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지의 밤하늘을 찍는
안해도 씨의 ‘별 볼 일 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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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승지의 밤하늘을 찍는
안해도 씨의 ‘별 볼 일 있는 세상’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2.02.02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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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문화유적지의 밤하늘을 찍는 이가 있다. 바로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에서 일하고 있는 안해도(33·사진)씨. 그는 충북 청주가 고향으로 충북대학교에서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했다. 고고미술사학은(考古美術史學)은 말 그대로 고대 미술 사학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회화, 조각, 건축, 공예 등 옛 시대의 미술 변천과 발달 과정 전반에 관한 역사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고고미술사학도가 어떻게 한국의 문화유적지 밤하늘을 사진기록으로 남기는 사진작가가 됐을까. 그는 우선 대학에서 별자리를 연구하는 천문학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천문과학관에서 일하게 됐다. 한마디로 취미가 직업이 된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빛광이 심해져 후손들이 별을 보기 힘들어 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 한국 문화유적 명승지의 밤하늘을 찍기 시작했다고 한다.

“유구한 세월이 흘러도 별은 항상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다. 하지만 모진 풍파에 문화재는 훼손 될 수도 있다. 500년, 1000년이 흘러도 그 자리에 있어 역사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 유적지의 밤하늘과 풍경은 세월이 흐르면서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그것을 사진으로 보존해 유구한 세월의 흐름 속에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문화유적지의 밤하늘을 찍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하면서 전국 문화 유적지 답사를 적지 않게 다녔다. 그 덕분에 문화 유적지의 밤하늘을 사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어렵지 않다. 경주 남산의 용장사, 영동 천태산의 영곡사의 3층 석탑 등. 그는 주로 ‘탑과 밤하늘의 별’을 사진으로 찍는다. 또 이를 천문 영상으로 제작해 동호회 시사회 및 과학관 홍보 영상으로 활용하고 있다.

▲ 영동 천태산 영곡사 망탐봉 3층석탑.
지난해 8월에는 서울 혜화역에서 회원전을 갖기도 했다. 3000여명이 다녀 갈 정도로 반응이 좋아 회원들의 논의를 거쳐 전시회를 가질 계획을 갖고 있다. “수도권 전시회에서 벗어나 보다 많은 동호인들과 일반인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대구, 대전 등 순회 전시회를 갖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그는 또 지난해 7월엔 KBS한국방송 인기프로인 스펀지0에 ‘대한민국 밤하늘’이란 영상을 제공하기도 했다.

사실 그는 지난해까지 인터넷 포털 네이버 ‘별 하늘 지기’란 블로그 운영자이기도 했다. 현재도 부매니저를 맞고 있다. 또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와 홈페이지(http://star-trail.kr)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그 사이 양평, 원주, 가평 천문대 등에서 천문 교육 강사로도 활동하기도 했다. “별 이야기와 사진을 보관하고 널리 알릴 수 있는 창구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개인 블로그를 운영해 오다가 지난해 개인 홈페이지까지 개설하게 됐습니다.”

▲ 지난해 강원도 횡성 천문인 마을에서 춘계 정기관측.
이 밖에도 안 씨는 별이랑(Withstar),Starry night 동호회장 및 부회장, 다음 천문카페 ‘별’을 운영할 정도로 다방면으로 활동 중이다. 그래서 지난해 제 43회 (사)한국사진작가협회 청주지부 전국 사진공모전에서 입선을 하는 등 각종 수상경력도 자랑하고 있다. 지난 2008년 10월부터 2010년까지 한국천문연구원 홍보팀에서 근무하면서 이동천문대(Star Car) 관측행사를 진행했던 안씨는 현재 충주고구려 천문과학관에서 천문 교육 강사로 근무하고 있다.

▲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 별의 일주. 사진=안해도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은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개장하고 있다. 오전에는 태양을 관측할 수 있고 야간에는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 그리고 매 30분마다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펼쳐지고 있다. “천문대에 대해서 모르고 왔던 초·중등학생들이 설명을 들으며 관측대상(별)을 보고 환호성을 지르는 것을 보면 보람이 느껴집니다.” 요즘 그는 고향의 밤하늘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천년고찰 천태산 영곡사는 물론 화양동 계곡, 정북토성의 밤하늘을 찍었다.

그런 그에게 한 가자 바람이 있다. “외국에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문화 유적 명승지의 밤하늘을 찍은 각종 사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누구나 볼 수 있는 통일된 웹 사이트가 운영 중에 있습니다. 한국에도 별 사진을 함께 찍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현대 건축물을 배경으로 하거나 저처럼 문화재나 유명 관광지, 명승지를 배경으로 해서요. 하지만 모두가 개인플레이입니다. 한국도 이런 역사적 보존가치가 있는 사진을 하나로 묶어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웹사이트가 개설되어 운영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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