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체전, 미소로 먼저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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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체전, 미소로 먼저 준비합니다
  • 이원규 기자
  • 승인 2004.10.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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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 개막 4일전 피켓 도우미 자원봉사자들 맹 연습

   
▲ 체전 피켓 도우미
전국체전 개막을 4일 앞둔 10월 4일 청주종합운동장은 체전준비로 분주하다.

운동장 곳곳에서 마무리 단장에 한창이었고 개막식 마스게임과 입장식준비로 온종일 시끌벅적했다.

이중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양장을 곱게 차려입고 체전 개막식 피켓도우미를 담당할 자원봉사자들의 아름다운 자태였다.

이들은 전국체전 개막식과 폐막식에서 입장하는 각 시도 선수단 맨 앞에서 안내 피켓을 담당하는 자원봉사자다. 

갸냘푼 몸매로 뙤약볕아래 몇 시간씩 서서 입장식 연습을 하는 이들은 대부분이 20대 초반의 여성들이었고 간혹 10대 후반의 고등학생들도 있었다.
진지한 표정으로 연출자의 지시에 따라 손동작 발동작 하나하나에 신경을 기울이고 실수할 때마다 떨어지는 연출자의 불호령에 이를 악물고 몇 번이고 교정연습을 한다.

쉬는 시간이 되면 이들은 다시 발랄한 청춘으로 돌아온다.
퉁퉁 부은 다리를 매만지고 친구들과 쉴 새 없이 수다를 떨기도 한다.
배가 고프다며 간식을 달라고 투정을 부리기도 하고 연습 때문에 소홀해진 학교 수업을 걱정하며 담소를 나누기도 한다.

이들은 모두 사례비 한 푼 받지 않는 자원봉사자들이다.
체전을 준비하는 충북인의 한사람으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지원했다는 것이 이들의 한결같은 자원봉사 자청의 이유다.

연습이 끝나면 이들은 제각기 학교로, 일터로 달려간다.
그리고 다시 태양이 뜨면 아름다운 미소로 우리 충북을 찾는 손님을 맞을 준비를 시작한다.

충북선수단 피켓 도우미 한송희양.

전국체전 개막식에서 충북 선수단 피켓을 들고 입장할 한송이(22)씨는 청주여고를 졸업하고 청주대학교 한문교육과 3학년에 재학 중이다. 멋진 한문성생님이 되고 싶다는 한씨는 충북인의 한사람으로 충북이 전국체전을 유치하며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 싶은 마음에 피켓도우미를 자청했다고 한다.

   
▲ 충북선수단 피켓도우미 한송희양
기자: 날씨도 더운데 고생이 많으세요.
         전국체전 입장식 피켓도우미를 자청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한씨: 청주에서 태어나고 자랐어요.
         우리 고장에서 특별한 행사를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있나 찾아보다 
         이 일을 하게 됐어요.
기자: 다른 자원봉사도 많을 텐데 피켓 도우미를 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한씨: 초등학교 때 대전엑스포 박람회를 갔었는데 거기서 도우미를 하시던 언니들이
         너무 예쁘고 친절했어요. 그 언니들 때문에 대전 엑스포에 대한 기억이 너무
         짙게 남겨져 있었어요. 저도 언니들처럼 예쁜 어른이 되면 그런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렇게 기회가 주어지게 돼서 정말 기뻐요
기자: 충북선수단 피켓을 들고 계시네요. 준비단에서 임의로 한송희 씨를 선정한건
         가요?
한씨: 아니요 처음 연습을 시작하는데 우연히 제가 충북 선수단 피켓을 들게 되었어
         요. 이왕 피켓도우미를 할거라면 우리고장 선수들 피켓을 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연출 선생님한테 저로 지정해 달라고 졸랐어요. 그랬더니 흔쾌히 승낙
         하시더라구요.
기자: 우리 도에서 전국체전 1위를 하겠다고 계획을 내놓았는데 어떻게 예상하세요? 한씨: 물론 1등을 했으면 좋겠지요. 하지만 최선을 다한다면 1등을 하지 못하면 어때
         요. 최선을 다한게 중요하죠.
기자: 개막식이 끝나고 체전기간에는 어떤 일을 하시죠?
한씨: 개막식과 폐막식 피켓도우미 역할만 하면 되요. 체전기간에는 제가 좋아하는
         축구랑 수영을 응원할 예정이에요. 특히 축구선수들 너무 남자답고 멋진 것 같
         아요. 경기규칙은 잘 모르지만 열심히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는 선수들을 보고
         있기만 해도 마음이 상쾌하답니다.

한송희 씨의 여유로운 말씨와 품위 있는 자태는 천상 충북의 딸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녀가 보탠 작은 힘과 아름다운 미소가 벌써부터 성공체전을 예감케 한다.


이북5도 선수단 피켓도우미 충북 인터넷고 학생들

   
▲ 이북5도 선수단 피켓도우미 충북 인터넷고 학생들
이북5도 피켓을 들고 입장하는 피켓 도우미5명은 모두 충북인터넷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다. 우연한 기회에 함께 전국체전 피켓도우미를 자청하게 되었고 준비단의 배려로 함께 이북5도 참가선수단 피켓을 들게 되었다.

아직 발랄한 여고생이지만 이북5도 피켓을 들고 전국체전에 참가하는 이들의 생각은 남다르다. 하루빨리 통일되어 진짜 이북의 선수들이 체전에 참여하고 함께 축제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는 것이 이들의 한결같은 바램이다.

남한과 가장 인접한 황해도 선수단의 피켓을 들고 입장하는 조아란(19)양은 “제가 들고 있는 황해도가 우리 남한과 가장 가까운 곳이에요” 라며 “왜 남과 북의 어른들은 우리 민족을 적이라 부르고 서로 총을 겨누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통일되면 제 피켓 뒤에도 정말 많은 선수들이 줄을 서 있겠죠? 빨리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들은 자신들을 마지막으로 이북5도민 자녀들 몇 명만이 입장하는 초라한 입장은 끝이 났으면 좋겠다며 환한 미소와 함께 작은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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