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부각…慶 부상…鄭·朴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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宋 부각…慶 부상…鄭·朴은 부담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2.08.2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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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으로 범 친박 프레임, 새롭게 형성돼
정우택 최고위원 불구, 박근혜에게 짐 될 수도

<새누리당, 친박 선장역할 놓고…>  

▲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번 대선에 기여함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려고 한다. 당내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선출됨에 따라 기존의 친박 프레임을 뛰어넘는 새로운 정치구도를 필요로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광호, 경대수, 정우택, 박덕흠 의원.

새누리당이 추대식이라 할 정도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대선후보로 선출함에 따라 당내에서 보여준 파괴력이 울타리를 넘어 대세를 형성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근혜 후보는 2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선거인단 투표 86.3%, 여론조사 74.2%를 득표했다. 박 후보의 전체 지지율은 84.0%로,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포함) 역대 대선후보 경선 사상 최고득표율이다.

박근혜 파워는 같은 당 이명박 대통령이 심각한 권력누수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치러진 지난 4.11총선에서 박근혜 식(式) 신장개업이 부분성공을 거두면서 이미 그 위력을 보여준 바 있다. 4.11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예상을 뒤엎고 과반점유에 도달한 것은 충청·강원 등 이른바 중부권벨트에서 대반전을 이뤄낸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12월 대선에서도 이 지역 표심이 선거결과에 결정적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08년 18대 총선의 중부권벨트 의석점유비율을 보면 총 32석(개표일 기준) 중 자유선진당이 대전·충남지역 독주로 14석을 차지했으며, 민주당 10석, 한나라당 6석, 무소속 2석이었다. 그러나 지난 4.11 총선에서는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이 19석으로 다수당이 됐고 민주통합당 10석, 자유선진당(총선 뒤 선진통일당으로 개명) 3석 순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이는 충청도당이라는 정체성을 지녔던 선진통일당의 지역장악력이 급속도로 추락한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공간확보에 성공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충북은 17·18대 총선에서 자유선진당 세력이 미미했던 곳으로, 절대 다수당이었던 민주당이 새누리당과 1대 1 어깨싸움에서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에 대한 원인을 놓고 민주당 의원들이 주는 ‘다선 피로감’을 원인으로 꼽는 분석도 있지만 그 누구도 ‘박풍(朴風)이 불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박풍의 진원은 일단 옥천이 고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라는 점에 기인한 심정적 요인에서 출발한다. 더불어 2005년 당대표 시절 호남고속철 분기역으로 오송역을 당론수준에서 확정했고, 세종시 수정안을 밀어붙인 이명박 대통령과 달리 원안에 힘을 실어 충북의 민심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어찌 됐든 충북의 친박은 박정희·육영수에 대한 향수로부터 시작돼 그 뿌리가 깊다.

윤진식 의원만 빼고 범 친박

새누리당의 대선전략은 정권재창출을 부각시키기보다 지지도가 곤두박질친 이명박 대통령과 적절히 거리를 두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까지의 친이-친박 프레임을 뛰어넘는 새로운 지지기반을 형성해야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실제로 4.11 총선을 기점으로 전통적인 친박과 새로운 지지세력 간에는 권력의 부침이 감지되고 있다.

일단 원내 5명 중에는 왕의 남자로 불리는 윤진식(충주) 의원을 제외한 4명의 의원이 범(凡)친박이다. 이 가운데 급부상하는 인물은 경대수(증평·진천·괴산·음성) 도당위원장이다. 경 의원은 박 후보의 경선 준비조직인 ‘국민행복캠프’의 충북조직책을 맡았다. 당선 전까지 계파가 불분명했던 경 의원은 당의 대선승리를 위해 중책을 맡았다고 보면 된다.

박근혜 후보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5.16에 대한 역사적 평가 등에 있어서도 경 의원은 박 후보의 든든한 엄호세력이다. 실제로 경 의원은 충청리뷰가 5.16의 역사적 평가를 물었던 737호(7월27일 자) 취재에서 “박정희 대통령 집권 이후 자유시장경제체제와 개방체제를 바탕으로 국가경제발전을 위한 인프라가 구축되었다. 또 중산층을 늘리는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남북 대치 상황이란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대한민국을 불과 반세기 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만드는 초석을 다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절대적으로 불리할 것으로 예견됐던 현역 정범구(민주통합당) 의원과 대결에서 역전승을 거둔 것도 경 의원의 확장성을 보여준 것이다.

정우택 성접대 의혹 대선까지 유효

송광호(제천·단양) 의원도 윤경식(청주 흥덕갑) 전 의원과 함께 전통적으로 충북의 친박 투톱으로 상징적 자리매김을 해왔다. 송 의원은 그동안 지지해왔던 박 후보의 대선출마가 결정됨에 따라 계파 간 갈등해소를 위한 해결사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최고위원의 자리에까지 오른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도 2006년 자민련에서 한나라당으로 건너오는 과정에서 “박근혜 당대표가 영입한 도지사 후보 1호”임을 부각시키며 일찍이 친박 명부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그러나 도지사 재임시절에는 철저하게 중립적 행보를 지켰다. 최고위원 선거과정에서 다시 친박계로 분류됐지만 대선정국에서 중부권벹트를 대표하는 최고위원의 파워를 보여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4.11총선 과정에서 불거진 성접대 의혹 등이 여성인 박 후보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정치입문에 좌절한 뒤 고향(옥천)에 돌아와 당선된 박덕흠(보은·옥천·영동) 의원도 친박을 자처하지만 당선 전까지는 친이계 의원들과 돈독한 유대관계를 맺어왔었다. 3자구도로 치른 4.11총선에서 40.67%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이는 정작 박근혜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것으로 보는 게 맞다. 총선과정에서 불거진 버스관광 논란과 관련해 선관위가 ‘박근혜 후보의 선거운동이었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림에 따라 오히려 박 후보에게 짐이 된 측면도 있다.

송광호 의원 “정몽준·김문수 만나겠다”
농촌지도자연합회, ROTC중앙회 등도 흡인 대상

송광호 의원이 신났다. 송 의원은 “박근혜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훌륭한 지도자를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4선의 중진의원으로서 박근혜 후보를 돕기 위한 독자행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몽준, 김문수 등 대표적인 비박 중견 정치인들을 1대 1로 만나서 외형적으로라도 함께 갈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는 것.

송 의원은 더불어 “초·재선 의원 중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이 없도록 맨투맨으로 만나서 다독이겠다. 이것은 박 후보의 부탁이나 지시와는 상관없이 내 판단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운동은 각자가 알아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이밖에도 자신이 ROTC 출신(3기)인 점을 고려해 ROTC중앙회의 박근혜 지지를 이끌어내고, 제천시 봉양면의 김성응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장을 중심으로 농촌지도자들을 한데 묶어서 이들의 지지선언도 받아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4선의 현역 최고령 의원이 들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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