 학생들은 서 총장의 대표적인 개혁정책인 ‘전면 영어강의’와 ‘징벌적 등록금제’에 대한 개선안을 요구하며 학내 사태가 파행으로 가는 것을 막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보름 만에 전국교수노동조합,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학술단체협의회, 한국 비정규교수 노동조합 등 교수학술 4단체는 법인화 반대를 요구하며 총장실과 행정실 본관을 점거하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대 학생들을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이들은 ‘학생들의 요구 조건은 단순하다’며 날치기로 처리된 서울대법인화법에 대해서 재 논의하자는 것인데 법인화법 폐기는 국회에서 다뤄야 할 문제라며 오연천 총장과 보직교수들이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지 않아 발생한 문제임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일련의 교육계 사태를 지켜보며 역시나 불통이 원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 듭니다.

논의의 대상이 아니란 학교와 도교육청의 입장도 이해가 되지만 그래도 한국 공교육을 걱정하는 마음은 모두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 교육계 갈등을 봉합할 대안을 찾았으면 합니다. 그 시작은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는 것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셋 이상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다 보면 권한 밖의 일이라도 뭔가 해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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