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말아톤’ 주인공, 전국 대회서 ‘질주 본능’ 과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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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말아톤’ 주인공, 전국 대회서 ‘질주 본능’ 과시해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5.09.1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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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고 육상부 이광식 선수, 지적장애 3급 장애딛고 고교 유망주로 성장

지난 13일 제45회 대통령기 전국통일구간마라톤대회 시·도 대항 부문에서 충북 대표팀이 3위를 차지했다. 서울, 경기도에 이어 3위를 차지한 선수들은 다름아닌 단양고등학교(교장 김석언) 육상부였다. 고교 선수들이 대학·일반부 형님들과 제끼고 거둔 성적이기 때문에 박수갈채를 받을 만 했다. 충북선수단은 엄광열 총감독(청주시청), 최동규 감독(이하 단양고), 안성영 코치와 이경호·이광식·신현식·육승진·김홍곤·민병진·이광철·임찬영 선수가 출전했다. 충북선수단은 2시간 35분 32초로 결승점을 통과했고 신현식 선수가 우수신인상을 수상했다.

▲ 전국통일구간마라톤대회를 마친 단양고 육상부 선수들. / 단양고 제공

특히 이번 대회에서 육상계의 눈길을 끈 선수는 이광식 선수(3년)다. 또래들 보다 지적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지적장애 3급의 장애인이다. 이번 대회에서 각 팀 에이스들이 나서는 ‘마의 코스’ 2소구간(대성주유소~벽제교·9.0㎞)을 맡았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되고 거리도 길어 모든 선수들이 힘들어 하는 코스다. 여기서 이광식 선수는 고교 랭킹 1위 서울 조준행(18·배문고)에 이어 2위(29분39초)에 올랐다.

3형제 중 둘째인 이 선수는 한국인 아버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보은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3학년 때 선생님의 권유로 육상을 시작했다. 본격적인 운동을 하면서 육상명문 단양고에 입학했고 동생 이광철(16·단양고)도 함께 육상을 하고 있다. 이광철 선수는 “형이 육상을 잘해서 좋고 주장을 맡고있어 기분 좋다. 옆에서 훈련하는 거 보고 많이 배운다”고 말했다.

이 선수는 대회 주최사인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마라톤을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저는 뛰는 게 좋아요. 다른 애들은 공부를 잘하는데 전 잘할 수 있는 게 이 것 밖에 없어요. 내가 제일 잘하는 달리기로 실업팀에 가서 돈 벌고 싶어요.” 이 선수는 내년 2월 단양고를 졸업한 뒤 괴산군청에 입단할 예정이다. 이 선수는 국내 고교생 육상 중·장거리 선수 중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유망주다. 특히 ‘질주 본능’만큼이나 성장속도도 가파르다. 5000m 기록을 지난해보다 30여초 단축시켰다. 육상 관계자들은 1년에 30초 단축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단양고는 지난해 제30회 코오롱구간마라톤대회 우승, 올해는제31회 코오롱구간마라톤대회 준우승, 평창대관령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육상 명문고로 자리매김했다. 자랑스런 성적을 거두다보니 지난 11일 한식당을 운영하는 이옥자씨(53)가 육상부 발전기금 300만원을 기탁하는등 지역 사회의 격려와 지원이 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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