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 좋고 매부 좋은’ 고령자 친화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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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 좋고 매부 좋은’ 고령자 친화기업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6.05.19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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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시행, 최대 3억원 현금지원에도 도내업체 7곳뿐
노인 경쟁력 직종이면 ‘OK’…경비·청소·농업·제조업 등 다양

노인은 일을 해야 행복하다
(3)기업 일자리가 해법

 

▲ 지난해 유일하게 고령자 친화기업에 선정된 ‘만나CEA’, 농업법인인 만나CEA는 20대 젊은이의 아이디어로 창업한 기업으로 노인들이 경험을 더해 성공스토리를 써나가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 해답은 결국 시장형이다. 시장 속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주)할머니손맛처럼 복지기관이 육성하는 형태도 있지만 민간 주도로 노인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보건복지부가 선정하는 고령자친화기업이 그것이다.

고령자 친화기업에 선정되면 최대 3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을 수 있어 관련 업체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도내에서는 충주 소재 (주)희망과 복지가 2011년 첫 선정된 후 현재까지 7개 업체가 선정됐으며 올해 공모에도 청주지역에서만 3개(시니어클럽 2개, 일반기업 1개) 업체가 신청하는 등 경쟁을 예고했다.

더스토리, 새로운 영역 제시

김종필(64) 씨는 ‘사람과 사진’에 근무한다. 그가 하는 일은 앨범을 제작하고, 액자를 만드는 일이다. 60세가 넘어서 시작한 일이라 손에 익지도 않고 서툴렀지만 3년차인 지금은 젊은 사람 못지 않은 실력을 갖췄다. 61세의 김 씨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고령자 친화기업에 선정된 ‘더스토리 스튜디오’가 ‘사람과 사진’을 설립한 덕분이다.

이상준 대표는 “이전까지는 외주를 줬던 일이다. 고령자 친화기업을 통해 사업비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노인 일자리를 만드는 공익에도 참여할 수 있다는 매력때문에 신청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모기업인 더스토리 스튜디오는 웨딩촬영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로 앨범과 액자를 만드는 일이 노동 강도가 세거나 창의성을 요구하는 게 아닌, 큰 기술력 없이도 가능한 반복적인 일이라는 점에서 고령자 친화기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 대표는 이제야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지난 2년간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은 결과다. 이 대표는 “가장 힘들었던 것은 어르신들에게 열정과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었다”며 “숙련도도 젊은 사람보다 늦고, 초창기에는 불량도 많이 발생했다. 생산속도도 느려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오래 근무하신 분들은 이제 성과가 나온다”며 “어르신들이 하기에 적절한 일인지는 아직도 의문이지만 업종에 따라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령자 친화기업은 기업과 노인 모두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제도”라고 평가했다.

아마도 이 대표가 말하는 어르신들이 잘할 수 있는 업종 중 하나가 농업일 것이다. 지난해 도내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돼 올해 사업비 지원을 받은 진천군 이월면 소재 ‘만나CEA’는 대통령이 다녀간 사업장으로 이미 유명세를 탔다. 카이스트 출신 20대 청년들의 아이디어로 새로운 농법을 개발하고 여기에 한평생 농민으로 살아온 노인들의 경험을 더했다.

20대 아이디어에 60대 경험 더해

만나CEA는 적상추와 허브 바질 등 40여종의 채소를 재배하는 농업법인으로 이들이 개발한 스마트 농법을 통해 같은 면적의 토지에서 40배의 채소를 수확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100억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노인들은 이 곳에서 자동화할 수 없는 수확과 모종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도내 고령자 친화기업 1호인 (주)희망과 복지는 노인 일자리의 대표격인 경비·청소업체다. 이 밖에도 절임배추를 생산하는 (주)지수바이오푸드(청주)가 2012년 고령자 친화기업에 선정됐고, 축산물가공업체인 (주)한덩이(청주), 가구생산업체 (주)솔빛가구도 고령자 친화기업으로 선정돼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고령자 친화기업 신청 조건을 살펴보면 만 60세 이상 노동자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직종으로 최소 30명이상 고용할 수 있는 기업을 신규 설립할 예정인 단체나 법인이어야 한다. 최대 3억원을 지원받는 대표적인 사업유형은 앞서 소개한 업체와 같은 모기업연계형과 할머니손맛과 같은 시장형사업단 발전형으로 이번 공모에는 청주시니어클럽과 청남시니어클럽, (주)돈앤오리 등이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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