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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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란 무엇인가
  • 충북인뉴스
  • 승인 2013.06.0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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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갑 비봉초 교사

학교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무엇을 배워야 하고 교사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다. 우리나라 교육법 제2조는 교육의 목표에 대해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과 태도를 기르고…”라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 땅에서 학교와 교육을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의문을 갖게 된다.

전 거창고등학교 교장이었으며 참여정부 시절 교육혁신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였던 전성은 씨는 “학교의 출발이 철저히 국가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전쟁에 필요한 전사의 양성(화랑도와 프러시아의 사례를 보라)이 목적이었고, 그 다음이 세금을 걷기 위해 글을 쓸 줄 아는 관리의 양성과 왕실을 지탱해 줄 종교에 필요한 사제를 양성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모두 국비로 설립되고 운영되었다. 오늘날은 어떤가?

EBS는 2011년 교육대기획 <학교는 무엇인가?>라는 총 10부작으로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과 깨우침을 선물했다. 제작진이 찾아낸 진실은 “행복한 교육의 시작은 바로 부모, 가정에게서 비롯되며 부모가 올바른 교육철학으로 바로 설 때 아이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하게 스스로 배움의 길을 찾아 간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교육은 전반적으로 신자유주의의 이념(1995. 5. 31-이른바 5·31 개혁) 아래 미국과 영국 방식의 자율과 선택, 이에 따른 경쟁을 일관되게 강조하여 왔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의 논리는 OECD의 PISA(2003. 3006. 2009)의 성적 결과의 공개와 함께 유럽 모델을 주목하고 비교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즉,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등의 유럽 모델을 주목하게 된 것이다. 사교육이 거의 없는 네덜란드 초등학생들은 책가방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데 이유인즉, 공부는 학교에서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덴마크의 교육자 그룬트비는 “성공한 학교는 선량한 시민을 기르는 집이어야 한다”라고 말하였다. 이는 핀란드 교육 개혁을 일선에서 19년간이나 이끈 교육청장관 에르키 아호(2010)의 말과도 일치한다. “경쟁은 좋은 시민이 된 다음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학교에서 더 많이 실패 하고 시행착오가 허락되는 가운데 배움을 얻어야 한다. 패자부활전이 있어야 하고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보편적 교육에는 실패를 해도 되는 재도전의 기회를 보장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가로 지르는 바(bar) 뒷편에 부상을 막아주는 푹신한 매트가 없다면 누가 감히 높이뛰기를 시도할 것인가 라는 의문은 정당하다. 이제 경쟁은 필요하지만 공정해야 하고 또한 따뜻해야 한다. 인간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

똑똑한 인재 한 사람이 10만 명을 먹여 살릴 것이라는 신화(神話)는 소수의 영재 교육을 위한 많은 혜택과 세금의 투자를 당연시한다. 문제는 그 영재의 방향이다. 그(녀)가 올바른 시민의식과 양심 있는 지성인으로서의 품성을 갖추지 못하였을 때 사회는 커다란 대가를 치르게 됨을 망각한다.

학교 교육을 잘 받은 아이들이 비판하는 생각들을 할 줄 모르고 올바르게 토론하지도 못하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이 그것이다. 안나 하렌트의 지적처럼 “성찰하지 않는 지식인”은 위험하다. 그래서 교육의 공공성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문용린 교육감은 교육의 목표가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행복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아이들은 학교교육이 섬겨야 할 목적이지 수단이 아니다”라는 전성은의 말을 주목하자. 학교를 더 이상 저렴하고 비루한 장사판이 되도록 강제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는 학교에서 학생, 교사 그리고 학부모 모두가 행복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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