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협회, 5선 회장을 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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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협회, 5선 회장을 원하나?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5.10.07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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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로 편지/ 권혁상 편집국장
▲ 권혁상 편집국장

청주상공회의소가 작년에 이어 ‘2015 출향도민 고향방문의 날’ 행사를 주최했다. 전국 30여개 지역 도민 향우회 회원 200명을 초청해 1박 2일간 안내했다. 올해는 괴산유기농엑스포, 청주공예비엔날레에 맞춰 축제 관람이 주요일정이었다. 청주 특급호텔을 예약해 지사가 환영만찬회를 열고 잠자리를 제공했다. 2일간 지출된 행사예산이 4천만원에 달한다. 출향도민 1인당 20만원 가량 썼으니 안내라기 보단 ‘대접’ 수준이다.

작년에도 거의 똑같은 일정으로 진행됐다. 관람행사만 ‘2014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로 바뀌었다. 해마다 국제행사를 기획해온 충북도가 대외 홍보차원에서 기획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선거법 논란을 피하기 위해 청주상공회의소가 주최측 이름을 빌려쓰는 셈이다. 그래서 참석자들을 출향기업인들로 소개하려고 애쓴다. 또한 환영만찬에 앞선 충북투자환경 설명회, 지역 생산품 우선구매 협약식을 통해 나름 주최측의 체면(?)을 갖췄다. 하지만 초대된 출향인들은 지역향우회에서 선별한 임원진이 대부분이다.

특히 올해 서울 충북협회 회원들을 대거 초대한 것은 의아스럽다. 알려지다시피 충북협회는 이필우 회장의 ‘무대뽀식’ 회장연임 소동으로 만신창이가 된 단체다. 신년교례회조차 열기 힘든 내분상태다 보니 고향 자치단체와 연계도 여의치않았다. 격하게 표현하자면 고향의 힘이 되지는 못할 망정 ‘우환거리’가 되버렸다. 그래서 지난해말 ‘충북도민회(회장 서정진)’가 새롭게 결성됐고 이시종 지사가 직접 축사를 했다. 충북도민회는 ‘충북협회를 대체할 새로운 재경모임’을 선언했고 이 지사의 참석은 동의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올해 고향방문의 날 행사 참가자의 절반이 넘는 118명이 충북협회 회원이었다. 물론 하부조직을 갖추진 못한 충북도민회 재경청주향우회가 참석불가를 밝혔다고 한다. 그렇다고 말많고 탈많은 충북협회를 다시 껴앉는 모습은 뒷담화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충북협회가 장기간 표류해온 책임의 일부는 수수방관해온 충북도의 몫이다. 충북도민회 탄생에 박수갈채를 보낸 지 1년도 안돼 이중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출향도민 초청행사는 전북, 강원도 등 다른 지역에서도 실시하고 있다. 우리와 다른 점은 해당 지자체와 유기적인 협조속에 실속있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충북협회 집행부는 괴산유기농엑스포 서울 홍보행사장의 의전에 불만을 품고 회원들에게 엑스포 불참을 선동하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충북도가 끌려가듯 돈과 인력을 투입해 ‘대접’하는 것은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우려가 높다. 충북도가 TV용 이벤트를 위해 모양 갖추기에 급급한 것으로 오해받을 소지도 있다.

충북협회 이필우 회장은 지난 7월 괴산유기농엑스포 조직위를 통해 1천만원 어치 입장권을 구입했다. 반면 이번 행사에 참가한 충북협회 회원들에게 2천만원을 후원해 고급 핸드백을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 시군 향우회에 매년 500만원씩 개인 후원하고 있다고도 한다. ‘무대뽀’지만 4선 연임이 괜히 된 것은 아닌 것 같다. 자칫 충북도가 충북협회 5선 회장 탄생에 일조하는 것은 아닌 지 되짚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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