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육거리 도깨비 시장내 파를 다듬는 상점에서 임자귀 씨가 파를 한 아름 안고 미소 지었다. 뒤로 보이는 대형거울에는 25년 세월을 말해주듯 수백 개의 거래처 전화번호가 적혀있다. 모충동 쌍둥이네, 수동 반 씨네, 영구 할머님 등 거울도 모자라 작은 칠판과 냉장고에도 빼곡히 쓰여 있다. “원래 안경원이 있던 자리라 거울이 있었지, 그래도 요긴하게 쓰였지, 근데 지금은 저기 적힌 사람들 다 죽고 없어”
파를 밭떼기하러 땅끝 강진에서 변산반도, 강원도까지 전국 안 돌아다닌 곳이 없다는 임 씨는 오늘도 곱게 깐 파를 들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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