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신모 총장과 김윤배 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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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신모 총장과 김윤배 전 총장
  • 충북인뉴스
  • 승인 2015.02.0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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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충북대 교수

   
▲ 김승환 충북대 교수
중국의 마지막 황제 푸이(溥義)는 전범재판을 받은 후 베이징 식물원의 정원사로 일했다. 푸이가 반성문을 쓴 다음인 1959년, 마오쩌둥(毛澤東)은 그를 사면하여 평범한 민중으로 살게 했으며 그래서 그가 한 일이 식물원의 정원사였다. 그는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았고 비극의 한세상을 보냈다. 세 살의 어린 나이에 중국 황제로 등극했지만 서태후의 수렴청정 때문에 황제 역할을 할 수 없었으며, 이후에도 퇴위와 즉위를 거듭하다가 1945년 소련군에 체포되기에 이르렀다. 일본제국주의가 세운 괴뢰정권인 위만주(僞滿洲, 1932 ~ 1945)의 표면상 황제였던 푸이가 걸었던 길은 치욕 그 자체다.

사실 푸이는 자기의지로 인생을 산 것이 아니라 혼탁한 시류에 따라서 피동적으로 살았을 뿐이다. 하지만 푸이는 전범이었고, 청조(淸朝) 몰락에 대한 책임을 져야 했으며, 일본제국주의에 협력한 중국인민의 공적이었다. 61세 되던 해 신장암으로 죽은 그의 일생은 <마지막 황제>라는 영화로 만들어져서 현대중국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바 있다. 이 푸이가 황제로 즉위했던 만주국에 대한 평가는 세 글자 위만주(僞滿洲), 즉 ‘일제가 사기극으로 세운 가짜만주’라는 어휘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런 사실(史實)은 청주대학교 황신모 총장이 새겨들어야 할 전고다.

지난 1월 8일, 충북민교협과 청주대민주동문회 그리고 참여연대는 ‘황신모 총장(總長) 사퇴 권고문’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그 첫 번째 항목은 ‘황신모 위총장(僞總長)은 즉각 사퇴하고 교수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양심과 도의를 지켜라.’였다. 이 성명서에는 위만주와 동치(同値) 어휘인 위총장이라는 어휘가 등장하는데 이것은 ‘황신모 총장은 주체적이고 독자적인 총장이 아니다’라는 단칭부정명제다.

그 두 번째 항목은 ‘김윤배 전총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청주대학의 능력 있는 교수 또는 외부의 덕망 있는 분을 총장으로 모시지 않은 것에 대해서 또 다른 책임을 져야 한다. 이로 인하여 생기는 모든 문제는 황신모 위총장(僞總長)을 내세워 수렴청정 하려는 김윤배 전총장의 책임임을 명기한다.’였다. 바로 이 지점에 청주대학교 문제의 핵심이 놓여 있다. 이 글에서 보듯이 김윤배 전 총장은 청주대학교를 사적 소유로 오인하거나 기업의 경영으로 여겼다는 시각이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에, 시민단체는 황신모 교수에게 청주대학교 부총장에서 사퇴할 것을 우회적으로 권고했었다. 그런데 황신모 교수의 선택은 정반대였다. 그는 역사의 진보를 희망하는 시민단체인 충북경실련 대표를 사퇴하고 청주대학교 부총장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므로 황신모 총장 본인이 현재 청주대학교 문제의 장본인이라고 비판받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총장의 직무를 수행하고, 언론사와 경찰서를 열심히 방문하는 황신모 총장은 경청호 청주대학교 동문회장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얼마 전 경청호 동문회장은 이번 등록금 심의과정을 보고 학교가 ‘시정잡배보다 못하다고’ 통렬하게 질타했다. 총장을 비롯한 보직교수들이 이런 비판을 듣고서도 반성적 성찰을 하지 않는다면 정말 시정잡배가 될 것이다. 지성의 전당에서 고등교육을 담당하는 대학구성원들이 자신들만이 학교와 학원을 구한다는 허위의식(false-consciousness)에 빠져서 시정잡배가 되어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교육이 공적 영역이기도 하거니와 청석학원 설립의 숭고한 정신에 비추어 보더라도 학교나 학원은 한 일가의 소유가 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주대학교가 김윤배 총장 개인이 실질적으로 지배한다고 인식되고 있다는 것은 청석학원이 공공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반증이다.

아무쪼록 청주대학교가 한수(漢水) 이남의 최고 명문사학이라는 명성을 되찾아 눈부시게 발전할 것을 희망하면서 민주적이고 역동적인 청석학원 이사회의 재구성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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