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방의회, 마음에 드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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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방의회, 마음에 드십니까?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5.04.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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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오열’된 충북도의회 패거리정치로 단합 안돼 ‘우려’
‘침체’된 청주시의회 최근 현안 많은데 견제 뒷짐 ‘실망’

민선6기 지방의회가 출범한지 4월 30일로 10개월이 됐다. 무엇인가 성과를 낼 정도의 시간은 아니지만 의회 분위기를 형성할 정도는 됐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충북도의회는 사분오열됐고, 청주시의회는 너무 침체돼 있다는 게 의회 안팎에서 나오는 얘기다. 최근 도의회는 인사특위 철회로 망신을 자초했고, 시의회는 여러 현안이 분출하는데도 손놓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 31명으로 구성된 충북도의회는 새누리당이 21명, 새정치민주연합이 10명이다. 도의회는 제3의 정당 없이 양당으로 구성된데다 새누리당이 압도적 다수인 67.7%를 차지하고 있다.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예결위원장 등을 싹쓸이한 새누리당과 이에 반발해 아무 자리도 맡지 않은 새정치민주연합은 처음부터 갈등의 소지를 안고 출범했다. 의회운영위원회를 제외한 5개 상임위는 모두 새누리당 4명, 새정치민주연합 2명으로 구성됐다. 새누리당이 2/3를 차지하기 때문에 새누리당만으로도 결정이 가능한 구조다.
 

벌써부터 하반기 의장선거 준비?

먼저 도의회는 사분오열된 게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모 의원은 “새누리당이 크게 세 갈래로 갈라져 있다. A파, B파, C파로 분류할 수 있다. A파는 친 의장 쪽, B파는 모 의원을 중심으로 한 그룹, C파는 중도파로 어디에도 끼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 중 상임위원장과 기타 간부들이 들어가 있다는 소문이 도는 B파는 패거리를 형성해 단합을 저해하고 있다. 때문에 벌써부터 하반기 의장선거를 염두한 패거리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도민을 위한 진정한 의정활동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 충북도의회.

또 한 의원은 “새누리당은 의장·상임위원장·예결위원장·원내대표·대변인에 ‘副'자가 붙은 사람까지 치면 감투 쓴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런데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묻고 싶다. 자리만 지키고 있는 사람이 너무 많다. 인사특위만 하더라도 치밀한 전략을 가지고 접근했거나 아니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일단 일을 벌여놓고, 안되니 출구를 찾은 꼴이 됐다. 여러 한계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도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데 결국 우리도 망신만 당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도 쓴소리가 쏟아진다. 모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은  패거리정치는 하지 않으나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다. 구심점 없이 모두 따로따로다. 당내 진보파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 간에 틈이 벌어져 단합이 안되고 있는 것 같다. 재선의원이 많지만 중량감있는 의정활동을 하는 의원은 적다. 그러다보니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자칫 하다가는 같은 당 도지사나 비호하는 소극적인 역할만 하고 말 수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다보니 도의회 지도부에 대해 아쉽다는 의견들이 많다. 이 때 나오는 것이 이언구 의장에 대한 리더십 문제다. 충북도가 중앙초 건물·부지를 매입하면서 집행부나 의회 모두 공간 활용에 숨통이 트이게 된 데는 의회 독립청사 문제를 들고나온 이 의장 역할이 컸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충주가 지역구인 이 의장이 충주활동에 지나치게 치중하고, 사분오열된 의회 분위기를 바로잡는 일에 나서지 않는다는 불만이 의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또 인사특위 철회와 지난해 폐지한 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 예산 부활을 집행부와 맞바꿨다는 빅딜설까지 나와 이래저래 곤경에 처했다.
 

활기 없는 청주시의회

그렇지만 이 의장은 모두 부인했다. 그는 “빅딜설이라니 당치도 않은 말이다. 의원 1인당 얼마씩 주는 의원사업비는 폐지됐다.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을 의원들이 집행부에 전달해 타당하면 예산이 반영된다. 이건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지 의원사업비가 아니다.  인사특위와도 관계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의회 분위기도 문제없다. 의원 중 주류와 비주류는 있게 마련이고, 하반기 의장을 하기 위해 세력형성을 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이런 것을 의장이 조율해나가고 있다”며 “도지사 참석 행사는 내가 가고 그 외 행사는 부의장이나 지역구 의원이 간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동료의원들은 패거리정치가 단합을 해친다고 보고 있는데 이를 자연스런 현상으로 볼 수 있을까.

▲ 청주시의회.

한편 청주시의회는 도의회와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김병국 의장은 지난해 원구성 당시 상임위원장 배분을 큰 갈등없이 마쳐 칭찬을 받았다. 전체 38명 중 새누리당이 21명, 새정치민주연합이 17명으로 어느 정당의 숫자가 우월하게 많은 게 아니어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구조이긴 하다. 그럼에도 갈등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새누리당의 의장단 독식으로 비난이 빗발쳤던 도의회와 비교해 시의회는 원만한 분위기 속에서 출발했다. 이후 곧바로 지난해 7월 양당 상생과 초당적 협력을 위해 원내대표와 대변인제를 도입한 것도 호평을 받았다. 도의회는 시간을 끈 끝에 지난 11월 양당이 합의한 뒤 원내대표제를 실시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청주시 청사건립, 노인병원, 옛 연초제조창 도시재생사업, 청주청원상생발전 등 현안이 그 어느 때보다 쏟아지는데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소리가 많이 들린다. 모 의원은 “인정한다. 시의회는 양당 갈등이 없는 대신 너무 침체돼 있다는 게 문제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이 최근 현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정토록 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다. 다수가 문제의식을 공유하면 시정을 견제하는데도 탄력이 붙을텐데 구심점이 없어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는다. 의회는 시끄러워야 하는데 의원들이 너무 보신주의에 젖어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의원은 “의장의 원만한 의회운영 방침이 영향을 미치지 않나 싶다. 청주시·청원군의회가 통합되고 보니 의원들의 성향이 ‘십인십색’이다. 민선4기 때는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고자 하는 의원들이 6~7명 가량 돼서 당시 남상우 시장이 같은 당 이었음에도 집행부와 많이 싸웠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이번 의회는 뭔가 해보자는 분위기가 없다. 의원이 초선이냐 재선이냐 보다 문제의식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데 결론적으로 문제의식 있는 의원이 별로 없다보니 활발한 의회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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