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잊지 않으셨지요?
상태바
세월호 참사, 잊지 않으셨지요?
  • 충북인뉴스
  • 승인 2015.04.15 23: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 이선영 사무처장

흐드러진 벚꽃을 보기 위해 지난 몇 주간 무심천변이 상춘객으로 가득했습니다. 수많은 연인들이 꽃을 머리에 꽂고 저마다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들을 지나면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그러나 올 해는 한 번도 근처에서 봄기운을 만끽하질 못했습니다. 이상하게 올해의 벚꽃은 저에게 아픔으로 다가왔습니다. 이후 한동안은 그럴 것 같습니다.

지난해 무심천변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어느 날 믿기지 않는 속보를 접했습니다. 제주도로 운항하는 수행여행단 등을 태운 세월호가 침몰했다는 겁니다. 전원구조 속보는 오보였고,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에 스스로 탈출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9명은 아직도 시신조차 찾지 못하고 1주기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아름다운 봄은 잔인한 봄으로 바뀌었습니다.

뭐가 문제였을까요?

그동안 대한민국은 심각한 안전 불감증에 빠져 있었습니다. 오래된 관행과 편법들이 곪아 터져 세월호 참사에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우리사회는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가 달라져야 한다고 그렇게 목소리를 높였고, 세월호를 잊지 말고 기억하자고 또한 진실규명과 책임처벌을 통해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결국 공염불이 되고 말았습니다.

또한 총체적인 부실과 무능의 결과였습니다.

세월호의 선장과 승무원은 승객구조는 안중에도 없고 본인 목숨만 챙겼습니다. 국토해양부, 항만청, 해경 등 정부기관은 편법과 뇌물로 승선인원을 늘리며 복원성에 문제가 있음에도 증개축 승인을 했습니다. 당사자인 청해진해운은 안전을 담보로 무리한 돈벌이 운항을 하였고, 해경과 119구조대는 배안의 아우성치는 아이들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무능한 정부는 진실과 책임을 하나도 밝히지 못했습니다. 수많은 합리적 의구심에 전혀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가까스로 만들어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후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게 하더니, 특별법을 무력화할 시행령이 발표되었고, 세월호 인양을 하라는 유가족 농성을 시작한 때 정부는 뜬금없이 배. 보상 기준을 발표했습니다. 4억이니, 7억이니 언론을 통해 유가족을 몇 푼 더 받아내려고 사람으로 호도하였습니다.

계절은 다시 바뀌었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비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이며, 비정상적인 태도는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

얼마 전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를 열심히 펼쳤던 의인 중 한 분이 자살을 기도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유가족들은 아이의 숨결이 그대로 배어 있는 집이 감옥 같아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차라리 노숙을 선택하거나 이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1년간 정부가 한 것은 이들을 외면하고 방치한 것입니다. 국가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국민, 이것이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현주소입니다.

부디 세월호 참사 1주기 이후에는 달라져야 합니다. 세월호 인양과 함께 진실이 인양되어야 하고, 부실과 무능은 처벌받아야 하며, 살고 싶은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빼앗긴 봄을 되찾고 싶습니다.

우리 잊지 맙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