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미래에 희망을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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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미래에 희망을 주자
  • 충청리뷰
  • 승인 2015.07.2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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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생각한다/ 정초시 충북발전연구원장
▲ 정초시 충북발전연구원장

“2026년 1월, 누군가가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 근처의 카지노로 버스를 타고 가다가 기관총으로 12명을 쏘았다. 그 중 9명은 사망했고, 3명은 부상을 입었다. 이 사건에서 특이했던 점은 그 버스에는 총 30명이 타고 있었는데, 40세 미만으로 보이는 사람은 상처하나 입지 않았다는 점이다.” 알버트 브룩스의 <2030년 그들의 전쟁>이라는 소설의 한 대목이다. 범인은 버스기사에 의해 사살되었는데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사람들은 모두 노인들이었다. 나중에 알려진 바에 의하면 범인은 매우 온순하고 말 수가 적은 모범적인 청년이었는데, 노인들의 의료 등의 복지지출을 위해 자신의 대부분의 소득이 세금으로 납부되는 것에 깊은 불만을 품었다고 한다.

위의 내용은 픽션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닥칠 세대 간의 구조적인 갈등을 그렸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선진국에서는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덫에 빠져있는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더욱 암울한 현실은 미래세대의 주역인 청년들의 미래가 불투명하여 결혼을 미루거나 아예 독신으로 살려는 청년들이 많아지면서, 출산 자체를 기피하려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이 청년들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가? 아마도 좋은 일자리를 얻는 것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청년들이 정상적으로 가정을 이루면서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소박한 꿈을 잃어버렸을 것이다.

청년실업이 지난 5월 기준으로 10.2%에 이르면서 한국 사회는 청년들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뇌하며 청년들의 일자리에 대하여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청년실업은 OECD 국가에서 보편적인 문제이다. 특히 남유럽국가들의 청년실업률은 매우 높은데 최근 디폴트의 위기를 겪었던 그리스는 58.3%, 스페인 55%, 이태리는 40%에 달한다. 그러나 독일은 7.8%로 유럽 국가들 중 가장 낮은 청년실업률을 보이고 있는데, 그 이유는 건전한 노동시장과 더불어 교육과 일자리의 건전한 결합, 그리고 세대간 사회적 공감 등과 같은 사회적 자본의 축적이 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이 아직 남유럽 국가들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라고 하여 방심해서는 절대 안 된다. 왜냐하면 한국경제의 상황에 비추어 청년들의 일자리가 앞으로도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한국경제는 이미 고도성장의 단계를 벗어났다. 최근 몇 년간의 경제성장률은 3% 대에 머물러 있어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여력이 크게 위축되었으며, 기업구조에서도 고용창출능력이 높은 중소기업보다는 노동절약적 생산방직을 사용하여 생산비를 낮추려는 대기업 위주로 되어 신규 일자리 증가의 가능성이 낮으며, 노동시장 구조에 있어서도 정년이 연장되고 고령화추세에 따른 노년층의 노동공급이 많아지면서 청년들과 고령층과의 일자리 경쟁이 점차로 가속화되기 시작하였다. 또한 정규직과 같은 좋은 일자리는 정체되고 있는 반면 비정규직은 양산되어 고용의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한 번 비정규직에 취업하였을 때 10년 후 계속 비정규직에 남아있을 확률이 약 3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청년들이 정규직에 취업하기 위한 제반 여건들이 악화되면서 청년들은 고용의 불안정성으로 인하여 미래를 어둡게 보는 것이다.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는 단순하게 노동시장의 문제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이것은 장차 세대 간의 갈등으로 뿌리를 내릴 것이고 결국 우리 사회의 각종 정신적 자산들, 특히 공동체성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 자본의 형성을 약화시킬 것이다. 최근 메르스로 인하여 국민들이 많은 고통을 겪었는데, 이것을 다른 면에서 생각하면 메르스의 치료는 “격리”를 기본으로 하여 이루어졌기 때문에 메르스 후에 남는 사회적 후유증은 소외·고립·분열 등과 같은 정신적 자산의 손실로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는 메르스보다 더 깊고 광범한 영향력을 가질 것이 분명하다.

청년실업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노동시장 개혁을 통한 노동시장구조의 개선도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세대 간 상생과 협력, 미래 청년들을 위해 기성세대의 더 많은 양보, 이를 통한 공동체의식의 회복 등이 무엇보다도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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