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호 가마’, 오송 봉산리 옹기요업 시기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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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 가마’, 오송 봉산리 옹기요업 시기 밝힌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7.11.2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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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굴조사현장서 자문회의 개최
탄소연대 측정으로 이달 말 결과나와

최근 오송 봉산리 옹기가마 유적 발굴조사에서 ‘6호 가마’가 발견됐다. 이는 이 일대 옹기요업의 개시 시점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 개발부지 내에 있는 봉산리 옹기가마를 놓고 충북개발공사와 박재환 옹기장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놓고 지난 5여 년 간 줄다리기를 벌였다.

충북개발공사의 용역을 받은 (재)한국선사문화연구원이 지난 9월부터 이 일대 발굴조사를 진행 중이다. 시굴조사를 통해 현재까지 옹기가마 5기, 옹기가마 폐기장, 토광묘 1기, 수혈유구 1기 등 12기의 유구와 구석기 시대 문화층과 석기 14점이 출토됐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기존에 발견된 2호 가마아래 시간적으로 더 오래된 6호 가마가 나왔다.

(재)한국선사문화원 김태홍 연구원은 이번 발굴조사에서 6호가마가 발견됐으며 이는 현재까지 나온 가마 중에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호 가마 밑에 6호 가마가 있다.

지난 16일 오송 옹기가마 발굴현장에서 자문회의가 열렸다. (재)한국선사문화원 관계자는 “6호 옹기가마는 폐요된 이후 1m가량 성토한 후 흙벽돌로 고르게 깔아 바닥을 조성했다. 벽체는 바닥면을 따라 흙벽돌을 쌓은 후 진흙을 발라 마무리했다. 번조실 내부에는 계단이나 불창기둥, 격벽 등의 시설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무단식 단실요로 파악된다”라고 밝혔다.

우종윤 한국선사문화연구원장은 “옹기가마의 축조 및 운영시기를 정확히 밝히기 위해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 고지자기연대측정법, 열형광연대측정법 등 3가지 연대측정을 진행 중이며 이달 말에 결과가 나온다. 가마 축조시기를 놓고 이견이 있는데 가마의 구조, 축조방법, 출토유물, 유약 등을 통해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박재환 옹기장은 “조상 대대로 옹기요업을 했다. 최소 200년 이상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옹기업이 7대를 거쳐 이어져 오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재)한국선사문화원 관계자는 “아궁이 앞쪽 드럼통과 나무상자 등에 기름찌꺼기가 남아있는데 연료는 벙커C유를 사용했다. 광명단 등을 사용한 흔적을 보아 일부 가마는 1970년대로 사용시기를 추정할 수 있다”고 말해 큰소리가 나기도 했다.

이에 박성일 전수자는 “광명단이 나왔다고 해서 1970년대 가마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오랜 세월을 거쳐서 사용해왔고, 1970년대의 물품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조상 대대로 이곳에 산 역사가 있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결국 모든 초점은 6호 가마에 쏠리게 됐다.

지난 16일 오송 봉산리 가마 유적 발굴조사에 대한 자문회의가 열렸다.

이날 이종민 자문위원은 “가마의 조성시기를 밝히는 데는 한계가 있다. 다만 2호가마보다 6호가마가 더 오래됐다는 것을 층위를 봐서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장남원 자문위원은 “이 일대 옹기가마의 규모가 다양하고 축조방식에서 차이가 난다. 시간을 두고 요업을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흙을 다져서 하는 방식은 조선시대에서 했던 것이다. 인근 구석기 유적도 발견된 것으로 봐서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이 이곳에서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술적으로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 왜 개발계획이 나오기 전에 보존에 대한 합의과정이 없었는지 아쉽다”라고 강조했다.

박상일 자문위원도 “6호 가마의 축조시기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알 수 없지만 이번 조사로 어느 정도 결론이 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옹기가마 유적의 경우 현재 모습 그대로 보존은 더 이상 어려울 것으로 보이다. 현재 현장은 옹기가마 유적을 제외하곤 모든 게 포크레인으로 뭉개진 상황이다. 충북개발공사에는 보존계획이 없다.

박 전수자는 “충북개발공사와 가마값을 놓고 소송중이다. 가마값에 대한 보상을 받으면 오송에 있는 인근 땅으로 가마를 이전하려고 한다. 문화재청에 이미 이전할 경우 등록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는 지 문의해봤다. 현장 보존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답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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