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음이 반드시 무르익음일 수는 없지만<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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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음이 반드시 무르익음일 수는 없지만<13/10>
  • 김태종 시민기자
  • 승인 2004.10.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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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한 생각, 041013.
어제는 좋은 황토를 캐러 보은엘 갔다 왔습니다.
가보니 전에 좋은 황토가 있던 자리는 파제껴져
논이 되어 있었습니다.
요즘처럼 쌀값이 형편없는 세상에도 논을 늘린 농부가
존경스럽기는 했지만,
그 좋은 황토가 없어진 것은 아까웠습니다.

돌아오는 길,
가을 석양의 해그림자가 유난히 짙다고 느끼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그 때 내 삶의 그림자도 그렇게 짙었던 것을 되새기고 있는데,
같이 갔던 사람이
가을 햇살에는 힘이 하나도 없다고 하는 말을 들으며
그 사람의 몸에서 기운이 자꾸만 빠져나가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그것 또한 내 안의 기운이 조금씩 빠져나감을 느낀 것임을
오늘 아침에서야 느낍니다만,
기운이 빠져나간다는 것 자체가
서글픔이 아니라 그 또한 하나의 현상일 터인데
기운이 빠져나감이 단순한 오그라듦이 아니라
무르익음만 된다면 그 또한 기쁨은 아닐까 하며 혼자 웃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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