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작가들이 청주시 찾는 이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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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작가들이 청주시 찾는 이유 있네
  • 오혜자 기자
  • 승인 2014.06.20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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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정혜숙·김해진·그레고리 배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좋아요”
수준높은 작가 참여·교류 OK, 미술관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은 과제
2007년 개관한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그간 국내외 작가들의 작업공간을 지원하는 레지던시 기능을 주로 하면서 작가교류와 지역교류 및 시민들의 예술체험기회를 꾸준히 늘려왔다. 선정 작가들은 작업실을 무료로 쓸 수 있고, 기획전·교류전·작가워크숍에 참가할 수 있다.

무료로 쓸 수 있는 기간은 3개월·6개월·1년 중 선택한다. 때문에 작가들 사이에서 이 스튜디오는 꽤 인기가 있다. 대외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평도 받고 있다. 하지만 지역 예술환경의 의미있는 변화를 지속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나 미술관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 등 풀어나갈 과제도 만만치 않다.

사진/육성준 기자

현재 15명의 국내외 작가가 입주해 있는데, 의외로 그중 지역작가는 6명뿐이고, 나머지는 타 지역과 해외 작가들이다. 지역 신인작가가 지원하기에는 문턱이 높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정상수 학예연구사는 국내외 작가들이 이곳을 희망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 “수준 높은 작가들의 참여와 교류가 우리 역량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고, 일정을 마치고 자신의 나라와 지역으로 돌아가서 우리 지역을 알리는 역할 또한 톡톡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낯선 지역에 대한 호기심은 작품과 연결되기도 한다. 프랑스 유학파 정혜숙(37) 작가는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를 인상 깊게 여겼다. “아름다운 작품들과 공간에 반했다. 회화를 전공했지만 재료에 관계없이 무엇을 표현하는가에 집중한다. 여기에 와서 청주라는 지역이 가지고 있는 문화 컨텐츠들에 호기심이 생겼다”라며 청주가 주는 상상력을 작품에 결합해 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외에서 몰려오는 작가들

부산 출신인 김해진(31) 작가는 옥상에 관심이 많다. “익숙한 곳, 생활 속에 있으면서도 버려진 공간을 주목한다. 옥상에 올라가 동네옥상들을 바라보며 지낸 어린 시절이 작품의 모티브가 됐다.”며 청주에서도 옥상이 있는 동네와 오래된 골목을 찾아다닌다고 귀띔했다.

▲ 김해진 작가

미국에서 온 그레고리 배(28)의 작업실 한가운데에 있는 런닝머신은 건강관리용이 아니라 자체가 작품이다. 작가는 런닝머신이 가지고 있는 앞으로 나아가기와 반복하기의 특성과 자신을 연결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작업을 통해 자신을 정리하고 만나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라는 그는 예술인의 작업환경에 있어 요즘은 국내외의 편차가 거의 없다고 평하면서 “작가들이 지역의 정서를 이해하고, 지역과 소통하기 위해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그레고리 배 작가

▲ 정혜숙 작가

타 지역 작가들은 퇴소 후에도 교류전이나 특별전에 참여하곤 한다. 이러한 인적자원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가 국제교류전시를 유치해 다양한 전시활동을 펼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지난 달 열린 한국-프랑스 국제교류 기획전 'TOME 2'는 6기 입주 작가로 현재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이수경 작가와의 공동 기획으로 이루어졌다. 8월에 계획된 중국작가전 역시 입주 경력 작가와 연계해 추진됐다.

타 지역 입주작가들은 공통으로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가 창작지원 작업 공간으로 매력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설과 지원은 창동, 고양, 경기창작스튜디오 보다 적은 편이지만, 청주창작스튜디오는 작업공간이 독립되어 있는 점과 도심 안에 위치해 있어 지역교류가 원활한 점이 좋고, 특히 소소한 문제들을 함께 의논하고 배려하는 운영팀의 마인드가 작가들에게 안정감을 준다는 것.

도서관 속 미술관으론 힘 못받아

아시아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궁금해 한국을 찾는 해외작가들이 늘고 있다. 청주에서도 특색 있는 세계의 예술인들을 만날 기회가 늘어날 것이다. 국내외 예술가들이 일정 기간 머물며 서로에 대한 이해와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는 창작스튜디오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계를 넘어 어울림의 문화를 형성해 나가는 주체로서 보다 적극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전경.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현재 청주시립도서관에 속해 있다. 구조적으로 예술분야의 전문기획과 레지던시 운영에 있어 한계를 갖고 있다. 또한 지역소재 대학들의 잇따른 미술학과 폐과로 교류를 통해 지역예술인의 역량을 높이고자하는 취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청주시립미술관 건립과 함께 스튜디오가 안정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과제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가 국제무대와 연계한 지역 문화예술기반의 주요 축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본다.

한편 지난 6월 19일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해 있는 국내외 작가들의 기획전시가 열렸다. ‘7개의 감각과 8개의 감성(7 sense & 8 sensibility)전'. 15개의 스튜디오 큐브와 작가를 표현한 제목이다. 7월 6일까지 스튜디오 내 전시관에서 회화작품과 스펀지, 도자, 바느질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설치미술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전시기간 중 작가들의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아트마켓과 아티스트 프리젠테이션 등이 진행된다. 청주시립도서관 내에 위치한 미술창작스튜디오는 미술인 창작지원의 일환으로 정기적인 전시와 워크숍을 열고 있다. 올 봄에는 시민들과 작가가 만나는 입주 작가 오픈스튜디오를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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