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한가위 안주거린 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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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한가위 안주거린 되지 말아야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4.08.2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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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상 편집국장
▲ 권혁상 편집국장
정치가 감동은 주지 못할 망정 웃음거리가 되선 안될 일이다. 지난 25일 이시종 지사가 도의회 의장단·상임위원장을 초청해 조찬 간담회를 열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일색이다보니 10명의 새누리 도의원을 새정치 지사 한명이 감당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필자는 민선4기를 떠올리며 새누리 의원-새정치 지사의 기묘한 민선 5기 당정협의회(?)에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7월 8일 충북도의회는 기상천외, 전무후무한 결정을 내린다. 새누리당 21명 - 새정치민주연합 10명의 의원비율에도 불구하고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새누리당이 ‘싹쓸이’했다. 의장, 부의장 2명, 상임위원장 6명, 예결위원장 1명 등 모두 10개의 자리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전체 의원 31명의 1/3에 해당하는 만큼 부의장 1석과 상임위원장 2석 등 3자리를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부의장 1석과 상임위원장 1석 등 2자리를 제시했다. 결국 합의가 늦어지자 개원하자마자 다수결로 밀어부쳐 새누리 일색의 원구성을 마쳤다.

반면 청주시의회는 새누리당 21석 - 새정치민주연합 17석에도 불구하고 상임위원장을 3 대 3 동수로 맡기로 해 ‘상생합의’의 모범을 보였다. ‘상생’ 원구성에 대한 칭송이 넘치자 시의장이 오버(?)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각 의원들에게 2돈짜리 순금배지를 선물(?)했다가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자 비용을 청구하는등 수습에 나선 것. 이 정도면 봐줄만 한 정치판 웃음거리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도의회는 ‘싹쓸이’ 원구성 이후 감동은 애저녁에 사라졌고 웃음마저 자취를 감췄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이언구 의장을 ‘의회 쿠데타’ 주범으로 지목하고 사퇴를 요구했다.

또한 의장이 참석하는 모든 행사를 보이콧하기에 이르렀다. 원구성 이후 이 지사와 도의회 외부 상견례가 무산된 것도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이 의장과 합석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의원 연수도 독자적인 계획을 세워 새누리당과 별도의 프로그램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말그대로 어느쪽도 편치않은 ‘한지붕 두가족’이 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도의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전직 도의장들이 나서게 됐다. 지난 25일 김진호· 한현구·김준석 전 도의장이 이언구 의장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눴다. 전직 도의장들은 조속한 만남과 진지한 대화를 주문했다. 그러자 이튿날 이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8월말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새로운 협상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필자의 개인 의견으로 나름의 협상안을 제시해 본다. 제1안은 당초 새누리당 당초안 대로 부의장 1석, 상임위원장 1석을 9월 정례회 이전에 교체하는 것이다. 제2안은 새정치연합 요구대로 부의장 1석, 상임위원장 2석을 교체하돼 시한을 연말 또는 내년 6월로 미루자는 것이다.

제1안은 ‘기형적인’ 원구성의 책임을 인정하고 새누리당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의장과 새누리당 의원에게 ‘대화 하라’는 주변의 권고는 다름아닌 당초안을 이행하란 뜻일 것이다. 제2안은 당초 원구성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책임의 일부를 새정치연합이 공유한다는 입장을 전제한 것이다. 상생합의라는 대명제를 감안한다면 교체시점에 너무 집착해 선 안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합의가 용이한 것은 1+2 절충안이 될 수도 있다. 우선 전반기에 제1안대로 2명만 즉시 교체하고 후반기에 3명 몫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두 당 소속 의원들의 통큰 합의를 기대하며, 추석명절을 맞아 순금배지보다 더 빛나는 도민들의 박수갈채를 선물로 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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