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가 8월은 심판의 달…운명 엇갈린다
상태바
대학 가 8월은 심판의 달…운명 엇갈린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5.07.09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주대, 서원대 정성지표 일부항목 분석해보니…
청주대는 학생지원 예산 줄이고, 서원대는 늘렸다
▲ 서원대는 2012년 정부재정제한 대학에 포함됐다. 2012년 새로운 재단이 대학을 인수했고, 전문가 컨설팅을 받아 변화를 꾀했다. 올해 1단계 평가에서 상위그룹에 속했다. / 육성준 기자 eyeman@cbinews.co.kr

교육부는 이번 대학구조개혁평가가 학생과 학부모의 관점에서 이뤄졌다고 강조한다. 정성평가 항목이 들어간 것도 대학들이 수차례 정량지표만으론 대학 내 실제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유독 올해 평가에서 충북 내 대학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번평가는 2012, 2013, 2014년 데이터를 갖고 시작한 3년 단위 평가의 1주기에 해당된다. 교육부는 내년도에는 올해와 같은 대학평가는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이 평가의 효용성이 2017년까지 갈 수도 있어 대학 관계자들은 더욱 애가 탄다.

각 대학 홍보 담당자들은 “대학 내 구조개혁에서 점수를 못 받으면 정원감축 등의 제재뿐만 아니라 당장 수시에서 학생 모집에 영향을 받게 된다. 각 대학이 올 초부터 사활을 걸고 자료를 제출했다. 보통 대학마다 2만 페이지가 넘는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서원대, 컨설팅 결과 실천했다

실제 도내 대학 가운데 청주대, 서원대 2개 대학의 정성평가 관련 데이터(도표)를 분석해봤다. 정성평가(총 19점만점) 가운데 학생학습역량강화지원(5점), 진로 및 상담지원(3점), 취창업지원(2점)분야의 예산액을 비교해봤다. 청주대는 기이하게도 재학생 수에 비해 지원 총액이 적을 뿐만 아니라 해마다 지원액이 줄어들고 있다.

청주대 교수회 관계자는 “황신모 총장이 부임하면서 과거 2012, 2013년도 실적은 어쩔 수 없더라도 적어도 2014년에는 관련 항목 예산편성도 하고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했는데 노력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2014년에도 적립금 34억원을 쌓는 구태를 보여줬다. 34억원을 정성평가 항목들에 대해 투자했으면 벗어날 수 있었을 텐데 마지막 기회를 날려버렸다”라고 비판했다.

서원대 관계자는 “2013년 대학교육협의회에서 전국의 대학들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 2013년에 평가위원들이 학교 측에 줬던 컨설팅 결과들을 참고했다. 2012년까지만 해도 대학이 많이 시끄러웠다. 새로운 재단이 대학을 인수하면서 2013년부터 변화의 전기를 맞이했다. 학생들을 위한 예산편성 외에도 전문가 조직을 갖췄다. 실제 대학평가 결과가 잘 나오면서 입시에서 대학순위도 1등급이상 올라갔다”라고 설명했다.

서원대의 경우 학생학습역량 강화지원을 위해 센터를 구축하고 전담 연구교수 1명, 박사급 선임연구원 1명, 석사학위 받은 직원 2명, 센터장 등 총 7명의 인력을 갖추고 1대 1 집중 멘토링 사업을 비롯해 학습능력향상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홍성학 전국교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대학평가가 서열화를 고착화시키는 형태로 나가서는 안 된다. 대학평가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사용되는 게 아니라 대학의 공공성을 강화하도록 바뀌어야 한다. 또한 이번에 충북의 대학들이 하위그룹에 대거 속한 것을 대학의 일이라고 치부해서도 안 된다. 만약 대학이 없어졌다고 치자. 지역사회의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지역사회가 대학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내년엔 올해 같은 대학평가 없다
교육부 관계자 “학내분규, 평가와 관련 없다”재차 밝혀

대학들은 올 상반기 구조개혁평가 준비를 하는 데 보냈다. 담당자들은 평가를 앞두고 몇 달간 밤을 새웠다. 모 대학 관계자는 “일단 평가가 너무 많다. 전반기엔 조선일보사와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가 있었다. 하반기엔 교원양성기관평가, 중앙일보사 평가 등이 남아있다. 한마디로 각종 평가에 대학행정력이 매몰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한국교육개발원(KEBI)과 함께 올해 처음으로 정성·정량 평가방법을 도입해 구조개혁 평가를 시행했다. 교육부 대학평가과 담당 사무관에게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물었다.

3년 주기 평가이면 다음 평가는 2017년에 하는 것인가.

아직 구조개혁법안이 통과되지 않아 앞으로 계획을 확정지어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내년도엔 평가가 없다.

정성평가를 두고 말들이 많다. 정성평가의 취지에 대해 설명해달라.

-정성평가를 처음 도입한 것은 대학 측의 요구사항이었다. 평가지표를 구성할 때도 수차례 대학 측과 토론회를 통해 지표를 완성하고 공개했다. 정부는 문서로 말한다. 정성평가 또한 대학 측이 서면으로 자료를 제출한 것을 토대로 점수를 매긴 것이다. 대학평가위원들이 밤새워 자료를 본 후 인터뷰 심사를 했다. 6~7명이 대학관계자들이 참여해 평가위원들의 질문에 100분 동안 답을 했다.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본다.

1단계, 2단계 평가에서 학내분규 상황은 영향을 미치는가.

-지표에 나와 있지 않는 데 어떻게 평가를 하나. 학내분규와 대학구조개혁평가는 전혀 관련이 없다.

충북지역 대학들이 유독 1단계 평가에서 대거 하위그룹에 속했다. 지역별 편차가 크게 나왔다. 지역안배에 대한 엇갈린 의견들이 나온다.

-대학을 평가하는 데 지역안배를 할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더 문제가 된다고 본다.

대학평가위원들이 이번에 인터뷰 심사를 했는데 어떤 사람들인가. 위원들은 지역별 안배가 돼 있나.

-대학평가위원들이 나름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지역별 안배라기보다는 향피제를 적용했다. 평가위원들의 모든 정보를 취합해 향피제를 적용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평가위원들은 한국교육개발원이 공개모집을 했으며 심사를 통해 정했다. 교수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가들로 포함돼 있다. 대학평가위원들은 150여명 내외다.

이제 2단계 평가가 남아있다. 중장기 발전계획 항목은 과거 3년치 데이터를 갖고 하나 아니면 앞으로의 계획을 말하는가.

-대학들이 보통 딱 잘라 계획을 수립하지는 않는다. 10년 단위 계획도 있고, 최소 5년 이상 계획을 세우지 않나. 과거 3년치 데이터를 갖고 평가하는 것은 맞지만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말한다고 해서 질의응답시간에 발언을 제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2012년 교육부가 정부재정제한대학을 발표한 이후 올해 처음으로 구조개혁평가를 했다. 이번에 최종 하위대학에 속하면 어떠한 조치를 받나.

-신중하게 검토하는 단계라 무엇을 하고 안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학령인구가 앞으로 계속 감소한다. 적어도 10년을 내다보고 긴호흡으로 바라봐야 한다. 단,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원감축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