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강희 편집위원 |
청주사람치고 김원근·김영근 형제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1800~1900년대를 살다간 사람이지만 충북의 대표적인 사학 청석학원을 설립한 교육자이기 때문에 누구나 그 이름 앞에 존경을 표한다. 먹고 살기도 힘든 그 시절에 돈을 모아 학교를 설립했다는 것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이렇게 일찍이 학교를 세운 교육자 덕에 청석학원은 크게 발전했다. 재단 산하 7개 학교를 거쳐간 사람만도 헤아릴 수 없이 많고, 성공한 사람도 많다.
청주대의 모체는 1924년 설립된 대성학원이다. 하지만 2013년 지금 청주대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89년의 역사를 간직한 대학은 총장선출을 둘러싸고 총장과 구성원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김윤배 총장은 설립자의 손자로 지난 2002년 초부터 총장을 해왔다. 올해 말이면 연속 3번, 12년 동안 하는 것이다. 이 정도면 아무리 훌륭한 총장이라도 구성원들 입에서 ‘바꿔보자’는 소리가 나오기 마련이다.
하물며 김 총장은 특별한 업적을 남기지도 못했다. 지역사회에서는 김 총장을 설립자 후손 정도로 알고 있지 특별히 학교를 발전시킨 인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3대 총장을 지낸 김 총장의 아버지인 김준철 씨 역시 그랬다.
김 총장이 총장이 될 때 찬성파들은 설립자 가족이 들어와야 돈을 투자하고 학교가 발전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찬성파들은 아직도 이 논리를 써먹는다. 자기 것이기 때문에 그 만큼 투자하고 아낀다는 얘기다. 정말 그럴까. 그렇다면 12년 동안 무엇을 했는가.
‘중부권 최고의 명문사학’이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걸었지만, 청주대는 충북내 사학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김 총장은 학교를 발전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내 것’이라는 소유에 집착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내 학교이기 때문에 총장도 내 마음대로 한다는 논리 아니겠는가.
우리나라의 수많은 사학 중 설립자의 교육이념을 계승 발전시키고 있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많은 사학들이 대를 이어가면서 족벌경영과 교비 횡령, 인사권 남용 등을 자행해 지탄을 받았다. 또 때로는 돈을 탕진하고 학교를 팔아넘기기도 했다. 청주의 운호학원도 설립자 2세가 맡으면서 그런 흉한 꼴을 당했다.
그러나 학교는 설립되는 순간 공공의 재산이 된다. 그 많은 사학들이 인재양성을 위해 큰 역할을 했으면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전횡을 일삼기 때문이다. 그것은 학교가 ‘내 것’ 이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비롯된다. 김윤배 총장도 청주대를 공공의 소유라고 생각한다면 더 이상 총장 욕심을 낼 수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청주대는 김윤배 총장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