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승호 씨 “단돈 5000원이면 막걸리 살 수 있어”
청주시 사직1동 터줏대감인 경승호(83) 할아버지가 오늘도 어김없이 자전거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발걸음을 멈춘다. 50년이 넘게 이 동네에 살다보니 오랜만에 만나는 주민이나 혹은 사정이 딱한 사람을 보면 꼭 막걸리 한잔을 대접하고 집으로 들어간다. “이런 게 사람 사는 동네 아니겠어? 어려우면 도와주고 대접받았으면 대접하고... 큰 돈 필요 없어 5000원이면 돼.”
11년 째 재건축지역으로 묶여 이웃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마을에서 할아버지의 넉넉한 마음은 주민들의 화합을 이끌기에 충분해 보였다. 마을 공동체가 사라지고 있는 요즘이지만 경 할아버지의 자전거는 오늘도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배려를 전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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