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밭공원에는 있고 대농공원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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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밭공원에는 있고 대농공원에는 없다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7.05.1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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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아진 미세먼지 ‘경보’…자연공기청정기 ‘공원’ 역할 커져
(주)신영 기부채납 대농지구 3개 공원서 1년간 143주 고사

일기예보에서 날씨보다 더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한 것이 있다. 바로 미세먼지이다. 5월 초 황금연휴의 발목을 잡은 것도 미세먼지였다. 하늘은 파랗지만 미세먼지 수치는 연일 ‘나쁨’을 기록했다. 미세먼지 공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봄 들어 부쩍 심해진 미세먼지 탓에 마스크 매출은 전년동월대비 8배나 폭등했다.

대권 후보들도 너나할 것 없이 미세먼지 관련 공약을 발표했다. 당선된 문재인 후보는 임기 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줄이겠다고 공약했지만 실현가능성 여부는 미지수이다.

미세먼지의 창궐로 어느 때보다 숲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도심 속 숲이라고 할 수 있는 공원의 역할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숲의 대기질 개선 효과는 6조원에 이른다. 1ha(1만m)의 숲은 연간 총 168㎏에 달하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이산화황·이산화질소·오존)을 흡수한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자작나무 가로수 주변 미세먼지 농도가 가로수가 없는 곳보다 50%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도로 주변에 녹지대를 조성할 경우 이산화질소를 40%, 미세먼지 농도를 60%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세먼지 등의 오염물질이 식물에 잎을 통해 흡수되기 때문이다.

 

청주산업단지와 연접한 대농지구 내 공원들이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공원은 대농지구 개발사인 (주)신영이 청주시에 기부채납한 시설로 약속이행이 늦어진데다 상당수 나무가 잎도 틔우지 못한 채 고사한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높이고 있다.

신영은 지난해 6월 대농근린공원(이하 대농공원)을 조성해 청주시에 기부채납했다. 대농근린공원은 2005년에 이미 예정됐던 시설이다. 신영은 2005년 12월 청주시와 ‘대농 공장부지 개발사업 이행계획 보충 협약’을 통해 공원과 공원 내 다목적 전시관을 완공해 시에 기부채납하기로 약속했다. 당시에는 4만여㎡ 공원부지에 지상 3층(연면적 3300m) 전시관을 건설하는 것으로 협약했지만 실제 이행 규모는 축소됐다.

대농근린공원은 지웰2차 아파트 건립 허가조건으로 2015년 5월까지 공원 조성은 물론 전시관도 준공해 청주시에 기부채납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신영이 지웰3차(지웰시티푸르지오 3차) 건설을 추진하면서 공원조성계획이 변경됐다. 결국 1년 이상 늦어진 지난해 6월, 기부채납이 이뤄졌다.

지웰3차 공방으로 조성 지연

공원 조성이 늦어지면서 입주민들이 기대했던 공원의 모습을 갖추는 것도 더뎌졌다. 청주시 관계자는 “아직 수령이 어리고, 개발지역 특성상 나무의 성장 속도도 늦다”며 “일반적인 공원의 형태를 갖추기 위해서는 5년 이상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오염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나무 상당수가 고사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청주시가 지난 겨울 대농지구 내 공원 3곳(대농·하복대·흥덕로공원)을 조사한 결과 나무 143주가 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시 관계자는 “겨우내 죽은 나무를 포함하면 고사목은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하자 명령을 내렸다. 이달 중 새로운 나무가 이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원 수목은 교목와 관목으로 이뤄진다. 관목은 사람 키보다 작은 수종이고, 고사목 조사에 해당되는 나무는 높게 자라는 교목이다. 대농지구 내 3개 공원에는 1000주 가량의 교목이 심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그 가운데 10%가 넘는 143주가 고사한 것이다.

대농공원을 둘러보면 줄기가 검게 변한 소나무나 잎이 없는 왕벚나무 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10% 이상 고사했다는 점에서 고사 원인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 교체하는 나무라도 미세먼지 흡수율이 높은 수종을 선택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청주시 관계자는 “이식과정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특히 개발지역은 평탄화작업 등으로 인해 생존 환경이 척박하다”라고 설명했다.

대농공원의 초라한 모습은 길 건너 마주하고 있는 솔밭공원과 대조를 이룬다. 1988년 공원으로 지정·조성된 9만 5800㎡규모의 솔밭공원은 명칭에서 알 수 있듯 공원 대부분을 소나무 숲이 덮고 있다. 솔밭공원은 오랜기간동안 청주산업단지의 허파역할을 해내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개발 당시 숲을 존치시켜서 공원으로 지정한 산지형공원과 개발지역 공원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 오옥균 기자 oog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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