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시 초반 갈등 있겠지만, 크게 걱정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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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시 초반 갈등 있겠지만, 크게 걱정마라”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4.06.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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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통합 청주시장 당선자 “시민들이 원하는 건 경제살리기"
비전·시정방침·로고 등 9월 발표···상생발전 합의사항 이행강조

6·4 지방선거 결과 충북지역에서 최대 이변을 일으킨 사람은 이승훈 청주시장 당선자다. 예상과 달리 새누리당 경선과정부터 선전하며 본선에서까지 승리했기 때문이다. 출판기념회 때 자기표절 논란부터 경선 전 당원명부 유출시비까지 크고 작은 일을 겪은 그는 어쨌든 첫 통합시의 역사를 쓰게 됐다. 청주·청원은 같은 가족이었으나 남의 손에 헤어져 69년을 살다 마침내 살림을 합치게 됐다. 때문에 초반에는 갈등과 혼란이 예상된다. 그래서 이 당선자가 인구 84만명의 큰 도시를 어떻게 잘 운영할지 기대반 우려반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 이승훈 청주시장 당선자. 사진/육성준 기자

청석빌딩 3층 당선자 사무실에서 청주·청원통합과 민선6기 청주시 출범을 준비 중인 그는 피곤해 보였다. 한시도 쉴 틈 없이 행사참석과 면담이 예정돼 있다고 했다. 얼굴도 햇빛에 그을려 까무잡잡했다. 책상 오른쪽에는 통합청주시 출범 일정표가 세워져 있었다. 양 지역 통합은 축제이고, 어렵게 성사된 만큼 시민들은 이 축제를 즐길 자격이 있다. 그러나 어찌된 게 통합을 앞두고 주 관심사가 통합시 공무원들의 인사와 통합시의회 전반기 의장을 누가 할 것이냐 등에 맞춰져 있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시민들이고, 통합시를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로 만들 주인공들도 바로 시민들이다.

이 당선자는 “통합시 출범은 잘되고 있다. 공무원들은 그동안 승진인사 놓고 지지고 볶았다. 통합 때문에 그런 건 아니다. 통합 후 갈등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크게 우려할 일 없다. 초반에는 청주출신이냐, 청원출신이냐 따질 것이고 인사상 불이익을 받으면 문제 삼겠지만 곧 괜찮아 질 것이다.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시의회 전반기 의장 선출을 놓고도 청주 출신이 하느냐, 청원출신이 하느냐 말들이 많다고 하자 “청원·청주 상생발전 합의사항은 지켜져야 한다.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지 상황에 따라 지켰다 안 지켰다 하면 되겠는가”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앞으로 3대 의회 전반기 의장 및 후반기 부의장으로 군 출신 의원을 선출한다는 조항이 이 합의사항에 들어있는 것과 관련해 말한 것. 다음은 이 당선자와 일문일답 내용이다.

- 통합 청주시 비전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슬로건과 로고는 무엇인가.
“비전과 시정방향, 로고 등은 오는 9월초 발표할 계획이다. 당선된 직후 국·과장들에게 현안보고를 받으면서 내 생각을 밝혔다. 이것을 토대로 공무원들이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취임해서 7~8월 두 달 동안 업무보고를 다시 받아 방향을 잡은 뒤 비전을 제시할 것이다. 민선6기 때 중점적으로 추진할 프로젝트를 선택하고 여기에 맞춰 조직개편과 인사도 있을 것이다.”

- 선거 때 제시한 비전은 청주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이었다.
“선거전에 알아보니 시민들은 경제, 지도층은 믿을 수 있는 사회건설을 가장 원했다. 또한 경제는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했다. 그래서 경제살리기로 정했다. 민선5기는 돈 버는 쪽을 너무 등한시했다. 미래 먹거리분야를 개척해 청주시가 먹고 살 길을 마련해야 하나 이런 게 안되어 있다. 선거 토론회 때 대전은 경제, 세종시는 행정중심인데 청주시는 주거와 휴양기능을 할 것이라는 상대 후보 얘기를 듣고 너무 나약한 비전이라고 생각했다. 시민들이 원하는 건 돈이 돌아서 풍요로워 지는 것이다. 과거에 문화·복지에 신경썼다면 앞으로는 경제에 관심을 쏟을 것이다. 그렇다고 복지에 돈을 안 쓴다는 건 아니다. 경제를 살리면 파이가 더 커져 복지에 쓸 돈이 자연 더 많아진다.”
이 당선자는 선거 때 ‘4 B·E·S·T+SAFE’ 공약을 제시했다. BEST는 Bountiful(풍요로운), Energetic(역동적인), Scenic(섬김·나눔이 있고 아름다운), Trust(믿음을 주는) 청주를 말한다. SAFE는 말 그대로 안전한 청주를 의미.

- 그래도 경제살리기라는 비전은 너무 평이하지 않나. 경제를 살리는 일은 지자체가 당연히 해야 할 일 아닌가.
“많은 지자체가 이런 공약을 제시하지만 다 하지는 않는다. 일자리를 만든다고 하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른다. 그러나 나는 30년 동안 경제부처에서 일하면서 국가경제 키우는 것을 봐왔다.”

- 통합시 출범 후 9월에 조직개편과 인사를 다시 할 계획인가.
“내가 중점적으로 이끌어갈 분야를 강화시킬 것이다. 예를 들어 투자유치·오송역세권사업·테크노폴리스·청주공항 MRO사업 등에 대한 전담부서가 없어 이를 신설하거나 개편할 것이다. 그러면 인사도 필요하다. 인사는 이번에 하지 않은 승진인사를 포함해 필요한 부분을 할 것이다.”

- 민선5기 청주시의 비전인 ‘녹색수도 청주’는 자동 폐기되는 것인가.
“비전이 아닐 뿐이지 그대로 한다. 녹색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굳이 목표로 잡지 않아도 계속 해야 할 일이다.”

- 청주는 직지의 도시다. 직지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궁금하다.
“청주시의 대표 브랜드가 직지인가? 이 게 궁금하다. 하지만 시민들로부터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다. 무엇을 대표 브랜드라고 생각하는지 차제에 시민들에게 의견을 물어볼 생각이다. 그런 다음 답이 나오면 이것을 가지고 시민들의 동의를 얻는 절차를 밟을 것이다. 내부 동의를 얻지 못하면 외부인들에게도 얻지 못한다. 청주시에 아직까지 대표 브랜드가 없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 당선자의 공약 중 오송역세권개발과 저비용항공사 설립이 있다. 오송역세권사업은 민선5기 때 추진했으나 민간자본 유치에 실패했고, 저비용항공사는 민선4기 때 설립·운영했으나 문을 닫았다.
“오송역세권사업은 주민들이 환지방식 개발을 하기 위해 12월까지 주민동의를 받고 있는데 지켜본 뒤 어떻게 할지 검토하겠다. 민간방식이 어렵다면 공영개발도 검토하겠다는 얘기다. 그리고 저비용항공사는 청주공항 활성화 차원에서 설립을 돕겠다. 기업에서 청주시를 보고 투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행정적 지원을 할 것이다.”

한편 이 당선자는 착하고 성실한 스타일이나 카리스마가 없다는 평을 듣는다. 그는 행정고시 합격후 첫 직장이었던 청원군청에서 만난 고일준(63) 씨를 최근 정무 보좌관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선거 캠프에서는 일을 하지 않아 모두 의아해 했다. 고 씨는 청원군·청주시·충북도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고, 정우택 지사 비서실장을 한 뒤 퇴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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