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청 4급 공무원, 시청 내부망 통해 '사무관 공개저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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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청 4급 공무원, 시청 내부망 통해 '사무관 공개저격' 논란
  • 윤상훈 기자
  • 승인 2024.05.09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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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청 4급공무원이 같은 조직 하급자인 5급 공무원과 갈등을 시청 내무 전산망에 공개하며 감사를 자처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제천시청 4급공무원이 같은 조직 하급자인 5급 공무원과 갈등을 시청 내무 전산망에 공개하며 감사를 자처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제천시청 간부 공무원들 간 갈등이 시 전산망을 통해 외부에 노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제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시 국장급 공무원 A씨(4급)는 시청 내부 전산망에 “(내가 가해자라는 전제로 제기되고 있는) 여성 비하와 갑질, 특정 직원 괴롭힘, 특정인 음해와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한 진상조사를 해 달라”며 제천시와 시 공무원 노조의 개입을 촉구했다.

A씨는 “제가 여성 비하와 갑질은 물론 특정 직원을 수시로 불러 특정 사안에 대해 종일 조사를 시켜 일을 못하게 괴롭혔다고 한다. 또 특정인을 욕하기 위해 거짓말과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도 한다.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저에 대해) 합당한 처분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공직 기강 바닥 

A씨는 앞서 자신이 김창규 시장에게 적절한 조치를 요청한 사실까지 공개하며 김 시장의 안일한 상황 인식과 미온적 대처를 저격하기도 했다.

그는 “얼마 전 한 사람의 개인적 일탈에 대해 조치해 줄 것을 시장에게 건의했다. (하지만 시장은) 개인적 감정으로 다툰, 단순한 소란행위로 인식했다”고 말했다. A씨는 특히 “(김 시장이) 저를 비롯한 많은 직원들이 피해자임에도 가해자로 만들어 버렸다”면서 “29일부터 시장님께 공개적 질문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예고했다.

시청 공무원들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같은 조직에서 근무하는 사이로 그동안 사안마다 언성을 높이며 갈등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청 내에서는 A씨와 B씨로 추정되는 두 인물이 서로에게 언성을 높여 막말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 파일이 돌기도 했다.

시청 공무원들은 위계질서가 중시되는 공직사회에서 상급자가 하급 공무원을 상대로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감사 청구에 나선 것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두 간부 공무원을 잘 아는 C씨는 “같은 조직에 몸담은 상하급자 사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둘 사이의 갈등이 매우 심각했다”면서 “이유야 어찌됐든 갈등의 당사자가 자숙하기는커녕 시 내부 전산망에 비난의 글을 올리고 감사까지 요구했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안은 당사자 간 문제를 넘어 시청 공무원 전체의 사기와 자존심이 달린 문제”라며 “두 사람을 서둘러 격리하고 한 점 의혹 없는 진상조사를 통해 공직자의 품위를 손상하고 제천시의 명예를 훼손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장 무능" 지적도

A씨의 글이 내부 전산망을 거쳐 공직 내부에 빠르게 확산하자 제천시는 뒤늦게 진상조사 의지를 밝히고 나섰다.

시 관계자는 “진상조사와 그에 따른 조치를 바라는 A씨의 요구가 공개적으로 드러난 만큼 시가 나설 수밖에 없다”며 “조만간 감사 등 후속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제천시 공무원노조도 김창규 시장의 업무처리 미숙을 지적하며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제천시지부는 사건이 불거진 지 이틀 뒤인 29일 성명을 내고 “해당 부서의 업무추진 과정에서 상·하급 부서장들 간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특히 김창규 시장의 업무처리 미숙을 꼬집기도 했다.

노조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제천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며 “상급자에 의한 직장 내 갑질조사 또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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