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프로’만이 살아남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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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프로’만이 살아남는 세상
  • 충북인뉴스
  • 승인 2013.05.2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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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회 변호사<법무법인 청주로>

두꺼비 산란지 원흥이방죽 보전문제로 유명해진 산남동은 불과 10년 전만 하여도 논과 밭사이에 몇 개의 마을이 있던 전형적인 농촌지역이었다.

그런데 법원과 검찰청의 이전부지로 확정되고 당시 노무현 정부의 중앙정부조직 지방이전발표에 따른 충청권 부동산 경기 붐에 편승하여 상가부지가 3.3㎡당 2, 3000만원에까지 이를 정도로 초고가로 토지분양이 이루어져 상전벽해가 된 신도시 지역이다.

2007년 입주가 시작될 당시에 일찍이 산남동으로 이사와 살고 있고 직장도 산남동에 있는 관계로 이곳 동네 상가의 성쇠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보게 된다. 그런데 입주초기에 창업한 상가중에서 현재까지 문을 열고 있는 점포의 숫자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불과 1년 전에 점포가 바뀌면서 공사한 인테리어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철거되고 다시 공사가 진행되는 상가도 있고, 6년간 주인과 상호가 서너 차례나 바뀐 상가까지도 보게 된다.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료가 상가의 손익분기점이나 생존한계점을 높여 웬만큼 장사가 잘되지 않고서는 오래 버틸 수 없는 환경이 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에 직장에서 은퇴한 베이비부머들의 창업러시로 우리나라의 자영업자중 50대가 30%, 60대가 24%나 차지하고 있으며, 음식점, 도소매업의 경우 매년 60만명이 창업하고 같은 수가 망한다고 하니 비록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이러한 사정은 산남동만의 얘기는 아닐 것이다.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OECD 국가중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은 지나치게 높은 편이고, 넘쳐나는 자영업자들로 인하여 많은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보도된 통계를 보면 최고 34%대였던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이 최근에는 22%까지 하락하였다고 한다. 겉으로 보면 매우 바람직한 변화다.

그러나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지가 않다. 자영업에 종사하던 경제인구가 다른 분야로 진출하여 자영업자가 감소하였다면 이는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 환영할 만한 뉴스지만 대거 창업에 나섰던 베이비부머들이 대부분 망하여 폐업을 한데서 비롯된 통계라는 점을 알고 나면 너무나 서글퍼진다.

베이비부머 창업자들의 대거 폐업사태는 중산층의 몰락으로 구매력 저하의 원인이 되어 그렇지 않아도 침체된 경기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국가경제적으로 재앙임은 물론이고 개인적으로도 극빈층으로 전락되는 경우가 많아 사태가 심각하다.

이에 대하여 거시적으로는 중소기업 육성을 통하여 5, 60대가 은퇴 후에 수십 년간 갈고 닦은 지식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중소기업에 취업이 되도록 하여 전혀 문외한인 영역에 도전하지 않아도 되게 하고, 미시적으로는 대자본의 골목상권 진출 규제를 통하여 동네상권을 보호하자는 등의 대책이 논의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자영업을 창업하는 사람들의 마인드가 제일 중요하다. 과거의 체면이나 겉치레로 처음부터 크고 멋진 매장을 원하거나 쉽고 편한 아이템을 택하여 손쉽게 돈을 벌려는 생각은 실패의 지름길이므로 본인의 적성, 능력, 나이에 맞으며 즐기며 길고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여 최선을 다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여기에 하나를 더 보태고 싶다. 이것이 아니면 죽는다는 악착같은 각오로 고객에게 정성과 최선을 다하는 마음, 즉,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정신으로 무장한 사람만이 폐업자의 대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인의 몸가짐, 마음가짐과 고객을 대하는 태도만 봐도 살아남을 가게인지 망할 가게인지 알 수 있다. 진정한 ‘프로’만이 겨우 살아남는 거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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