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등록금… 그들만의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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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등록금… 그들만의 수법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1.06.15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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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이월금 예산규모 부풀려 등록금 인상… 적립금은 그득
뒤늦게 시설투자·장학금 혜택 확대등 교육 질적 제고 약속

   
▲ 지난 10일 오전 한나라당 충북도당사 앞에서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충북지역 대학생모임'의 (오른쪽)박명한(21·청주대 사회복지학과 2년)씨와 신보미(21·청주대 사회복지학과 2년)씨가 대학등록금 대책 네트워크 기자회견에서 재정현실화 촉구와 대학생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등록금인하 사립대 곳간을 열어라/도내 일반사립대 등록금 부풀리기>도내 사립대학들이 '미사용 차기 이월금'을 예산에 포함시켜 예산규모를 부풀려 온 것으로 확인됐다. 미사용 차기 이월금은 당해년도에 집행하지 않은 예산을 이듬해로 넘겨 사용하도록 예산에 편성하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대학들이 해마다 예산규모를 확대 편성하면서 이를 등록금 인상의 근거로 제시해 왔다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대학에서는 법인이 부담해야 할 교직원들의 보험·연금까지 교비로 충당하는 도덕적 해이 현상도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여기에 도내 일반 사립대학 90% 이상이 교비 적립금을 그득하게 쌓아 놓은 채 학생들 등록금을 최대 77.0%이상 학교운영비로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9년 말 회계를 기준으로 한 지난해 대학 알리미 공시자료에 따르면 예산 부풀리기에 편법으로 악용된 도내 일반 사립대학 8개교의 미사용 차기 이월금은 △건국대가 333억 5859만 1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서원대 99억 4822만 7000원 △극동대 89억 2380만 9000원 △영동대 45억 1676만 1000원 △세명대 23억 436만 3000원 △청주대 8억 5940만 3000원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 3억 7083만 5000원 △중원대 2억 7635만 2000원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극동대학교는 미사용 차기 이월금이 전체지출예산 대비 20.4%를 차지하고 있으며 서원대 16.5%, 건국대 10.5%로 두 자리 수를 기록하고 있다. 예산 집행에도 문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직원들의 보험·연금 등을 위해 재단이 출연해야 하는 법인 부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학교가 90%이상에 달했다. 사학 재단이 법인 부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으면 학교 회계에서 이를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낸 등록금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어 등록금 인상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김선동(서울 도봉을) 의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전국 4년제 사립대 155곳 중 법인 부담금을 절반도 내지 않은 학교가 64%에 이르는 99곳이다. 또 완납하지 않은 학교가 무려 82%에 이르는 127곳으로 나타났다. 도내에서는 4년제 일반 사립대학 중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만 실제 부담률이 100.2%로 완납(초과부담)했고 나머지 건국대(99.0%), 극동대(9.4%), 세명대(2.8%), 청주대(1.0%) 등의 순으로 저조한 납부율을 보였다. 심지어 서원대학교는 법인부담금 10억 6013만 4000원 중 실제 부담액은 0원이었다.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이다.

   

문제는 법인 부담금을 내지 않은 대학 상당수가 거액의 적립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원대학교는 2009년 말 현재를 기준으로 법인 적립금은 0원이었으나 교비 적립금은 무려 323억 3503만 6000원이었다. 청주대학교는 법인 적립금 6억 6892만 9000원에 교비 적립금을 합칠 경우 2193억 5432만 4000원에 이르렀다. 순수 법인 적립금이 가장 많은 곳은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로 116억 1685만 5000원이었으나 전체 적립금은 150억 1769만 9000원으로 두 사립명문에 미치지 못했다. 이 밖에도 건국대 법인적립금은 5498만 4000원으로 교비를 합칠 경우 408억 5644만 3000원, 극동대 7000만원, 세명대  1304억 6164만 2000원이다.

서원대학교 이성용 기획팀장은 "오랜 학내 분규를 겪으면서 2년 동안 집행하지 못한 예산이다"며 "앞으로 설계에 들어간 기숙사를 짓고 강의동 개축하는데 사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청주대학교 안영호 기획예산팀장은 "사학 재단의 경우 학교 설립 시 전 재산을 출연했기 때문에 수익사업을 창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수익사업도 여의치 않을 경우 학생들 등록금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국립대가 학생 1인당 평균 800만원을 지원 받을 경우 사립대는 10분의 1에 해당하는 80만원을 보조받는 형국이다"며 "그동안 장학금, 교수연구비, 2000억 원 이상의 시설투자 등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갔다. 하지만 사회 정서를 감안해 고통분담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형국이고 앞으로 장학금 혜택이나 우수 교원 확보를 통해 교육의 질적 향상과 더불어 학생과 부모들의 부담을 줄여 줄 예정이다"고 전했다.


등록금 높은 청주대 중도탈락 학생도 '최다'
총 828명 중 자퇴가 445명… 재적학생 대비는 중원대 최고

   
도내 대학생들이 중도에 학업을 중단하는 원인으로 높은 등록금도 적지 않은 양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알리미가 지난해 공시한 중도탈락 학생들 현황을 보면 등록금이 가장 비싼 청주대학교가 재적학생 1만 9728명 중 4.2%에 이르는 828명이 중도에 학업을 중단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유는 자퇴가 445명으로 가장 많았고 미복학 274명, 학사경고 51명, 재학연한초과 31명, 미등록 25명, 기타 2명 순으로 집계됐다.

더욱이 앞서 등록금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난 도내 사립대인 극동대가 재적학생 5388명 중 6.2%에 이르는 367명이 미등록해 중도 탈락했고 영동대도 재적학생 4423명 중 6.5%에 이르는 286명이 중도 탈락했다. 사유는 자퇴가 18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 대학은 도내 4년제 일반 대학 중 등록금이 비싼 상위 50%에 포함되어 있는 학교다.

하지만 전체학생 대비 중도탈락자 비율에서는 중원대가 221명 중 23명(10.4%)이 중도탈락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다음으론 영동대(4423명중 286명) 6.5%, 극동대(5388명중 367명) 6.2%, 서원대(3414명중 573명) 6.1%, 세명대(1만2448명중 713명) 5.7%, 청주대(1만 9728명중 828명) 4.2%, 꽃대(838명중 19명) 3.0%, 건국대(2만2253명중 331명) 2.1% 순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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