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회복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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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회복지사다
  • 충북인뉴스
  • 승인 2015.05.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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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태 충청북도사회복지사협회 회장
▲ 안종태 충청북도사회복지사협회 회장

나는 사회복지사로서 아동, 청소년, 노인, 장애인, 여성, 가족 등 다양한 복지실천현장에서 개인적·사회적 요구를 가진 취약계층 복지소비자들의 문제를 사정(査定)과 평가를 통해 해결하고 지원하는 감정노동과 행정수행정도가 타 직종에 비해 심한 직업군에 속해있는 사람이다.

나와 같은 직업군에 속해있는 사회복지사는 우리나라에 약 71만명, 충청북도에는 약 2만 8000명이 등록되어 있으며 이중 충청북도 복지실천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는 약 3000명이 넘는 것으로 지표화 되어 있다.

국가와 지방정부는 사회복지와 관련된 사회적 관심사가 발생할 때마다 국가와 지방정부의 의무를 대리하는 사회복지사의 처우 및 지위향상에 대한 진정한 방안과 대책 마련도 없이 사회복지사로서의 윤리에 따른 의무만을 강조하는 경향이 높다. 이로 인해 사회복지사는 무거운 업무 트래픽(traffic)을 감당해야 하고 심지어 복지소비자들의 폭언, 폭행 등에 따른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인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전문성을 뒤로 한 채 현장을 이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사회복지사의 소진을 예방하고 처우 및 지위향상을 위해 2011년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향상을 위한 법률’이 제정됐다. 이를 기념하기 하여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는 법령이 공포된 3월 30일을 ‘사회복지사의 날(Social Worker Day)’ 로 제정하고 사회복지사의 권익증진과 자긍심 함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많은 사회복지사들이 전문가로서 정체성에 회의를 느끼고 있으며, 국가 및 지방정부 또한 사회복지사들의 복지욕구를 실현할 제도 마련에 미온적인 게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2014년 기준 GDP대비 공공 사회복지지출(SOCX) 비율이 OECD 28개 회원 대상국 평균(21.6%)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10.4%로 조사대상국 최하위인 28위라고 한다. 이렇게 부족한 복지예산 조건 속에서 사회복지사의 처우 및 지위향상의 요구는 우리들만의 구호로 그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말 ‘지방교부세법’ 개정안에 의해 올해부터 분권교부세는 페지되고 보통교부세로 통합되면서 2005년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이양된 67개 사회복지 사업 중 장애인거주시설, 노인양로시설, 정신요양시설 등 국가사업으로 환원된 3개 사업을 제외한 64개 사업은 보통교부세에서 재원을 활용하게 되었다.

이렇듯 사회복지에 사용하라는 꼬리표가 달려있던 분권교부세에서 용도가 정해지지 않고 지방정부 자율성에 맡겨진 보통교부세로의 전환은 지방정부 단체장의 의지 여부에 따라 지역 욕구에 부응한 맞춤형 사회복지사업의 확대 기회가 되기도 하겠지만 기존 시행중인 각종 사회복지사업의 대폭 축소와 폐지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는 고스란히 사회복지현장의 첨병인 사회복지사의 처우와 지위향상에 관련되기도 할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시점에 지난해 게재된 사회복지사들의 ‘복지사각지대 탈출’을 돕기 위해서는 공공성 확보를 통해 감정노동문제가 선결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복지 전문인력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는 아시아 경제신문 내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지 않을가 싶다.

다시 말해서 취약계층 등 복지소비자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판단하고 계획하고 시행하는 중앙정부 및 자방정부의 복지정책업무도 중요하지만 정작 사회복지현장의 최전선을 이끌고 있는 사회복지사가 오히려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 즉 사회복지사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들의 상황을 공감할 수 있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해결능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또한 복지소비자들의 인권과 복지를 강화하듯이 사회복지사의 권리 침해에 대해 당당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고충처리와 인권문제 해결 체계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급속한 고령화·양극화로 대변되어지는 복지환경과 복지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에 관한 전문 지식과 기술을 가진 자’로 그 소명과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사회복지사의 선진화된 근무체계가 구축되기를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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