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성+미디어+공예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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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성+미디어+공예가 만났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7.09.1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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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청주공예비엔날레 'Hands+ 품다'개막
11명의 지역전문가로 구성된 공동감독체제 ‘눈길’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의 가장 큰 테마는 미디어와 공예의 융합이다. /사진=육성준 기자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하는 청주공예비엔날레가 9월 13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40일간 옛 연초제조창 2,3층 전시장에서 열린다.

이번 비엔날레는 지역을 넘어 세계를 품는다는 담론아래 'Hands+ 품다'를 주제로 18개 나라 780여명이 참여해 40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4개의 기획전시와 아트페어, 공예페어, 교육 프로그램, 학술심포지엄, 워크숍 등이 다채롭게 진행된다. 기획전시는 4개의 섹션으로 각기 주제는 우주, 공예의 시간, 심미적 관계, 품다다.

올해 비엔날레의 가장 큰 실험은 ‘지역성’이다. 1999년 첫 비엔날레가 열린 후 20여 년 간 따라다녔던 ‘국제’라는 타이틀도 과감히 없앴다. 기존의 외부 감독 영입과 총감독제를 대신해 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11명의 지역 연고를 둔 예술인들을 공동감독으로 선정했다. 선정된 감독은 심억수·박희선(문학), 송대규(미디어), 안은호·어일선(영상), 민병동·사윤택·조송주(미술), 신만식·조용주(공연) 김영각(건축)이다. 이들은 지난 1년간 10여 차례 라운드 테이블 행사를 통해 각자의 영역에서 비엔날레를 이끌었다.

 

설치작업 누워서도 본다

 

또한 미디어를 전시공간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세계적인 설치미술가인 미국 출신 자넷 힐리만 작가의 '공간과 시간을 여행하는 선'에서는 관람객들이 직접 카펫에 서거나 누워서 천장에 달린 그물망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이 작업은 지난 4년 간 전문가들의 협업을 통해 완성됐다. 중국의 전통 공예기법인 전지기법을 이용한 중국 출신 우지엔안 작가의 높이 3m에 달하는 거대 조형물도 꼭 봐야 할 작품이다.

문희창 비엔날레 조직위 부장은 “미디어 아트와 공예의 콜라보레이션에 주목했다. 공예인들에게 테크놀로지가 위협이 될지, 기회요인이 될지 공론의 장을 만들고 싶었다. 사람들이 공예 전시인지 미디어 전시인지 헷갈릴 만큼 미디어 작품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해 추석 연휴가 길다는 것도 관람객 모집에는 유리하다. 예상했던 것보다 사전 예매율이 높다. 대중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간 비엔날레로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년 역사 한눈에 보여준다

 

대중과 가까운 비엔날레를 지향하면서 기존의 학술 심포지엄이나 워크숍 등도 지난번보다 가벼워졌다. 일단 그간 전시장 외부에서 진행하던 행사를 내부로 옮겨와 공간을 디자인 했다.

향후 비엔날레와 공예의 미래에 대해 논해보는 학술 심포지엄은 ‘RE:Make’를 주제로 역대 비엔날레 감독과 국내외 공예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지난 20여 년간의 비엔날레 역사를 되돌아보고 사회적 맥락 속에 공예가 지닌 가치에 대해 논한다.
 

2017베니스비엔날레 중국관의 대표적인 작가인 ‘우지엔안(邬建安, Wu Jian'an)’은 중국의 전통공예기법으로 3m에 달하는 거대작품(사진)을 설치했다. 또한 비엔날레 기간 내 500명의 시민과 함께 공동 창작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비엔날레 기간 중 매주 토요일과 추석 연휴에는 전시장 2층 토크룸에서 워크숍 ‘공예, 너에게 미치다’가 진행된다. 음악, 과학, 문자, 음식 등 다양한 분야와 공예가 결합된 워크숍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서 강연과 참가자의 예술적 감각을 살려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다.

 

9개의 초대국가관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초대국가관의 형식도 바뀐다. 특정 국가의 공예를 집중 조명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던 초대국가관은 올해 세계관으로 이름을 바꾸고 9개 나라의 공예 작품 603점이 전시된다. 참여 작가만도 300명에 이른다. 한국과 영국, 독일, 스위스, 싱가포르, 핀란드, 몽골, 이탈리아, 일본 등이 참여해 ‘공예의 미래와 일상생활의 공예’를 주제로 나라별 공예의 특성을 한자리에서 엿볼 수 있다.

2017청주공예페어와 청주아트페어는 연초제조창 3층에서 비엔날레와 동시에 열린다. 국내외 유명 작가와 갤러리, 공예인들이 선보인 생활 공예품부터 유명 작가의 작품까지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다. 청주아트페어와 청주공예페어는 지난번 각기 열렸던 것에서 벗어나 행사를 한 자리에 모았으며 관람객들이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지난번 페어 전시만 보고 싶어도 비엔날레 티켓을 구매해야 했던 불편을 없앴다.

 

실내로 들어온 다양한 무대

 

올해는 야외 상설무대가 사라진다. 대신 실내 전시장 여건을 보강했다. 바닥에 에폭시 코팅을 해 분진발생을 최소화했다. 문 부장은 “야외에서 했던 행사들이 모두 전시장 안에서 이뤄진다고 보면 된다. 외부에 국립현대미술관 공사가 진행 중이라 여건 상 안으로 모든 게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누워서 전시를 관람하는 공간도 있고, 현대 무용, 마임, 음악회 등이 수시로 열려 눈과 귀를 만족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교육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해졌다. 행사 기간 중 디지털 공예 실험실을 운영하여, ‘컬러링, 드로잉, 메이킹’, ‘디지털 블링’, ‘3D 스캔과 문화재 복원’, ‘마이 청주 샹들리에 워크숍’ 등 연령대별 특화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개막식에는 다양한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2014년 통합 청주시 명예시민 제1호인 박영희 작곡가의 헌정곡 연주에 이어 세계관에서 특별공연이 열렸다.

김호일 청주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올해는 지난 20년 동안의 비엔날레를 돌아보고 향후 100년을 내다보는 특별한 비엔날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엔날레는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입장료는 현장판매 성인 1만원, 청소년 5000원, 어린이 4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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