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지역 제한 경쟁 입찰로
충북 업체에 맡긴 공사를
엉뚱한 부산지역 업체가 하고 있습니다.
청주체육관 개선 공사 이야기인데,
공사를 따 낸 지역 업체가
타 지역 업체에 하도급을 줬기 때문입니다.
지역업체가 지역 업체를 외면하는 현실,
이철규 기잡니다.
지붕개량 공사가 한창인 청주실내체육관,
이 공사는 청주시가 지난 1월
충북 업체만 참여하도록 지역 제한 경쟁 입찰에 부쳐
괴산에 본사를 둔 A업체가 수주했습니다.
그 뒤 이 회사는 건설사 4곳과 하도급 계약을 맺었는데,
이중 한 업체는 다름 아닌 부산에 본사를 둔 S사,
더욱 큰 문제는 이 부산업체가
공사비 대부분을 선점하고 있다는 겁니다.
청주 실내체육관 전체 공사비는 15억 6천여만 원,
이 가운데 15억 원 정도를 지붕 판금을 맡은
부산업체가 받아가는 상황입니다.
지역 제한 경쟁 입찰까지 했더니
실제 혜택은 타 지역 업체가 가져가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에 하도급을 내 준 A업체는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반응입니다.
당초 지역 업체에 하도급을 주려 했지만
단가가 안맞아 어쩔 수 없었다는 것.
[현장녹취 : 업체 관계자]
같은 가격이면 청주업체 쓰려고 같은 곳에 하려고 청주업체(견적을)
다 받았어요. 그런데 청주업체나 다른 업체들은 견적을 못 맞추는 거야.
그래서 니들 맞춰봐라. 다른데서 (낮은 견적이) 들어왔으니.
이에 소규모 지역 업체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자체가 지역 업체를 신경 써 내준 공사를
타지 업체에 하도급을 준 것은
지역 업체가 같은 처지의 지역 업체를
죽이는 것과 다름 없다는 것.
[전화녹취 : 건설회사 관계자]
지역에서 발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역업체들이 먹고 살아야하는
부분 때문에 대부분 지역업체에다 주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 외부 업체를 끌어들인다는 것은 지역발전에
도움이 하나도 안되죠. 문제는 지역업체들이 갈 곳이 없어지는 거예요.
그러다보니까 경쟁에서 밀리다보니까.
지역 경쟁 제한 입찰의 취지가 무색해지면서
발주처인 청주시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장녹취 : 청주시 관계자]
되도록이면 하도급이라던가 지역업체에 주게 당연히 해야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해야하는 건데, 지역업체 주게 하는게 당연한거고,
청주시 방침인 것이고. 전체적으로.
현행 하도급계약법상
지역제한경쟁으로 따낸 공사를
타 지역 업체에 하도급 주는 것은 불법이 아닙니다.
하지만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며
충북 업체에만 문을 열어둔 공사를
지역 업체 스스로 타지역 업체에 넘겨 준 현실에
도의적 비난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HCN NEWS 이철규입니다.(영상취재 이신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