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 약 시장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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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 약 시장을 말하다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2.01.0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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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철수 사회문화부 기자

묵은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설레임은 누구나 똑같지 않을까요. 하지만 한 해를 보내면서 잊혀 지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충청리뷰가 올해의 학술부문 어워드로 선정한 충북대학교 수의과대 김윤배 교수이죠. 그는 캐나다 연구팀과 함께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합성효소로 노인성 치매치료에 성공한 인물입니다.

노인성 치매는 초 고령 사회에 접어들면서 85세 이상 노인에게 주로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젊은층에게도 많이 발생해 세상을 긴장 시키고 있습니다. 수년 전 사랑을 받았던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라든가 수애의 눈물연기로 인기를 끌었던 TV드라마 '천일의 약속'처럼 치매는 삶 자체를 황폐하게 만드는 무서운 병입니다. 이쯤 되면 김 교수의 연구 성과가 얼마만큼 큰 것인지 가늠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는 처음 국방과학연구소에서 14년간 재직하며 신경가스 연구를 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신경줄기세포를 응용한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됐고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해 보고 싶어 충북대 수의과대에 투신해 오늘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의 연구는 아직 실용화 단계는 아니라고 합니다. 적어도 공신력 있는 3개 의료기관에서 70명 이상의 임상실험을 거쳐야 일반인들이 투약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김 교수에겐 요즘 연구 성과에 대한 기쁨보다 걱정이 앞선다고 합니다. 언론보도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 제약사나 식품회사 등에서는 투자를 주저하고 있어 외국 투자자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국가 지적재산을 빼앗기는 꼴이 될 것이란 안타까움인 듯 했습니다.

놀라운 연구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선 투자자를 찾지 못해 연구 성과를 외국에 빼앗기는 현실이 못내 아쉬운 것입니다. 이는 최초의 연구 성과를 높이 평가하는 외국 사례와 달리 검증된 연구결과를 선호하는 국내 의과학산업계의 풍토 때문이라고 합니다. 위험 부담을 안기보다 검증된 약품을 저작권이 풀리는 15년을 기다렸다가 대량으로 복제해 판매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그릇된 인식이 뿌리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우리 의과학산업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고 복제약 천국으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그리고 자유무역시장(FTA)이란 세태에 초토화 될 것이란 우려까지 내 놓고 있습니다.

단적인 실례로 희귀난치성 질환자가 우리나라에서 허용되지 않는 신경줄기세포 주사를 맞기 위해 항공료가 싼 중국을 찾는 실례를 볼 때에 우리나라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신경줄기세포 투약은 유럽이나 미국, 일본, 중국 등지에서는 암암리에 허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만큼은 허용되지 않고 있어 유럽이나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항공료가 싸고 일본보다 비교적 비용이 저렴한 중국 의료시장이 각광받고 있다고 합니다. 검증되지 않은 의약품을 시판하려 하지 않는 노고도 이해 하지만 세계 최초의 연구 성과를 사장시키거나 외국에 빼앗기는 것도 그리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관계당국의 보다 세심한 관심이 필요할 때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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